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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재]인간창조설화의 두 초점은 흙과 신의 형상

갈릴리복음 성서학당2 - 첫째 이야기

삭개오 작은 교회/ 강사 김경재 목사


제2회 갈릴리복음 성서학당
(창조설화에 나타난 인간의 본성과 운명)


제1강 주제: 인간창조설화의 두 초점은 흙과 신의 형상(창1:26~31, 창2:4~25)
 

 

1. 오늘의 주제탐구의 동기

1) 히브리적 사유세계에서 인간의 자리매김을 우주자연 안에서 어떻게 보고 있는가?
2) 히브리적 사유세계에서 인간의 고유한 특성과 존귀함을 어디에 근거시키고 있는가?
3) 왜 창세기 안에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인간창조설화가 실려 있는가?
4)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사람을 지었다는 표현에서 ‘하나님의 형상’이란 무엇이며, 왜 그렇게 그 점을 강조하여 말하고 있는가?
5)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코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는 표현 속에서 ‘흙’의 상징성과 ‘생기’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6) 창세기 설화 안에는 오늘날 자연생태환경 파괴의 근원이 되는 ‘자연정복’ 사상과 다른 ‘생물들의 지배소유 구조’가 암시되어 있는가? 먹거리의 근본생활을 어떻게 보는가?
7) 안식일의 신앙적 의미에서 인간창조의 궁극목적과 인생의 최대행복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2. 동일한「창세기」에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인간창조설화’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

1) 오랜 세월 동안 구약성경 첫 부분 다섯권(五經:창, 출, 레, 민, 신)을 ‘모세저작설’로 통용해왔다. 18세기 이후로, 종교경전을 포함한 문헌연구결과, 구약오경의 ‘모세저작설’이 부정되고, 경전내용의 형성․전승․기록․편집배경과 목적이 독특하고 서로 다른 종류의 고대이스라엘 백성 사이에 유포되어 오던 자료들이(처음에는 문자화되지 않고 이야기로서, 그 다음에는 문자화된 형태로서) ‘역사적 어느 시기’에 모아지고, 재편성되었다고 보는 ‘오경문서설’이 학계에 등장하였다.

2) 4가지 기본 문서 종류는 우선 신 칭호에서 크게 대별되는 두 가지 문서가 있음을 주목했다. 신을 ‘야훼’라고 굳이 부르는 문서자료군(文書資料群)을 야훼(여호와) 신에 열심하는 편집자무리들(Jahwist document 주전 10-9세기, Jahweh/Yahweh)을 나타내는 첫 글자를 따서 ‘J 야훼자료’라고 부른다. 신 칭호를 굳이 ‘엘로힘’(Elohim)이라고 부르는 일련의 문서자료들을 ‘E 자료’라고 부른다. 우상타파를 철저히 배격하고 가난한 자의 권익과 정의를 강조하는 예언자 정신에 투철한 집단들에 의해 편집 전승된 자료군을 'D 자료‘(Deutronomy)라고 부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대인들의 바벨론 포로기간 동안 그들의 역사를 반성하고 새롭게 재해석한 일군의 지성인 그룹 사제집단(Priest)에 의해 편집되고 해석된 오경 안의 자료군을 ’P 제사장자료‘(주전 6-5세기)라고 부른다.

3) 창세기는 그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전반부(1-11장)를 원역사(原歷史, Primal History)라고 부르며, 후반부(12-50장)을 족장사(族長史, Patriarchal History)라고 부른다. 족장사는 이스라엘의 3대 족장 곧 아브라함의 이야기(창12-25장) , 야곱 이야기(25-36장), 요셉 이야기(37-5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4) 원역사(1-11장)는 글자그대로 만물의 시원(始原)역사를 설화형태(說話形態)로 전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한 역사적 시공 속에서 발생한 구체적 역사사건이라고 보진 않는다. 역사년대기(年代紀)적인 시계(視界)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는 역사는 대략 주전 18세기경에 실존했던 아브라함의 족장사(12-25장)부터이다. 원역사 속에는 먼 인간의 집단적 기억이 반영되어있는 설화도 있지만(형제살인설화, 홍수설화, 바벨탑설화),  신화적 설화 형태(창조설화, 인간 타락설화)로 전해왔다. 여기서 신화적 설화(mythical Narrative)란 종교적 진리를 나타내는 문학형식을 의미한다. 원역사(창1-11장)는 야훼자료(주전10-9세기)와 제사장자료(주전6-5세기)의 결합을 통해 일어났다.


3. 창세기 1:26~31에 나타난 인간창조설화(첫째 인간창조 이야기)

1) 창조사역 제6일에, 다른 동물들과 같은 날 창조되었다. 생물학적으로 특별하지 않다.
첫째 주목해야 할 점은, 성서기자가 인간창조 사건을 가지고 서술하지만 창조의 제6일째, 땅의 짐승들-가축들-땅에 기는 모든 것들과 같은 날에 창조하였다고 전한다는 사실이다(창1:24~25) 요즘 언어로서 말한다면, 생물학적 범주로서 볼 때는 인간도 야생동물, 가축, 파충류와 동일범주의 한 생물학적 피조물이라는 관점이다. 인간은 천상에서 노닐다가 타락하여 땅에로 추방당한 신들의 자녀라거나, 신적 혈통을 물려받은 특수존재라고 보는 등 고대바벨론 문명이나 그리스문명, 인도 중국문명 등에서 나타나는 신통계적 인간창조설화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다. ‘종류대로’는 생명종(種)들의 고유한 가치와 귀중함을 나타낸다.

2)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1:26)의 의미는 무엇인가?
주석학적으로 보면, ‘하나님의 형상론’에 특별한 신학적․철학적 의미를 덧붙임이 지나친 성경경전의 신학적 해석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본문형성의 시대적 배경과 편집집단의 의도를 생각할 때, 고대사회에서 부족, 종족, 피부색, 강약국의 국적 등에 따라 인간차별을 당연시 하던 무법천지 시대상황 속에서, 모든 인간은 ‘왕의 형상’이 존귀하듯이 ‘신의 형상’을 닮았음으로 존중되어야 한다는 ‘인간존엄성 선언’의 의지가 간접적으로 피력되어있다. 이집트 파라호의 ‘형상, 이미지, 흉상조작물’을 훼손하는 것은 파라호를 능멸하는 것으로 처벌된다.
 
이론신학적으로 보면, ‘하나님의 형상’은 유기체로서 생물학적 특징이거나 신체기능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영적 기능을 부여함을 의미한다. 특히 도덕적 책임성을 갖는 인격적 존재성과 의지의 자유․언어적 대화능력과 응답 소통능력․창조하고 다스리는 능력을 말한다.

3)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시고’(1:27)가 말하려는 뜻은?
첫째,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다’는 제사장 자료 안에는 앞으로 우리가 창세기 3장에 나타나는 여성의 남성종속 사상이 없다. 남녀평등과 더불어 ‘인간성의 기본구조로서 더불어 삶의 공동인간성(Cohumanity/ Mitmenschlichkeit)을 말하고 있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시는 본래 구상 안에는 ‘개인주의적 단독자 인간’은 없다는 말이다. ‘사람임’은 이미 다른 사람과의 ‘더불어 있음의 존재’를 의미한다. 개인적 인간이 존재한 다음에 사회적 관계 계약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실존은 인간의 사회적 관계성 안에서만 가능하다. 20세기 신학자 칼 바르트(Karl Barth)는 ‘더불어 있음의 존제로서 인간성의 기본구조’를 4가지로 해명하였다: 서로대등하게 마주봄, 서로 말하고 경청함,  서로돕고 도움받음, 기쁨과 자발성으로 관계함.

4) “땅을 정복하게 하고, 모든 생물을 다스리게 하자”는 말씀의 참 뜻(창1:28).
창조설화는 분명하게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피조세계 안에서 갖는 ‘권위와 책임’을 말한다. 흔히, 위의 성경구절이 오해되거나 남용되어 오늘날 생태파괴와 자연파괴의 직간접 원인이 되었다고 말하지만, 성서의 본래적 의미를 바르게 이해함이 중요하다.
‘땅의 정복’은 요즘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식민지 침탈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다. 고대 원시사회의 삶의 터란 매우 제약된 공간적 범위였고, 그 사회적 공동체 삶이 영위되는 밖의 공간은 ‘황무지, 혼돈, 두려운 곳, 광야 같은 곳, 악령이 사는 곳’ 등으로 이해되던 시대였음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땅을 정복하라’는 '경작하라‘(라틴어 colere, 영어 cultivation, culture)의 의미가 더 강한 개념이었다. ‘생물을 다스리라’는 직책은 인간의 탐욕과 오만으로 인한 생태계파괴와 착취 대량살상 등을 의미하지 않았다. 진정한 통치자 왕은 국민의 복지에 노력하며 풍성한 생명을 누리도록 하는 ‘돌봄’을 의미했다.

5)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가 너희 먹거리가 되리라(창1:29).
원역사는 태초 인류의 먹거리 삶이 채식위주였음을 나타내며, 신앙적으로는 피를 흘리게 하여 살육한 동물육식이 창조질서의 본래에서 이탈한 것임을 나타내 보인다. 먹거리 규정이 점차로 완화되는 과정을 밟는다.

6) 하나님이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창1:31)
인간 창조설화는 창조주 하나님의 축복과 승인으로 마감한다. 건강하고 평화스런 생명을 누림으로써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할 것’(28절)과 ‘좋다’라는 대긍정으로 확인하신다. ‘좋다’라는 말은 피조세계가 지닌 본구적(本具的)인 ‘선함’․‘아름다움’․‘기쁨’을 내포한 축복의 선언이다. 인간의 타락상은 이 본래적인 모습의 이탈, 왜곡, 타락을 말한다.


4. 인간창조 둘째이야기(창2:4~25)

1) 인간창조 설화 둘째이야기(창2:4b~25)의 경전자료가 수집되고 편찬된 것은 첫 번째 인간창조 이야기(창1:26~31)보다, 시대적으로 앞선 자료(주전 9세기경)라고 학자들은 판단한다. 그만큼 고대적인 설화이며, 소박하고, 이론화되지 않는 히브리적 인간이해의 본질을 나타낸다.
이 창세기 2~3장 창세기 문서자료층에서 하나님의 이름은 항상 ‘야훼 엘로힘’(‘여호와 하나님’으로 한글성경에서 번역되고 있다)이다. 4장 이후는 ‘야훼’(‘여호와’로 번역됨)만으로 호칭된다. 창세기 1장은 ‘엘로힘’(‘하나님’으로 번역 표기됨)으로만 불리운다.

2) 인간창조 둘째이야기의 특징은 천지창조에 관심이 있지 않고 곧바로 인간이란 무엇이며, 그 존재의미가 무엇이며 존재방식이 무엇인가를 관심하고 있다. 인간은 ‘흙’(Adama)으로 지음 받았다고 선포한다. 인간존재의 피조성, 유한성, 자연성을 철저하게 긍정하도록 한다.

3) ‘그 코에 생기(네페쉬, nephesche)를 불어넣으니 ’살아있는 혼‘(a living soul, 생령, 산 생명)이 되었다’고 말한다. 인간의 총체성(the totality of human as embodied soul as well as besouled body)을 말하는 것이지 구성성분론을 말하고 있지 않다.

4) 인간창조 둘째이야기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요점은 세 가지이다. 첫째, 인간의 존재근거와 존재양식은 하나님께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 둘째,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은 자연에 속해있는 것이며, 자연은 인간의 모태요 그리로 다시 돌아갈 생명체라는 것. 셋째, 인간은 생물중 하나이지만, 하나님의 생기를 받아 살고, 피조세계의 ‘경작’을 위임받은 존재라는 것. 넷째, 인간은 언어사건으로 ‘이름짓는’ 특수존재가 되며, 남자(잇쉬) 여자(잇슈아) 관계는 종속이나 인간성의 부분적 인 것이 아니라, 불가분리적 관계라는 것(살, 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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