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제10계명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라"

심광섭 전 감신대 교수

koya
(Photo : ⓒ심광섭 전 감신대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고야(Francisco Goya), Saturn Devouring One of his Children, 1819-23

감각적인 욕구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갖지 못한 것을 원하게 된다. 이처럼 인간은 배고플 때 먹기를 원하고, 추울 때 몸을 따뜻하게 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욕망들 자체는 선한 것이다. 그러나 흔히 이러한 욕망들은 우리에게, 합리적인 한도를 넘어서면서, 우리의 것이 아니고 타인의 것이거나 마땅히 타인에게 주어야 할 것을 부당하게 탐내도록 한다.[2535]

열째 계명은 탐욕과 세상의 재물에 대한 지나친 소유욕을 금한다. 이 계명은 부(富)와 그 힘에 대한 지나친 집착에서 발생하는 무절제한 욕망을 금한다. 또 이 계명은 이웃의 현세적 재물에 해를 끼치는 부정한 행위를 저지르고자 하는 욕망도 금한다.

"탐내서는 안 된다."는 계명은, 바꾸어 말하자면, 우리 것이 아닌 모든 것에 대한 욕망을 버리라는 말과 같은 것이다. 타인의 소유물에 대한 욕심은 광대하고 무한하며, 또 "돈을 사랑하는 자는 돈으로 만족하지 못한다."(코헬 5:9)는 성경 말씀과 같이, 결코 채워지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2536]

이웃이 소유하고 있는 물건을 정당한 방법으로 손에 넣기를 바라는 것은 열째 계명을 어기는 것이 아니다. 교리를 가르치면서 교회는 전통적으로 "자신들의 죄가 되는 탐욕과 가장 많이 싸워야 할 사람들", 곧 "이 계명을 지키도록 더욱 권고받아야 할 사람들"을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그들은 물품의 품귀나 가격 상승을 바라는 상인들, 자기들 이외에 같은 물품을 팔고 사는 상인들이 있어서, 자기네들 마음대로 파는 물건의 값을 올리고 사는 물건의 값을 내리게 할 수 없는 것을 배아프게 생각하는 사람들, 자기네들이 파는 물건을 더 비싸게 팔고 사는 물건을 더 싸게 사서 이익을 남기기 위해, 자기들의 동료들이 곤경에 빠지게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병자가 발생하기를 바라는 의사들, 중요하고 수많은 송사들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법조인들......등이다.[2537]

열째 계명은 인간의 마음에서 시기심을 몰아낼 것을 요구한다. 예언자 나탄이 다윗 임금의 회개를 촉구하고자 했을 때, 마치 자식과도 같은 양 한 마리밖에 없는 가난한 사람과, 가축을 많이 가지고 있었음에도 가난한 사람을 시기하여 마침내 가난한 사람의 양을 빼앗는 부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기심은 매우 심각한 범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악마의 시기로 세상에 죽음이 들어왔다"(지혜 2:24).

우리가 서로 싸우고, 서로에게 대항하게 하는 것은 바로 시기심입니다.......만일 모두 이렇게 그리스도의 몸을 위태롭게 하는 데 열중한다면, 우리는 어떤 지경에 이르겠습니까-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을 망가뜨리고 있는 것입니다.......우리는 한 몸의 지체들이라고 말하면서도 야수들처럼 서로를 물어뜯고 있습니다.[2538]

시기심은 치명적인 악습이다. 시기심에 빠진 사람은, 타인의 재산을 볼 때 침울한 마음을 갖고, 그 재산을 옳지 않은 방법으로라도 자기의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무절제한 욕망을 갖는 사람이다. 이웃에게 크나큰 재앙이 닥치기를 바라는 시기심은 죽을죄가 된다.[2539]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시기심을 "마귀의 죄"로 이해했다.

"시기심에서는 증오와 비방과 모함과 이웃의 불행으로 인한 기쁨과 이웃의 성공으로 인한 불쾌감이 생겨납니다."

시기심은 우울의 한 형태로서 사랑의 거부를 나타낸다. 세례 받은 사람은 자비심으로 시기심과 싸워야 한다. 시기심은 흔히 교만에서 나온다. 세례 받은 사람은 겸손하게 사는 훈련을 쌓아야 할 것이다.

여러분은 여러분을 통해서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기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여러분 형제의 향상을 기뻐하십시오. 그러면 그 결과로 여러분을 통해서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날 것입니다. 당신의 종이 다른 사람들의 공적을 기뻐함으로써 시기심을 이길 수 있었으니, 하느님은 찬미를 받으실 것입니다.[2540]

(『가톨릭교회교리서』, 2535-2540)

※ 이 글은 심광섭 목사(전 감신대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AI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죄"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박사가 최근 기독교 변증가 션 맥도웰(Sean McDowell)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간「God, AI, and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제자도 계승해야"

이병학 전 한신대 교수가 「한국여성신학」 2025 여름호(제101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서방교회와는 다르게 동방교회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극단적 수구 진영에 대한 엄격한 심판 있어야"

창간 68년을 맞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지난달 지령 800호를 맞은 가운데 다양한 특집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45년 해방 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경재 교수는 '사이-너머'의 신학자였다"

장공기념사업회가 최근 고 숨밭 김경재 선생을 기리며 '장공과 숨밭'이란 제목으로 2025 콜로키움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경직된 반공 담론, 이분법적 인식 통해 기득권 유지 기여"

2017년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연합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반공 관련 담론을 여성신학적으로 비판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인간 이성 중심 신학에서 영성신학으로

신학의 형성 과정에서 영성적 차원이 있음을 탐구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인수 교수(감신대, 교부신학/조직신학)는 「신학과 실천」 최신호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안병무 신학, 세계 신학의 미래 여는 잠재력 지녀"

안병무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하엘 벨커 박사(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명예교수, 조직신학)의 특집논문 '안병무 신학의 미래와 예수 그리스도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도 자라난다"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가 발행하는 「신학포럼」(2025년) 최신호에 생전 고 몰트만 박사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전한 강연문을 정리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 위기는 전통의 사수와 반복에만 매진한 결과"

교회의 위기는 시대성의 변화가 아니라 옛 신조와 전통을 사수하고 반복하는 일에만 매진해 세상과 분리하려는, 이른바 '분리주의' 경향 때문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