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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나비 대림절 논평, "한국교회 예수님 본받아 낮아지고 평화와 화목 중재해야"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은 12월 5일(화) 대림절 논평서를 발표하고, "한국교회는 낮은 곳으로 오신 예수님을 본받아 낮아지고 한국사회의 소외계층을 섬기"며 "평화의 중보자로 오신 예수님을 본받아 한반도에 평화와 화목의 중재자가 되자"고 권면했다.

아래는 논평서의 전문이다.

한국교회는 낮은 곳으로 오신 예수님을 본받아 낮아지고 한국사회의 소외계층을 섬기자

평화의 중보자로 오신 예수님을 본받아 한반도에 평화와 화목의 중재자가 되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셨다. 2017년 전 유대 땅 베들레헴 작은 동네에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 땅에서는 기뻐하심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를 위해 오셨다.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의 모양으로 낮고 천한 모습으로 오셨다. 섬김과 모범과 십자가 대속을 위하여 우리 가운데 오셨다. 주님의 오심을 기뻐하고, 경배한 목자들과 동방박사들의 심정으로 주의 나라와 평화가 이 땅에 우리 가운데 속히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특히 북한의 핵무장으로 전운이 감도는 한반도에 하나님께서 대림절을 맞이하여 참된 평화와 화해의 길을 열어주시기를 소망한다.

1.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서 낮고 천한 몸으로 찾아오신 주님의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자

올해가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이기에 이번 대림절과 성탄절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수년 전부터 준비해온 수많은 행사와 기념식이 올해 있었지만, 과연 한국교회가 달라졌는지, 교회지도자들이 달라졌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루터가 지적하고 고치려고 투쟁했던 당시 교회의 잘못을 오늘날 한국교회 그리고 지도자들이 알게 모르게 되풀이하고 있다. 오늘날 한국교회에도 내면적 개혁이 일어나야 한다. 우리는 대림절을 맞이하며 낮고 천한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오신 주님을 본받아 낮아지고 섬기는 복음의 본질을 회복해야 하겠다.

2. 한국교회는 낮아지신 예수님을 따라서 자신의 높아짐을 회개하며 낮아져야 한다

분열한 한국교회의 연합기관들이 하나로 합친다고 해서 기대가 컸지만 올해도 소득 없이 끝나고 말았다. 하나되기 어려운 것은 모두가 기득권을 내려놓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올라간 곳에서 내려오기는 참으로 어려워 보인다. 가난하고 천하게 자신을 비어 "섬기는 종의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오신 주님의 삶을 바라보면서, 한국교회, 특히 교회의 지도자들은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면서 낮아지고 섬기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기를 희망한다. 이미 명예와 돈과 권력을 가지고 기득권층이 되어버린 교회 지도자들은 지극히 작은 소자와 자신을 동일시하신 주님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발견하고 동시에 자신의 모습을 재발견하기 바란다.

갈라지고 찢겨진 한국교회가 "한 주, 한 하나님"을 재발견하면서 하나되는 계기가 이 대림절기에 주어지기를 희망한다. 수많은 교단과 수많은 연합단체들이 있지만, 모두가 대립하고 나누어져 있다. 연합한다면서 갈라지고, 하나되기를 기도하면서 싸우는 모습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주님께서는 오늘도 한국교회가 하나되기를 기도하고 계실 것이다.

한국교회는 한경직 목사 이후로 지도자 또는 원로가 사라졌다. 지도자나 원로가 될 만한 분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각종 불명예스런 일에 연루되어서 권위를 상실하고 말았다. "나라가 위태로울 때 충신이 나타난다"는 말처럼 위기의 한국교회를 되살릴 지도자가 나타나기를, 아니 주께서 보내주시기를 기다린다.

3. 주님께서 먼저 한국교회에 회개의 은혜와 부흥의 불길을 일으켜주시기를 기도하자

한국교회 앞에 후진등이 켜졌다. 경고를 의미하는 노란불이 켜진 것은 1990년대였다. 1990년대부터 교회 성장이 둔화 내지는 정체되기 시작하더니, 2000년대 들어서면서 빨간 경고등이 켜지기 시작하였고, 요즈음엔 후진등이 켜지기 시작하였다. 목회자들을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교회가 성장은커녕 쇠퇴하고 있다고 걱정이다. 쇠퇴라는 말이 두려워서 마이너스 성장이라고 말한다.

한때 세계 선교사상 유례없는 성장과 부흥을 이루어서 온 세계 기독교인들의 찬사와 부러움을 샀던 한국교회였고, 선교학자들의 연구의 대상이 되었던 한국교회에 노쇠현상이 너무 빨리 다가왔다. 국제적인 교회나 신학 모임에 가면 외국인들로부터 성장의 비법이 무어냐고 질문 받으면 한국교회의 장점을 자랑스레 늘어놓곤 했는데, 이젠 옛 이야기가 되었다. 교회가 사회를 염려하고 기도해야 하는데, 거꾸로 사회가 교회를 염려하고 있다는 소리가 언론에 공공연히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선교학자이며 교회갱신에 관하여 여러 권의 저술을 한 하워드 스나이더(Howard Snyder)는 그의 책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에서 "오늘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가장 큰 장애물은 제도화된 교회라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라고 하였다. 이 말은 미국교회의 현실을 비판한 말이지만, 한국교회에 대해서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앞장서서 모범이 되어야 할 교회와 지도자들이 오히려 복음전파에 방해꾼이 되어 교회의 이미지를 흐리고 있다.

4. 낮은 곳으로 오신 예수님을 본받아 한국사회의 작은 자들과 소외계층을 섬기자

남북이 통일되기 이전에 한국사회만이라도 하나되는 기적을 이루어주시기를 기도한다. 진보니 보수니 하는 이념으로 갈라져 있는 사회 전반이 하나되고, 여야로, 지역으로, 학벌로, 그리고 정파에 따라 갈라지고 싸우는 정치판이 대승적으로 하나되는 날이 속히 오기를 소망한다. 나와 다르면 남이 아닌 적으로 몰아가는 세태가 고쳐지고, 적폐청산이 새로운 적폐를 낳는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기를 희망한다.

가진 자가 못 가진 자를 배려하고 양보하는 모습을 이 대림절에 보고 싶다. 가진 자의 무관심과 횡포 때문에 우는 자들이 사라지기를 기대한다. 한 때는 못 가진 자였다가 가진 자가 되고 나서는 자신의 옛 모습을 잊어버리는 자들이 없는 사회를 소원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또 다시 싸우고 투쟁하기보다는 이해와 양보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하는 성숙한 사회를 기대한다. 남북통일 이전에 남한만이라도 하나되는 모습을 이 대림절에 보고 싶다.

5. 평화의 중보자로 오신 예수님을 본받아 한반도에 평화와 화목의 중재자가 되자

분단된 조국이 어서 빨리 하나되는 감격이 주어지기를 기도한다. 우리의 광복과 독립이 우리 힘으로 우리가 이룬 것이 아니기에 통일도 우리 힘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을 깨닫고, 역사의 주관자이신 주님께서 이루어주시기를 기도한다. 아니, 이번만이라도 우리가 우리 힘으로 하나되는 기적을 이룰 수 있도록 주님께서 지혜와 능력을 주시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외세에 의해서가 아닌 우리 민족의 깨달음과 힘으로 하나되는 나라, 그리하여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이라고 어릴적부터 부르던 동요가 우리의 현실이 되는 날이 속히 오기를 소원한다. 주님께서 속히 이루어주시기를 이 대림절에 뜨겁게 기도한다.

북쪽의 젊은 독재자가 어서 빨리 자신의 미망에서 벗어나 민족의 평화와 번영의 길이 열린다면 대림절은 그 의미가 더욱 빛날 것이다. 세습으로 이루어진 북쪽 독재자의 폭압에서 우리 동포들이 해방되어 자유와 인권과 평화를 맛볼 수 있기를 소원한다. 핵과 미사일로 동족과 세계를 위협하는 북쪽의 폭군이 그 외가 쪽의 신앙적 유산을 회복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밤이 깊으면 새벽이 가깝다는 말처럼 어둔 터널의 한 가운데를 지나는 한국교회와 사회 앞에 여명의 빛이 비취기를 소원한다. 동방박사들을 인도한 별처럼 이 땅에 희망의 별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면서 대림절을 지켜야겠다. 어떤 이념도 복음을 대체하지 못하고, 어떤 지도자도 예수님을 대신하지 못하고, 어떤 나라도 하나님의 나라를 능가하지 못한다.

2017년 12월 5일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

이인기 ihnklee@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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