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양심적 병역거부 논란, 올해도 이어져

법원 마다 엇갈리는 판단 내놔, 헌재 세 번째 위헌심판

NYT
(Photo : ⓒ 미 뉴욕타임스 화면 갈무리 )
양심적 병역거부 논란은 올해에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미국 유력 신문인 뉴욕타임스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인권침해를 고발한 적도 있다.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는 몇 해째 논란거리다. 이 같은 논란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인천지법 형사8단독 이연진 판사는 15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박 모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사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2명의 여호와의 증신 신도에 대해서도 똑같이 무죄 판단을 내렸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양심의 자유는 정신적 자유 중에서 핵심적인 기본권"이라며 "피고인들의 입영거부는 헌법이 추구하는 핵심가치인 양심의 자유가 보호하는 범위 안에 있다"고 판결 취지를 설명했다. 또 "피고인이 비전투적 성격의 대체복무는 기간이 더 길고 더 힘들더라도 이행하겠다는 의사도 있다. 다른 병역기피자들과 법질서 위반 정도가 동일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수원지법에서는 상반된 판결이 내려졌다. 지난 1일 수원지법 형사1단독 고일광 판사는 종교를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고 판사는 "종교적 신념에 의한 입영거부가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라는 피고인 주장이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는 데 개인적으로 동의하지만, 법을 집행하는 판사로서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1심에서는 무죄판결을 받았다가 항소심에서 뒤집힌 경우도 있었다. 7일 인천지법 형사항소4부 김현미 부장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 B씨에 대해 원심을 깨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 판결 직후 검찰은 "헌법에 의해 양심의 자유가 보장된다는 이유만으로 A씨가 병역의무 이행을 거부할 수 없다"며 항소했다. 재판부도 "A씨의 양심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하더라도 헌법상 허용된 정당한 제한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현행 병역법(88조)은 현역 입영이나 소집통지서를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하면 3년 이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원은 해당 법안에 따라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군 복무 기간에 상당하는 1년 6개월 이상의 형을 부과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무죄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잦아지는 추세다. 2015년 5월 이후 광주지법 7건, 청주지법 3건, 수원·인천지법 각 2건, 부산·전주지법 각 1건 등 지난 2년 동안 총 16건에 대해 무죄판단이 내려졌다. 또 대체 복무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 법안에 대해 헌법소원이 있었으나 헌법재판소는 2004년과 2011년 잇달아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단, 헌재는 지난 2011년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국회에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을 보호하는 입법을 권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국가인권위원회는 헌재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것은 보편적 인권인 양심인 자유를 침해한다"며 "대체복무제로 국방의 의무와 양심의 자유를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서를 낸 바 있다. 한편 헌재는 2015년 양심적 병역거부로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 3명이 헌법소원을 제기함에 따라 병역법 88조의 위헌 여부를 가리는 3번째 위헌 심판을 할 예정이다.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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