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누구를 위한 번영인가?

크리스찬북뉴스 서상진 편집위원(미래로교회 담임)

번영신학
(Photo : ⓒ Pixabay.com)
▲큰 아파트 단지를 배경 삼아 서있는 교회건물(이 사진은 기사내용과 특정한 관련이 없다).

우리나라가 일제 치하에서 해방을 하고, 한국전쟁이 끝난 후, 절대적 빈곤에 시달렸습니다. 빈곤의 문제는 너무나도 비참한 문제입니다. 먹을 것과 마실 것, 그리고 내가 살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힘들고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것보다 더 비참한 일이 무엇이 있을까요? 그 당시에는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를 믿으면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는 식의 메시지가 강단에서 선포되었습니다. 죄 많은 이 세상에서 조금만 참고 견디면 저 하늘나라에 가서 영원히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는 것이 소위 말하는 삼박자 축복론이었습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절대적인 빈곤에서 해방은 되었습니다. 그러면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것일까요? 이 문제가 해결되니 더 심각한 문제가 우리 앞을 가로 막았습니다. 이것은 사회에서 일어나는 양극화 현상입니다. 또한 사회지도층으로부터 시작된 도덕적 해이가 참으로 놀라울 정도로 우리 앞에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이미 예수를 믿으면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고 하는 기복 신앙에 젖어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하나님으로부터 받는 물질적인 복 만을 추구하고, 그리스도인으로서 마땅히 고민해야 할 기본적인 말씀의 순종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회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의 주범이 교회의 직분자들인 경우를 뉴스를 통해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가난의 문제를 자식에게는 물려주지 않아야겠다고 하는 부모의 세대는 입을 것 안 입고, 먹을 것 안 먹고, 자식을 공부시켜 자신들이 겪고 있는 가난을 자식은 경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부모의 꿈이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물질적인 번영은 오히려 우리 사회에 더 큰 아픔을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축복이 오히려 화가 된 것입니다. 번영할 수록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죄를 범하고, 우리의 영화는 하나님 앞에서 욕이 된 것입니다.

하나님은 죄악의 문제는 말씀의 빈곤에서 오는 문제라고 하셨습니다.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완전히 무너진 이 사회가 다시 회복되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 바로 서야 합니다. 정치로, 경제로, 교육으로 이 문제가 해결 될 수 없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께 돌아오는 길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오직 번영에 미쳐 괴물과 같은 모습으로 변해버린 교회와 이 사회의 모습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 이 글은 크리스찬북뉴스(http://www.cbooknews.com) 편집자칼럼에 게재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온라인이슈팀 newspaper@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AI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죄"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박사가 최근 기독교 변증가 션 맥도웰(Sean McDowell)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간「God, AI, and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제자도 계승해야"

이병학 전 한신대 교수가 「한국여성신학」 2025 여름호(제101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서방교회와는 다르게 동방교회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극단적 수구 진영에 대한 엄격한 심판 있어야"

창간 68년을 맞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지난달 지령 800호를 맞은 가운데 다양한 특집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45년 해방 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경재 교수는 '사이-너머'의 신학자였다"

장공기념사업회가 최근 고 숨밭 김경재 선생을 기리며 '장공과 숨밭'이란 제목으로 2025 콜로키움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경직된 반공 담론, 이분법적 인식 통해 기득권 유지 기여"

2017년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연합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반공 관련 담론을 여성신학적으로 비판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인간 이성 중심 신학에서 영성신학으로

신학의 형성 과정에서 영성적 차원이 있음을 탐구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인수 교수(감신대, 교부신학/조직신학)는 「신학과 실천」 최신호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안병무 신학, 세계 신학의 미래 여는 잠재력 지녀"

안병무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하엘 벨커 박사(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명예교수, 조직신학)의 특집논문 '안병무 신학의 미래와 예수 그리스도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도 자라난다"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가 발행하는 「신학포럼」(2025년) 최신호에 생전 고 몰트만 박사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전한 강연문을 정리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 위기는 전통의 사수와 반복에만 매진한 결과"

교회의 위기는 시대성의 변화가 아니라 옛 신조와 전통을 사수하고 반복하는 일에만 매진해 세상과 분리하려는, 이른바 '분리주의' 경향 때문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