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인권조례가 북한핵보다 더 위험? 보수 개신교계의 황당 기도회

[현장] 충남기독교총연합회 28일 오후 ‘충남인권조례 폐지’ 지지집회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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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28일 오후 충남 천안시 천안삼거리 공원에서는 충남기독교총연합회 주최로 ‘충남 인권조례 폐지를 위한 도민시국 집회 및 기도회’가 열렸다.

인권법이 북한의 핵폭탄보다 더 위험하다 !

28일 오후 충남 천안시 천안삼거리 공원에서 열린 충남기독교총연합회(사무총장 김진태 목사) 주최로 열린 '충남 인권조례 폐지를 위한 도민시국 집회 및 기도회'(아래 인권조례 폐지 기도회)에서 나온 박경배 퍼스트코리아 상임대표의 발언이다.

이날 기도회는 지난 15일 자유한국당 충남도의원이 발의한 ‘충남인권조례 폐지안' 찬성 집회 성격으로 열렸다. 자유한국당 김종필 의원(서산2) 등 자유한국당 의원 25명은 "진정한 인권 증진보다도 도민들 간에 역차별과 부작용 우려에 따른 이견으로 갈등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폐지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충남지역 시민단체는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개신교계의 표를 모으려는 전략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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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28일 오후 충남 천안시 천안삼거리 공원에서는 충남기독교총연합회 주최로 ‘충남 인권조례 폐지를 위한 도민시국 집회 및 기도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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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28일 오후 충남 천안시 천안삼거리 공원에서는 충남기독교총연합회 주최로 ‘충남 인권조례 폐지를 위한 도민시국 집회 및 기도회’가 열렸다.

이에 맞서 천안시기독교연합회, 아산시기독교연합회, 예산군기독교연합회 등 보수 개신교 연합체와 에이즈 리서치 코리아 충남본부, 아산시 학부모 인권연대, 아산 바른꿈 학부모연합, 건강한 사회를 위한 국민연대 충남지부 등 25개 보수 단체들 총 4천 여명(경찰 추산)은 이날 집결해 충남인권조례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그런데 이날 기도회는 비단 충남인권조례 폐지 지지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박경배 퍼스트코리아 상임대표는 찬조발언에서 "인권조례는 물방울에 불과하다. 궁극적으로 자유를 빼버린 개헌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국연설에 나선 길원평 동성애동성혼개헌반대국민연합 대표는 동성애·동성혼 개헌을 저지해야 한다고까지 했다. 길 대표의 말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만악의 뿌리다. 인권위를 보면서 속히 성적지향 차별금지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차별금지 조항을 삭제하더라도 동성애자들이 당하는 억울한 차별은 얼마든지 구제된다. 동성애 옹호를 막아야 하기 때문에 하루 속히 충남 의원 설득해서 법안이 개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국가인권위가 헌법 개정안을 제안했는데 그 안에 동성애·동성혼을 합법화하고, 인권위를 헌법기관으로 만들자는 내용이 있다. 국회에서 개헌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데 헌법 안에 잘못된 내용 들어가지 않도록 감시하고 강력하게 반대해야 한다. 동성애·동성혼 합법화 개헌은 막아야 한다."

이뿐만 아니다. 기도를 통해 현 정부를 '친북좌파'로 규정하고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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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28일 오후 충남 천안시 천안삼거리 공원에서는 충남기독교총연합회 주최로 ‘충남 인권조례 폐지를 위한 도민시국 집회 및 기도회’가 열렸다.

"하나님께서 이 나라와 민족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교회에 영의 눈을 열어 주옵소서. (중략) 몸을 찢고 생명을 던져 지켜낸 이 땅의 복음과 믿음과 민주주의를 너무나 쉽게 친북 좌파에게 내어준 우리 국민의 무지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교회가 기도하지 못한 것을 회개합니다." - 천안시 기독교연합회 대표회장 최만준 목사

"하나님 아버지, 이 나라가 위기 속에 있습니다. 이 나라가 악한 자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이 나라가 사회주의 국가가 되어서 공산주의로 적화시키는 무리들에게 이 나라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지방분권화라는 미명 아래 고려연방제 하에서 북한이 통일하게 하는 악한 법이 헌법에 상정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이여, 이 모든 상정된 법이 무효화되게 하옵소서." - 예산군 기독교연합회 서기 강정규 목사

인권조례 폐지 기도회에 대해 지역 시민사회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우삼열 충남인권조례 지키기 공동위원장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 마디로 참담하다. 전혀 사실과 다른, 그리고 비상식적 주장이 쏟아지는 데 국민들이 이걸 어떻게 볼까? 종교가 나라를 혹세무민한다는 지탄이 나오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 빛과 소금으로 희망이 되어야 하고, 아픔이 있는 것에 가서 아픈 당한 이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하는 데 말이다.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세상이 교회를 걱정한다는 시민들의 질타가 헛된 게 아님을 절감한다. 사회가 가진 민주주의 인권 가치를 교회가 나서서 짓밟고 있는 것 아닌지 교회가 겸허히 돌아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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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충남인권조례 폐지안을 지지하는 기도회가 열린 가운데 현장엔 기독학생실천연대 임석규 대표가 기도회를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한편 기도회 현장엔 기독학생실천연대 임석규 대표가 기도회를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기도회 주최측은 "우리와 생각이 다른 분이 한 분 와 있는데, 충돌하지 않도록 조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임 대표는 "이런 모임이 올바른 복음이 아님을 표현하고자 나왔다"라면서 " 집회서 기도한 내용을 들어보면 한국교회의 게토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29일 오전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는 인권조례 폐지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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