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노혜경 시인, "문재인 대통령, 국민의 비서실장"

nohyekyung
(Photo : ⓒ노혜경 시인 페이스북 갈무리)
▲노혜경 시인의 <대통령 없이 일하기>

노사모 대표를 역임한 노혜경 시인이 1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을 잘못봤다'는 제목으로 올린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노혜경 시인은 해당글에서 4년 전 대선 도전을 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을 떠올리며 "대통령이 되면 나무 위에서 흔들리다 떨어질 것 같은 사람"이라고 적었다.

노혜경 시인은 그러나 대선 도전을 재수하는 과정에서 전혀 다른 사람으로 거듭난 문재인 대통령을 보게 되었다면서 "과거에 사로잡힌 건 바로 나였음을 반성시켜준다"고 말했다. 그는 "후보일 땐 그는 자신을 내세워야 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자 그는 자신을 내려놓는다. 비로소 진짜의 그가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노혜경 시인은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비서실장"이라며 "지금 그가 모시는 상사는 노무현대통령이 아니라 국민 그 자체다. 그는 영원한 비서실장이다. 토론하고 지시하고 방향을 결정하는 노무현대신에, 말하지 않지만 뜻하고 있는 국민의 마음을 그는 읽는다"고 평가했다.

천주교 신자인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같은 신자로서도 느끼는 바를 밝혔다. 노혜경 시인은 "천주교 수도자들이 늘 마음에 품고 사는 말 중에 순명이라는 게 있다. 문재인은 손가락에 늘 끼고 있는 묵주반지를 돌리며 '순명' 두 글자를 심장에 새겼는지도 모르겠다. 진정한 겸손은 겸손하고자 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라서 나는 그가 하느님의 사랑받는 디모데오임이 기쁘다"고 전했다. 아래는 노혜경 시인의 '문재인을 잘못봤다' 글 전문.

[문재인을 잘못봤다]

유시민이 문재인을 잘못봤다고 썰전에서 고백하던데, 나도 그랬다고 고백해야겠다. 내가 본 문재인은 소극적이고 낯 가리고 권력의지 없고 법을 넘어 정치적으로 개입하는 거 병적으로 싫어하는 사람. 그는 훌륭한 인격자였고 교양과 지성을 갖춘 신사였지만, 정무적 감각 제로인 정치인 아닌 사람.

그가 대통령이 되면 나무 위에서 흔들리다 떨어질 것 같은 사람. 불안했다. 유능한 정치인이라도 부족한데 그는 아마추어고 뭐고 정치적 의지가 없었다. 2012년 미친듯이 선거운동한 다음, 환멸이 밀려왔을 때는 심지어 그를 미워한 적도 있다.

4년 뒤 그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나타났다. 절치부심이란 게 뭔지를 보여준다. 자기 성격답게 보여준다. 과거에 사로잡힌 건 바로 나였음을 반성시켜준다. 후보일 땐 그는 자신을 내세워야 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자 그는 자신을 내려놓는다. 비로소 진짜의 그가 보인다.

딱 한 가지 내가 바로본 건 있다. 그는 비서실장이다. 다만 지금 그가 모시는 상사는 노무현대통령이 아니라 국민 그 자체다. 그는 영원한 비서실장이다. 토론하고 지시하고 방향을 결정하는 노무현대신에, 말하지 않지만 뜻하고 있는 국민의 마음을 그는 읽는다. 흡사 안테나처럼, 흡사 시인처럼.

천주교 수도자들이 늘 마음에 품고 사는 말 중에 순명이라는 게 있다. 문재인은 손가락에 늘 끼고 있는 묵주반지를 돌리며 '순명' 두 글자를 심장에 새겼는지도 모르겠다. 진정한 겸손은 겸손하고자 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라서 나는 그가 하느님의 사랑받는 디모데오임이 기쁘다.

그가 김소형씨를 안아줄 때, 나는 여러겹으로 울었다. 고마워서 울고 문재인의 마음이 느껴져서 울고, 그를 바라보는 국민의 눈물에 동참해서 울고. 마지막으로 노무현이 저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질투가 나서 울었다.

노무현이 얼마나 고상하고 품위있으며 지성적인 대통령이었는지를 사람들은 모른다. 그게 속상하고 질투가 나서 울었다. 그러면서 문재인도 같은 마음이 들 거라는 확신에 위로받는다.

왠지 자유를 얻은 느낌이다. [노무현입니다]를 보면서, 시사회에서는 충분히 울지 못했던 긴장을 이젠 내려놓고 충분히 애도하고 싶다.

이지수 newspaper@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아담"은 결국 "아다마"에서 왔다

기후위기와 생태계 파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신학계에서도 인간과 자연, 창조와 구원에 대한 기존의 이해를 다시 묻는 작업이 이어지고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하나님의 단일성 통해 현대 조직신학 재조명"

현대 조직신학의 핵심 흐름으로 자리해 온 그리스도 중심주의를 재검토하며, '하나님의 단일성(divine oneness)'을 신학의 출발점으로 재구성하려는 미국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성전론적 전쟁관에 치우쳐져 있는 한국 개신교인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 등 바야흐로 전쟁의 시대다. 이러한 전쟁의 흐름이나 양상을 보고 향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하나님 나라의 정치색은 좌도 우도 아니다"

중앙루터교회 최주훈 목사가 설교와 정치의 관계를 성찰하는 글을 공개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최 목사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AI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죄"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박사가 최근 기독교 변증가 션 맥도웰(Sean McDowell)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간「God, AI, and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제자도 계승해야"

이병학 전 한신대 교수가 「한국여성신학」 2025 여름호(제101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서방교회와는 다르게 동방교회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경재 교수는 '사이-너머'의 신학자였다"

장공기념사업회가 최근 고 숨밭 김경재 선생을 기리며 '장공과 숨밭'이란 제목으로 2025 콜로키움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극단적 수구 진영에 대한 엄격한 심판 있어야"

창간 68년을 맞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지난달 지령 800호를 맞은 가운데 다양한 특집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45년 해방 후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경직된 반공 담론, 이분법적 인식 통해 기득권 유지 기여"

2017년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연합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반공 관련 담론을 여성신학적으로 비판한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