오피니언

[뉴스 뒤끝] 전광훈의 질주는 멈추지 않는다

재개발보상 과다 청구·정치활동 논란에도 ‘요지부동’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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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 대로에서 열린 국민대회에 등장한 전광훈 목사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계속해서 거침 없는 발언을 이어나갔다.

지난 주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다시금 여론의 이목을 끌었다.

먼저 19일 KBS는 전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사랑제일교회가 재개발 보상금을 두고 조합과 갈등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교회 측은 보상금으로 563억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 요구가 과하다고 KBS는 전했다.

이어 22일 KBS 1TV 시사프로그램 '시사직격'은 '목사님, 어디로 가시나이까' 편에서 전 목사의 행보를 집중 분석했다. 취재진은 전 목사가 내년 4월 총선에 대비해 전국 253개 지역구마다 지역위원회를 조직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정황을 고발했다.

그럼에도 전 목사는 '끄떡' 없다. 전 목사가 총괄대표를 맡고 있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 21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 대로에서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를 열었다.

진눈깨비가 날리는 궂은 날씨임에도 거리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인파로 가득했다. 전 목사도 모습을 드러냈다. 전 목사는 거침없는 어조로 문 대통령을 향해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참으로 혼란스럽다. 전 목사는 6가지 혐의로 고소고발 당한 상태이고, 13일 종로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여기에 KBS, JTBC 등 주요 언론에서 비판적 보도가 잇다르는 와중이다. 이쯤되면 어지간한(?) 사람 같으면 자세를 낮출 법도 하다.

그러나 전 목사는 더욱 가속페달을 밟는 모양새다. 전 목사는 군을 향해 "윤석열 검찰과 같은 편에 서라"고 독려했다. 듣기에 따라선 군사 쿠데타를 부추기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전 목사에 앞서 연단에 오른 언론인 조갑제도 "검찰 공안부가 나서야 한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결단하라"는 등 비슷한 취지로 발언했다. 광장에 모인 청중들은 이들이 쏟아내는 선동 발언에 연신 태극기를 휘두르며 열광했다.

정치권이 전 목사 비호하나?

일단 사랑제일교회 측이 요구하는 563억원은 누가 보아도 터무니없다. 교회 측이 내민 내역서를 보자. 신축공사비 358억, 기회손실비 110억, 인테리어비 35억 등이다. 신축 공사비를 358억으로 책정한 건 새 교회 건물의 연면적을 지금보다 6배 크게 짓겠다는 이유다. 얼른 들어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재개발에 따라 교회 건물 신축은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지금보다 규모를 늘려 짓겠다며 공사비를 조합에 청구하는 식이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비 35억에선 헛웃음이 나온다. 한 마디로 교회 내부 장식을 위해 35억원을 내놓으라는 말인데, 전 목사 측이 재개발을 빌미로 호화예배당을 짓겠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이 이는 항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 목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정치투쟁(?)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전 목사는 동절기를 이유로 21일로 집회를 마감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전 목사는 이번 주말에도 집회를 예고했다. 그 이유가 문 대통령이 하야하지 않고 있어서란다.

전 목사가 고소고발과 비판여론에도 아랑곳 없이 반정부 집회를 이어나가는 배경은 혹시 정치권의 비호 때문은 아닐까? 21일 국민대회엔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당 기독인 회장을 맡고 있는 안 의원은 "대한민국의 새 도약을 위해 기도하는 전광훈 목사의 구속을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전 목사를 비호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 있는 발언이다.

안 의원의 발언이 사실인지 여부는 확실히 않다. 다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이 시급한 한국당으로선 전 목사를 끌어 안을 필요는 충분하다.

전 목사가 주도하는 집회는 겉으로는 예배 형식이지만, 전달하는 메시지는 무척 정치적이다. 그리고 표를 의식한 기성 정치인은 그의 집회 현장을 기웃거린다. 아마 이토록 정치와 종교가 뒤섞인 사례는 흔치 않을 것이다.

이활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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