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종교투명성센터, "천주교 서소문공원사업 철수" 촉구

종교투명성센터가 '서소문가톨릭순교자 성지 사업'에서 가톨릭이 손을 뗄 것을 촉구했다.

종교투명성센터는 1일 성명을 내고 △천주교는 서소문공원사업 철수, 중구청에 모든 권한 이양 △중구청은 그 일대의 전반적인 역사적 현황에 대한 재조사 , 역사공원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계획안 마련, 중립적인 운영기구 설립 △감사원은 서소문공원예산편성과정과 문광부, 서울시, 중구청의 집행과정의 적법성 감사 실시 등을 요구했다.

종교투명성센터는 "서소문 공원은 신유박해를 시작으로 기해박해, 병인박해 등을 통해 천주교인들도 상당수가 처형되었지만 조선왕조 500년 전체를 보았을 때 천주교인들의 순교지로 기능했던 기간은 상대적으로 짧다"고 지적했으며 "천주교는 조선후기의 특정시기만을 대상으로 서소문일대에 대한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지만 그보다 더 후기인 대한민국시기에는 그 공간은 한동안 노숙자들의 공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숙자들이 숙식을 해결하며 머문 시간이 더 길다"며 "천주교 쪽 주장대로라면 차라리 서소문순교성지로 하지 말고 한국노숙자문화공원으로 만드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종교투명성센터 성명 전문.

순교자를 능욕하는 천주교는 서소문공원에서 철수하라

1. 서소문공원의 현황

서소문공원이 막바지 공사중이다.

전체사업부지만 21,363제곱미터에 이르고 460억원의 정부예산이 투입된다.

국유지에 지어지는 관계로 토지가격은 예산에 포함이 안되어 있어 토지가격만 해도 1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서울의 중심 노른자위땅에 국유지위에 지어지는 이 공원은 세금한푼내지 않는 천주교가 독점사용하게 된다.

서소문공원의 공식명칭(영문)은 "서소문가톨릭순교자성지"이다.

어떻게 이런일이 벌어지게 되었을까?

2. 서소문사형터는 어떤 곳인가

서소문은 4대문과는 별도로 서민들이 주로 드나들던 공간이었다.

이런 위치적 특성때문에 원래 조선시대의 사형터였고 이 서소문사형터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간 이들은 많다.

조선신분제를 개혁하려했던 허균, 세도정치에 저항했던 홍경래등의 민란지도자들, 위정척사를 상소한 홍재학, 한양도성안에서 반봉건반외세투쟁을 벌였던 임오군란의 주동자들, 자주독립과 근대화를 추구한 갑신정변의 책임자 등이 모두 서소문에서 처형되었다. 구한말 조선을 방문했던 외국인들의 기록에서도 서소문일대는 효수형받은 이들의 머리를 조리돌리던 장소로 남아있다.

신유박해를 시작으로 기해박해,병인박해 등을 통해 천주교인들도 상당수가 처형되었지만 조선왕조 500년 전체를 보았을때 천주교인들의 순교지로 기능했던 기간은 상대적으로 짧다.

해방이후 서소문일대는 일종의 공원으로 사용되었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오랜기간동안 방치되었고 천주교측에서 현양탑등을 세우며 자신들의 공간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했지만 이 또한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흐지 부지 되었었다.

그러던 것이 2010년 이후에 염수정 당시 서울대교구장이 이 사업을 밀어붙였고, 실제로 국회에서 천주교신자인 국회의원들이 주축이 되어 이 사업안을 강행했다.

3. 차라리 노숙자문화공원이 합리적이다.

종교적 인장을 찍어 그걸로 역사전체를 전유하려는 시도는 종교적폐들의 고질적인 습관이다.

극우개신교도 재헌의회에서 "하나님"이라는 단어가 언급되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대한민국전체를 기독교국가로 탈바꿈시킬 권리를 취득했다고 주장한다.

천주교는 조선후기의 특정시기만을 대상으로 서소문일대에 대한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지만 그보다 더 후기인 대한민국시기에는 그 공간은 한동안 노숙자들의 공간이었다.

그 공간에 잠깐 와서 처형당한 천주교신자들보다 노숙자들이 숙식을 해결하며 머문 시간이 더 길다.

천주교쪽 주장대로라면 차라리 서소문순교성지로 하지말고 한국노숙자문화공원으로 만드는게 더 합리적이다.

천주교가 한국근현대사를 전유하고 다른 역사들을 삭제하려고 하는 시도들은 천진암의 경우처럼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4. 역사는 중층적으로 쌓여 형성된다

그리고 조선시대때 처형된 천주교인들도 우리 민족이었다.

역사는 지층처럼 다양한 층위들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다. 한사람의 정체성도 마찬가지다.

천주교가 한반도에서 정착하고 꽃을 피운것은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서 된 것이 아니다.

기존의 문화적, 종교적, 정치적 맥락속에서 받아들여진 것이고, 당시 거룩한 순교를 선택한 천주교인들도 그런 다양한 맥락속에서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런 맥락들을 탈각시킨채 순교자들을 현재의 경제적, 정치적, 종교적 맥락속에서 이용해먹는데에만 급급한 지금의 천주교에 대해 순교자들은 분노할 것이다.

5. 종교투명성센터의 요구

서소문공원을 지금처럼 천주교가 전적으로 주무르는 구조로는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이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천주교는 서소문공원사업에서 손을 떼고 철수하고, 중구청에 모든 권한을 이양하라.

둘째. 중구청은 그 일대의 전반적인 역사적 현황에 대한 재조사를 통해 역사공원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계획안을 마련하고, 중립적인 운영기구를 설립하라.

셋째. 감사원은 서소문공원예산편성과정과 문광부,서울시,중구청의 집행과정의 적법성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라.

이지수 newspaper@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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