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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당신의 신앙은 무풍지대에 들어 있는가?

크리스 핫지스(Chris Hodges)

영적 무풍지대
(Photo : ⓒ Pixabay.com)
▲영적 무풍지대에 갇히게 되면 라오디게아교회가 받은 경고처럼 “내쳐짐을 당하게” 될 수 있다.

해변가에서 느긋한 하루를 보낸 적이 있는가? 파도를 타면서 온 몸으로 물결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아이들과 이런 시간을 즐긴다. 그런데 한 두 시간 동안 물속에 있게 되면 우리가 어디 있는지 늘 의아하게 된다. 해변가를 돌아보았는데 갑자기 그 어떤 것도 낯익어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양산도 보이지 않고 해변의자도, 가끔은 심지어 우리가 묵는 호텔도 보이지 않는다.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면 우리는 조류와 함께 흘러가면서 방향을 잃게 된다.

하나님께서 활동하시는 곳으로 강하게 지향하지 않으면, 탄탄한 기초에 발을 디디고 있지 않으면, 당신은 죽음의 지대로 떠내려가기 쉽다. 집이나 직장이나 교회에서 올바른 일들을 하고 있기는 해도, 당신은 당신의 인생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모를 수 있다. 당신은 당신이 존재할 것으로 기대한 곳을 잃어버렸거나 그곳에 이를 수 있는 길에서 벗어나 있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는 것은 너무 무서운 일이어서 당신은 날마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고 지내기 십상이다.

선원들이 맞이하는 무풍지대에 관한 글을 읽었을 때, 나는 이 위험한 죽음의 지대가 적도 부근에 발생한다는 사실에 적잖게 놀랐다. 배가 무풍지대에 들어가게 되면 북반구인지 남반구인지를 분간하지 못하게 된다. 양 반구가 만나는 지점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내 생각에는 우리 일상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자주 벌어진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는 지옥에 가고 싶어 하지 않지만, 실제로 하나님을 섬기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한 발은 세상에 두고 다른 발을 하나님 나라에 두는 것이다. 말하자면, 우리는 영적 적도에서 양 다리를 벌리고 서 있는 셈이다.

우리들 중 많은 이들이 이 지대로 표류해 들어갔다. 우리는 하나님을 향해 마음이 불같이 타오르지도 않고, 물론, 사탄을 위해서 살고 있지도 않다. 우리는 하나님을 버리거나 교회를 떠나지 않지만 예수님께서 주고자 오신 풍성한 삶을 즐기면서 충만하게 살아가지도 못한다. 우리는 이 중간지대, 즉 영적 무인지대에 갇혀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항로를 벗어났고 우리를 지속시킬 바람이 없는 곳에 들어왔다. 이것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예수님께서 라오디게아 교회에다 이르셨다: "네가 차지도 아니하고[남반구에 있지도 않고] 뜨겁지도 아니하여[북반구에 있지도 않다] 미지근하도다." 그런데 그 결과는 이처럼 처참하다: "거기에는 생명이 없나니 내 입에서 너를 토하여버리리라"(요한계시록3:15-16).

바울 사도도 고린도교회에 보낸 서신에서 비슷한 내용을 전했다: 그는 그들이 영적이라고 생각할 수 없지만 세속적이라고 규정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 두 가지의 혼합체였다. 그들은 육욕적이었다(고린도전서3:1). '육욕적'이라는 말은 그들이 육체에 사로잡혀 있다는 뜻이다. 고린도교회의 교인들이 신앙의 요리를 육체[고기]와 함께 차려놓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들은 그리스도인이었지만 여전히 육체에 뿌리를 둔 삶을 살고 있었다.

오늘날 우리들 중 많은 이들이 똑같은 요리법을 구사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를 천국으로 데려가기에 충분한 예수를 원하지만 우리 속에 약간의 세상적 요소도 갖고 있다. 우리는 미적지근하고 미온적이어서, 덥거나 차지도 않고, 성결하지 않으면서 세속적이지도 않고, 하나님께 전적으로 팔리지도 않았고 완전히 사탄으로부터 임대된 상태도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표류하며 무풍지대에 갇히게 된 것이다.

기사출처: https://www.biblestudytools.com/bible-study/topical-studies/is-your-faith-stuck-in-the-doldrums.html

이인기 ihnklee@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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