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감신대, 영성 채플 중 나온 여성 비하 발언으로 논란 휩싸여

윤 모 감독"딴** 안할꺼다"는 식 막말 쏟아...여성신학회 “혐오 발언에 아멘 할 수 없다"

kamshin
(Photo : ⓒ베리타스 DB)
▲감신대학교 입구 전경.

지난 달 28일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열린 신학기 영성 수련회에서 윤 모 감독이 여성 신학생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문제가 된 윤 모 감독의 설교 내용 중 일부다.

"여기 여자 청년들 이렇게 많은데. 이 사람들 다 사모님 되든지, 아니면 목사님 되든지, 뭐 뭐든지 되겠죠. 그래도 세상에 나가서 딴따라 딴따라는 안 할 거 아니야. 그렇지 않아요? 아니 이중에서 몸 팔고 술 파는 사람은 안 될 거 아니야? 아멘이지."

"우리 집사람이요, 지금도 나한테 꼼짝 못하는 게 왜 그러냐하면, 내가 장인장모님한테 십일조를 꼬박꼬박 하잖아. 교회가 부흥하니까 사례비가 많아져 갖고 십일조가 늘어나니까 더 꼼짝 못해. 왜? 자기 아버지 안 드릴까봐. 안 드리나, 내가 축복 받으려고 하는 거지. 근데요 우리 부교역자들도 그래요. 부모한테 십일조 안 하면 사표내라. 하나님 말씀을 안 지키는데 누가 하나님의 말씀에 영광을 경험하겠냐. 여러분, 부모를 공경하라 땅에서 잘 되고 장수할 것이다. 이게 하나님 말씀입니다. 크게 아멘. 세게 아멘."

"남자 없이 아이를 낳을 수 있어 없어(있어 있어) 있어. 그거 믿지 않으면요. 우리 복음 안 믿는 거지. 근데 그걸 어떻게 믿어. 못믿는단 말이에요. 근데 그걸 믿게 해준 과학자가 있어. 황우석이라는 박사가요. 줄기세포 박아넣으면 사람된다는 거야 남자없이. 그 과학, 논문이 잘못 됐다 그래서 난리났지만, 여러분 눈 바꿔 끼고, 허리 바꿔 끼고, 앉은뱅이 일어나고, 눈 먼자가 눈을 뜨고, 손 마른 자가 손을 펴고 난리가 났어, 이게 병신 없는 세상 살게 되었다고."

이 같은 설교 내용을 들은 학생들은 소셜 미디어 상에서 윤 감독을 거세게 성토했다. 비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 학교 여성신학회는 1일 성명을 내고 "이번 2017년 봄 학기 영성채플에서 있었던 혐오발언들은 한국교회와 감리교단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이어 "만일 우리가 억압적이고 차별적인 성서해석에 아멘이라고 대답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을 억압하고 차별하는 하나님으로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다. 가부장적이며 남성 중심적인 설교, 일말의 혐오가 포함된 모든 설교는 이제 수정되어야 하는 현실에 직면했다. 더 이상 그런 설교에 아멘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성신학회는 이어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감신대 캠퍼스에서 혐오 발언을 규탄하는 피켓시위도 벌였다.

아래는 여성신학회가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우리는 혐오 발언에 "아멘"할 수 없습니다
- 채플혐오발언 반대시위를 앞두고

역사적으로 성서는 억압의 도구가 되기도, 해방의 씨앗이 되기도 했다. 성서는 시대에 따라 노예제를 찬성하거나, 여성을 억압하는 권력자들의 도구로 호출됐다. 지금도 여성 안수를 금지하거나 어떤 권력을 위해 동원되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 다른 한편에서 성서는 자유와 해방의 원동력이었다. 노예제도, 빈곤, 성차별주의가 하나님의 뜻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근거가 되었다. 슬프게도 지금 이 때에 한국교회가 성서를 억눌린 자들을 위한 해방의 언어로 사용하고 있는지는 철저한 재고가 필요해 보인다.

이번 2017년 봄 학기 영성채플에서 있었던 혐오발언들은 한국교회와 감리교단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 날의 설교는 지금도 어느 강대상에서 반복되고 있는, 이상할 것 없는 설교다. 신학이 필요 없다고, 대형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성공해야 한다고, 성서에서의 여성들은 음란에 빠지게 하는 장본인이라고 하며 말이다.

만일 우리가 억압적이고 차별적인 성서해석에 아멘이라고 대답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을 억압하고 차별하는 하나님으로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다. 가부장적이며 남성 중심적인 설교, 일말의 혐오가 포함된 모든 설교는 이제 수정되어야 하는 현실에 직면했다. 더 이상 그런 설교에 아멘 할 수 없다.

우리는 가부장적 문화의 산물로서 남성위주의 언어로 표현된 성서가 과연 성스러운 경전이 될 수 있는지, 만일 그렇다면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물어야한다. 설교는 모든 이들을 위한 설교가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돌이 아니라 빵이 되게 하는, 바로 그것이 설교의 이유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강대상 위에서 저지르고 있는 참상을 직시해야 한다. 교회가 사회의 암적 존재가 되어감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한국교회의 강대상에서 쏟아져 나오는 혐오 발언을 아멘으로 승인할 수 없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이 돌이 아니라 빵이라는 것을 믿는다. 따라서 강대상 위에서의 모든 혐오발언에 반대한다. 이것이 우리가 시위하는 이유이자 우리의 신앙고백이다.

2017년 3월 1일
감리교신학대학교 여성신학회 WOM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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