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광화문 광고탑 고공 단식농성을 지지하는 기독인들 기자회견

정리해고 철회, 비정규직 철폐, 노동3권 보장 요구

고공농성
(Photo : ⓒ 광화문 광고탑 고공 단식농성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기독인들)
▲광화문 광고탑 고공 단식농성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기독인들의 기자회견 포스터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 소속 6명의 노동자들이 광화문 사거리 광고탑에 올라 고공 단식농성을 한지 13일째 되는 4월27일 이들을 지지하는 기독인들이 기자회견을 했다.

고공 단식농성에 참가하고 있는 사업장들은 대부분 긴 시간 동안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 말살 등의 노동 억압을 당하였으며 길게는 10여 년 동안 근로조건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업장도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정리해고 철폐와 비정규직 철폐, 노동3권 보장은 대선 상황 아래 묻혀버린 실정이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고공의 광고판 사이 불안정한 곳에서 농성하는 6명의 노동자들에게 강력한 지지의 뜻을 전하며 이후 뜻을 같이 하는 기독인들과 연대하여 노동법의 전면 제.개정과 노동3권의 쟁취를 위해 연대하기로 결의했다.

참가한 교회/기관/단체는 다음과 같다: 고난받는이들과 함께하는모임,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빛된교회, 성문밖교회, 새민족교회, 예수살기, 일하는예수회, 영등포산업선교회, 정의평화를 위한 기독인연대, 청지기교회, 촛불교회, 한국기독교학생총연맹, 향린공동체(강남향린, 들꽃향린, 섬돌향린, 향린교회).

아래는 광화문 광고탑 고공 단식농성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기독인 선언의 전문이다.

불의를 뿌리째 뽑고, 정의를 세워라!

"망할 것들! 권력이나 쥐었다고 자리에 들면 못된 일만 꾸몄다가 아침 밝기가 무섭게 해치우 고 마는 이 악당들아, 탐나는 밭이 있으면 빼앗고 탐나는 집을 만나면 제 것으로 만들어 그 집과 함께 임자도 종으로 삼고 밭과 함께 밭주인도 부려먹는구나. 나 야훼가 선언한다. 나 이제 이런 자들에게 재앙을 내리리라. 거기에서 빠져 나갈 생각은 마라. 머리를 들고 다니지도 못하리라. 재앙이 내릴 때가 가까이 왔다." (미가서 2장 1절-3절, 공동번역)

4월 14일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 노동법 제·개정,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며 6명의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이 광화문 인근 광고탑 위에 단식까지 결행하는 목숨을 건 투쟁에 돌입했다. 김경래 동양시멘트지부 부지부장, 고진수 세종호텔노조 조합원, 오수일 아사히 비정규직지회 대의원, 이인근 콜텍지회장, 김혜진 하이텍알씨디코리아 민주노조사수 투쟁위원회 대표, 장재영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이다. 모두 소위 장기 투쟁 사업장의 노동자들이다.

여러분은 아는가!

하루 종일 광화문을 지나는 차량의 소음과 매연, 미세먼지로 인한 답답함과 기침과 두통을!

밤이면 네온사인으로 인한 불빛 때문에 흘러나오는 눈물을!

내려다보이는 광장 나들이객들의 모습과 깔깔대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소리를 들으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건물입구에 진을 치고 있는 경찰들을 바라보는 심정을!

2주째 밥을 먹지 않고 비바람과 낮의 땡볕과 밤의 추위를 맨몸으로 견디는 것을!

아!

절실하다. 가족이 걱정되고 동료가 보고 싶다.

절박하다. 우리가 외치는 소리가 모든 이에게 전달되어 박근혜퇴진처럼 지축을 울리는 큰 함성이 되어야 하는데.

억울하고 비통하다. 정리해고를 제 마음대로 저지르고,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노동악법으로 우리의 모든 것을 빼앗는 자들! 자기의 이익만을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을 노예로 만들기 위해 날마다 못된 짓을 꾸미는 자들에게 당하고 있으니.

주님!

우리의 한탄을 들어주소서.

우리 사회는 약탈적인 자본주의 사회입니다.

일하는 노동자의 절반이 비정규직입니다. 비정규직은 계속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게다가기업주들은 제 마음대로 해고를 합니다. 그런데 법은 우리를 지켜주지 않습니다. 아니 법은 가진 자들이 만들고 집행합니다. 우리의 목소리는 외면당합니다.

이들의 돈으로 정치인, 관료, 언론계, 법조계, 종교계, 학계가 배를 불립니다. 떵떵거립니다.

이들은 우리보고 개돼지라고 부릅니다.

주님!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우리는 주님께서 주신 땅을 빼앗겼습니다.

이제 땅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2백만 명에 불과합니다.

이들의 자식들은 도시에서 2천만 명이 개돼지로 불리며 하루하루 공포와 불안 속에서 연명하고 있습니다.

조그만 장사라도 해보려 발버둥치는 사람들 6백만 명도 장시간 노동 속에 불안합니다.

9백만 명의 어린 자녀들은 부모와 함께 고통 속에 미래의 희망을 품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저녁이 없습니다. 주말도 없고 안식일조차 지키지 못합니다. 사람을 쉬게 하기 위해 주님께서 주신 안식일조차 저들이 빼앗아 갔기 때문입니다.

이집트에서 노예로 살던 우리를 해방시켜 자유인으로 평등한 공동체로 살게 해주신 주님!

저들에게 재앙을 내려주소서.

이 야만의 약탈적 자본주의에서 해방시켜 주소서.

주님!

우리에게 약탈적 자본주의의 상징인 박근혜와 이재용을 단죄한 것처럼,

실제의 해방을 가져올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깨어나게 하옵소서.

우리에게 저들과 맞서 싸울 지혜와 용기를 주시옵소서.

모두가 함께 연대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을 주시옵소서.

거룩한 영을 보내시어 우리에게 힘을 주소서.

해방의 그날까지 전진하는 우리가 지치지 않게 하소서.

주님의 가르침대로 다함께 외치고 마음에 새깁니다.

정리해고·비정규직 노동악법 철폐하라!

노동법 전면 개정하고 제정하라!

완전한 노동3권 쟁취하자!

2017.4.27.

광화문 광고탑 고공 단식농성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기독인들

이인기 ihnklee@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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