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교회에 망조 들다...가정 자체의 우상화 문제 심각"

김관성 목사(행신침례교회 담임)

kwansungkim
(Photo : ⓒ김관성 목사 페이스북 갈무리)
▲김관성 행신침례교회 담임목사

'망조 들었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하는 짓이나 어떤 분위기를 보니까 곧 망할 것 같다는 의미죠. 교회가 망조 들어가는 모습이 하나 있습니다. 교회 식구들이나 목회자들에게 가정을 개방하지 않는 것입니다. 목회를 하다 보니, 요즘은 결혼이나 가정이 그 자체로 우상이 된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가정이나 결혼을 소중하게 여기는 일을 누가 욕하겠습니까만 소중함의 가치를 넘어 가정을 통해 자신들의 이기심을 충족하고 자기 사생활의 보존을 극대화하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결혼이라는 거, 해보면 알지만 그 험난한 여정을 신랑이나 신부, 두 사람에게만 그냥 맡겨두면 안 됩니다. 자신들의 인식에 갇혀, 가정을 소중히 여긴답시고 둘만의 공간을 강조하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극히 제한하는 모습으로 가다 보니 이혼이 더 증가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가정을 귀히 여기는 삐뚤어진 방법이 두 사람을 파경의 자리로 내모는 형국입니다. 집을 열어야 합니다. 교회는 혈통적 가족관계를 넘어서는 자리로 부름 받은 공동체잖아요. 다른 이들의 결혼생활도 듣고, 코치도 받고, 정보도 나누고, 교제하며 신랑과 신부 험담도 하고, 그런 과정이 한 가정을 건강하게 만듭니다. '우리 둘이서 영원토록' 이런 구호를 구체적인 삶의 방식으로 만들다가 가정은 병이 들고 골로 갑니다.

정교회 신학자 알렌산더 슈메만의 외침을 들어보세요. "끊임없이 자신의 이기심과 자기만족을 십자가에 못 박지 않는 결혼, 스스로 죽고 자기 너머를 지향하지 않는 결혼은 기독교적 결혼이 아니다. 오늘날의 결혼의 진짜 죄는 간음도, 부적응도, 정신적 학대도 아니다. 진짜 죄는 가정 그 자체의 우상화, 결혼을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것으로 이해하기를 거부하는 태도다."

자기 가정을 너무 소중히 하는 일이 어떤 의미에서 가정을 가장 많이 망치는 길임을 기억하십시오. 남편과 아내, 두 사람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전부 채워줄 능력과 실력이 없는 존재들입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 간단한 사실을 맘에 새기고 집을 개방하세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가족으로 맞이하세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한 이 놀라운 기회와 은혜를 발로 걷어차는 바보들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

※ 이 글은 김관성 목사(행신침례교회 담임)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AI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죄"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박사가 최근 기독교 변증가 션 맥도웰(Sean McDowell)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간「God, AI, and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제자도 계승해야"

이병학 전 한신대 교수가 「한국여성신학」 2025 여름호(제101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서방교회와는 다르게 동방교회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극단적 수구 진영에 대한 엄격한 심판 있어야"

창간 68년을 맞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지난달 지령 800호를 맞은 가운데 다양한 특집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45년 해방 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경재 교수는 '사이-너머'의 신학자였다"

장공기념사업회가 최근 고 숨밭 김경재 선생을 기리며 '장공과 숨밭'이란 제목으로 2025 콜로키움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경직된 반공 담론, 이분법적 인식 통해 기득권 유지 기여"

2017년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연합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반공 관련 담론을 여성신학적으로 비판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인간 이성 중심 신학에서 영성신학으로

신학의 형성 과정에서 영성적 차원이 있음을 탐구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인수 교수(감신대, 교부신학/조직신학)는 「신학과 실천」 최신호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안병무 신학, 세계 신학의 미래 여는 잠재력 지녀"

안병무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하엘 벨커 박사(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명예교수, 조직신학)의 특집논문 '안병무 신학의 미래와 예수 그리스도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도 자라난다"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가 발행하는 「신학포럼」(2025년) 최신호에 생전 고 몰트만 박사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전한 강연문을 정리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 위기는 전통의 사수와 반복에만 매진한 결과"

교회의 위기는 시대성의 변화가 아니라 옛 신조와 전통을 사수하고 반복하는 일에만 매진해 세상과 분리하려는, 이른바 '분리주의' 경향 때문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