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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재]이름없는 하나님과 이름있는 하나님...

제1회 갈릴리복음 성서학당
(하나님과 창조세계)

제2강 주제: 이름없는 하나님과 이름있는 하나님: 야훼이름 바로알고 말하기

 

Ⅰ. 들어가면서 문제의식

  1. 사물, 사건, 동식물,  신적 존재에게 이름을 짓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2. 종교의 ‘궁극적 실재’에게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
  3. 종교마다 신들의 이름이 다른 숫자만큼 다수의 신들이 존재한다는 말인가?
  4. 제국과 국가마다 이름이 다른 왕이나 대통령이 통치하듯이, 이름이 다른 신들은 영적 세계를 지배하는 주권영역을 경쟁적으로 분활 통치한다는 말인가?
  5.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구약 이스라엘인들이 부르던 신명 야훼(여호와)를 어떤 의미에서 부르는 것인가? 왜 신약성경에는 예수와 제자들이 유대임들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교훈과 기도문에 야훼(여호와)라는 신명(神名)이 나타나지 않는가?


Ⅱ. 道可道,非常道; 名可名, 非常名 구절의 우리말 번역문 음미

  유영모:길 옳단 길이 늘 길 아니고, 이를만한 이름이 늘 이름이 아니라.
  김용옥:도를 도라고 말하면 그것은 늘 그러한 도가 아니다. 이름을 이름지우면 늘 그러한 이름이 아니다.
  이현주(대담자 장일순): 道를 말로하면 말로 된 道가 道 그 자체는 아니다. 이름을 붙이면 이름이 곧 이름의 주인은 아니다.

* 위 세 가지 번역문이 공통으로 말하고자 하는 점은, 언어적 규정은 제약과 한계를 가지므로, 언어가 드러내려는 그 실재자체를 온전히 드러내지 못하고 도리어 제한하고 만다는 사실을 깨닫고 살라는 말이다. 언어(말)의 본질은 진리나 실재를 드러내 보이면서도 동시에  가리우는 모순된 이중기능을 갖기 때문이다.

* 사물과 사건과 인물과 신적존재에게 이름을 붙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1)분별하여 지시하는 기능:다른 것들로부터 특정한 실재를 구별하여 내려는 혼동되지 않도록 하려는 목적.
(2)언어가 지닌 근원적 힘과 축복신앙:  이름이 가진 말의 힘(주술적 힘, 기복적 능력)을 무의식으로 전달하여 축복하려는 희망.
(3)이름과 실재의 동일성을 전제: 이름과 이름을 지닌 실재의 본질적 동질성을 믿는 고대적 사고방식의 결과다. 이름따로 있고 이름을 가진 실재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름이 곧 그 실재이다. 어떤 이름이 불려지고 현존하는 때와 장소에 그 이름의 실재가 현존한다.
* 성서(구약성서)에 많은 신들의 이름이 나타나며(마르둑, 바알, 엘로힘, 엘, 아데미, 제우스), 이스라엘 백성은 다양한 종족이 섬기는 신들의 세계 속에서 살았다. 현대 종교신학자 죤힉 교수(Prof. John Hick) 『하느님은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God has many  names)라는 책을 썼다. 그의 말하려는 요지는 저급한 신령들을 섬김으로써 양재초복(禳災招福)하려는 기복신앙을 제쳐두고서라도, 세계고등종교들이란 결국 ‘궁극적 실재’에 대한 해당문화-언어권의 구체적 신명표현이라는 것이다. 에베레트산은 하나뿐인데, 그 명산을 부르는 이름은 다양하다는 말이다.


Ⅲ. 히브리적 사유세계에서 야훼신명계시와 제의적(祭儀的) 성별화(聖別化) 과정

1. 구약성경의 기본적 고백에 의하면, 이스라엘 백성(민족)과 야훼(여호와)신과의 관계는 고대에 흔한 혈통적 관계가 아니고, 계약적 관계라고 고백한다. 한마디로, 자동적으로 야훼신이 이스라엘 편이 되어주는 국가신, 민족신이 아니라는 말이다. 떠돌아다니던 이름없는 무리들과 에집트 종살이하던 노예들의 울부짖음에 긍휼심과 자비심을 신적 속성의 본질로 지니신 야훼신이 개입하고 선택하여 특별한 관계를 맺게되었다는 것이다.(신명기 26:5-11) 이스라엘의 예언자들은 이스라엘백성이 야훼하나님을 그들의 민족신, 국가신으로 만들려는 시도에 늘 비판적으로 저항하였다.
2. 구약성경에 의하면, 이스라엘 백성의 족장들이 섬기던 하나님은 고대 중동지역의 강렬한 신으로 숭앙되던 엘(El)이라는 신이었다(임마누엘, 벧엘, 엘샤따이). 출애굽사건을 계기로 모세를 통해 자기를 계시하신 야훼(YHWH) 신과의 점진적 동일시를 통하여, 엘 신앙은 야훼신앙으로 융합되었다.
3.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에 입주한 후, 토착종족들의 다양한 이교신앙에 대결하면서 이스라엘 성소를 중심으로하는 야훼유일신 신앙이 더욱 강화되었다. 구약성경 원문에는 야훼라는 신명이 6,700회나 등장하지만, 야훼의 거룩하심과 절대초월적 신성이 강조되면서, 유대인들은 감히 야훼라는 신명자체를 입술에 올려 호칭하기를  삼가 하여 ‘주 하나님’(아도나이)이라고 부르며 헬라어 번역성경에서 주(큐리오스)로 바꿔 부르게 된다.


Ⅳ. 야훼라는 신 이름의 계시와 그 이름의 의미해석

1. 구약성경 출애굽기 3장에 의하면, 모세가  ‘불타는 떨기나무’의 종교황홀과 거룩체험이 동반된 소명기사 속에, 모세를 택하여 에집트왕 바로에게 와 이스라엘 백성에게 모세를 메신저로 보내는 신이 누구인가를 계시하는 형태로 되어 있다. 모세는 고대사회에서 신적 소명을 받은 진실성과 권위를 담보하기 위하여 그를 부르고 보내시는 신의 이름을 알아야 했던 것이다.

(2) 출3:14절을 한국어, 영어, 독일어로 읽으면 다음과 같다.
한글번역본 - 하나님이 모세에게 이르시되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니라. 또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같이 이르기를 스스로 있는 자가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라.
 
영어번역본 - God said to Moses, "I AM who I AM". And he said to Moses, "Say this to the people of Israel, 'I AM has sent me to you'".

독어번역본 - Gott sprach zu Mose:Ich werde sein, der ich sein werde. Und sprach: So sollst du zu den Israeliten sagen: Ich werde sein, der hat mich zu euch gesandt. 

* 위 3개국 언어로 번역된 ‘스스로 있는 자’(한글), ‘I AM who I AM'(영어), ’Ich werde sein, der ich sein werde'(독일어)로 번역된 히브리어 발음은 ’aheh 'asery ihyeh이다. 기본자음 4글자 YHWH(야훼로 발음된다) 라는 단어의  뿌리는 <하야>(hyh / HaYaH>) 인데 그 동사 어근의 의미는 <떨어지다, befall>,<되다, become>, <생존하다, be, exist, to become>등을 의미한다고 히브리어학자는 말한다. 결국 야훼(에흐에)의 어원이 의미하는 것은 스스로 존재하시며 만물을 존재하게 하며 고통 받은 피조물에 대한 자비와 긍휼심을 말한다. (출34:6)


Ⅴ. 야훼라는 신명이 지닌 신학적 의미

1. 그 하나님은 고대사회 제사종교에서 흔히 당연하듯이 여기던 것처럼, 일정한 제물을 차려놓고 일정한 제문과 주문을 사제가 반복하면 당연히 제사현장에 출현하는 피동적 제사응답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스스로 계신이, 스스로 현존하고자 하는 때와 장소에 절대초월적 자유를 가지고 임재하는 주권자로서 하나님이라고 이스라엘 백성이 겪은 하나님 체험이요 고백이었다.

2. 야훼라는 신의 본질적 속성은 고통 받는 피조물에게 긍휼과 자비를 참지 못하는 ‘긍휼의 하나님, 은혜의 하나님’이라는 신체험이요 고백이다. 야훼 하나님은 통치계급의 이데올로기로서 복무하는 왕족들의 하나님이 아니라, 고난 받고 울부짖는 사람들을 구해내고 그들을 해방시키는 ‘자비와 공의 하나님’이라는 고백이다.

3. 야훼라는 하나님은 어떠한 특정 민족, 국가, 문명,종교가 독점하거나 그것들에 예속된 신이 아니라, 거룩․신실․공의․평등․인애․자유․사랑(긍휼)의 속성을 지닌 하나님이라는 것이다.

4. 한국 그리스도인들이 야훼(여호와) 신명을 부르며 기도할 때, 만약 본래 신적속성을 소홀히 여기고, 전통적 동아시아 신들을 대체하는 외래신으로서, 유대인들의 고대신의 배타적 신으로 이해한다면 “달을 보지 못하고 손가락만 보는 꼴이다”이 된다.

5. 이름있는 하나님은 일정한 신앙공동체가 경험한 ‘거룩한 실재체험’의 언어적 표현이다. 그 신 이름은  일반적 의미의 고유명사라기보다는 신적 본질속성 경험에 대한 고백이자 그러한 신 자신의 자기계시에 대한 인간측의 응답적 고백체험이기도 한 것이다.

6. 제2장의 결론에 대신하여 핵심을 말하자면 아래와 같다:
종교생활에 있어서, 이름을 지닌 구체적 하나님을 부르고 모신다는 것은, 현실적 신앙인이 필요로 하는 신앙대상의 구체성과 살아계시는 현실성을 충족시키는 ‘신앙의 역동성’을 담보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그 살아계신 하나님에 대한 구체적․역동적 신체험의 표현으로서 ‘신이름 부르기’를 배타적 독점의식으로 가진다면, 그는 ‘이름 붙일 수 없고 규정 할 수 없는 영원하신 하나님’을 제약하고 우상화시키는 위험아래 언제나 노출된다는 사실을 명심함이 중요하다. 참 이스라엘 신앙인들은 ‘신 이름 야훼’를 망녕되게 부르는 것, 함부로 부르는 것, 남용하고 욕망충족의 방편으로 오용하는 것을 엄정하게 경고하고 금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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