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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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윤재 교수(이화여대 기독교학부 교수, 한국교회환경연구소장) |
생태(ecology)와 경제(economy)의 위기 시대, 만약 교회에게 여전히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교회가 ‘기억의 공동체’임을 기억할 때이다. 더글러스 러미스는 한 가지 우리에게 중요한 통찰을 이야기한다.
인류 역사를 넓게 보면, 산업혁명 이후 인간이 하루를 살면서 관리된 10시간 또는 12시간을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해서 일한다는 것은 극히 부자연스러운 생활방식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부자연스럽고, 부자유스러운 것이라는 것을 그것과 처음 마주친 대부분의 사람들은 곧바로 이해했다. 그래서 그러한 노동생활에 편입되기 시작한 제1세대와 제2세대까지는 다양한 반대운동을 일으키고 저하하였다. 왜냐하면 그 이전의 생활방식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후의 세대에 이르러 어느덧 그 기억은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 그들은 마치 세상이 원래부터 그렇게 짜인 것으로 느꼈기에 거기에 자신을 맞추기 시작했다. 투기를 통한 부의 환상을 창조하는 현대 금융 자본주의 아래에서 교회가 한 가닥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이렇게 살지 않았던 세계를 기억할 수 있게 할 때에 가능하다.
성서는 하나님이 기억하는 분이며 신앙은 우리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성서 전체를 통틀어 ‘기억하다’와 관련된 말은 모두 328번 나오는데, 성서는 ‘기억하다’로 시작해 ‘기억하다’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도행전 2장과 4장에 초대교회의 기억이 우리에게 전해져 온다. 히브리 성서에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특별히 살피시는 야훼 하나님에 대한 기억이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해져 온다. 그 ‘위험한 기억’이 살아있는 기억으로 날마다 교회에서 예배되고 선포되고 교육될 때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기후변화의 현실과 교회의 대응' 연재는 6편에서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