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칼빈의 종교개혁 실천의지 '교회법'에서 나타나

평화한국 제4회 리더십 아카데미서 주도홍 교수 강연

▲ 백석대 주도홍 교수가 21일 오후 연세대 신학관 B104호에서 평화한국 리더십 아카데미의 첫 강사로 나서 칼빈의 교회법을 조명했다 ⓒ베리타스 
종교개혁자 칼빈(1509∼1564). 칼빈이 종교개혁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말 뿐이 아니라 행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젊은 날에 열정을 쏟아 낸 책 ‘기독교 강요’의 이론을 실천할 무대로 제네바를 택했다. 그리고 그 실천의 강력한 의지를 성만찬 규례를 통해 보였다.

(사)평화한국(대표 허문영) 주최로 21일 연세대학교 신학관 지하 1층에선 국제적 인물의 리더십을 탐구하는 제4회 리더십 아카데미가 열렸다. 이날 리더십 아카데미의 첫 강사로 나선 주도홍 교수(백석대 교회사)는 올해로 탄생 500주년을 맞는 칼빈의 리더십을 조명했다.

슈트라스부르크에서 3년(1538∼1541)의 생활을 마치고 제네바로 돌아온 칼빈은 자신을 부른 제네바에서의 개혁을 구체화하기 위해 3대 프로그램을 짰다. 교리문답, 예배모범, 교회법이 그것이다. 주 교수는 이 중에서도 교회법을 뽑아 칼빈의 리더십을 조명했다.

독일의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1483∼1546), 슈트라스부르크의 마르틴 부처(1491∼1551)와 마찬가지로 종교개혁자 칼빈에게도 ‘성만찬의 공동체’인 교회는 하나님의 교회이면서 사람들의 교회였다. 그런 맥락에서 칼빈의 교회법은 일종의 ‘성만찬의 규례’라고 할만 했다.

주도홍 교수는 “주의 만찬(Lord's Supper)에 부름 받은 보이지 않은 하나님의 선택에 근거를 두고 있는 칼빈의 교회이해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이해와도 다르지 않았다”며 “칼빈의 교회법은 세상과 교회를 구별하는 시금석으로 제네바를 이 교회법 위에 견고히 세우려는 칼빈의 강력한 의지의 결정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칼빈의 ‘기독교 강요’(1536)의 정신에 뿌리를 둔 제네바교회법은 매 3년마다 6월 첫 주일에 성 피에르 교회에 모인 시민들 앞에서 낭독되었고, 제네바의 시장과 함께 여기에 모인 시민들은 손을 들어 하나님 앞에서 성실히 지킬 것, 교회 규례에 가감하지 않을 것을 엄숙히 선서했다.

주 교수는 제네바교회의 당시 시대적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칼빈이 거주하는 제네바에는 당회도, 출교도 없어 말 그대로 여간 어렵지 않은 상태에 이를 수밖에 없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칼빈은 순전히 교회공동체를 위해 교회법을 만들어야 했던 것이다”

칼빈의 제네바교회법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제1부는 네 직분(목사, 박사, 장로, 집사)을 다루며 제2부는 교회생활의 규례를 제시한다. 특히 교회생활의 규례는 성례에 관해, 성찬에 관해, 찬송에 관해, 혼인 서약에 관해, 장례에 관해, 병자 방문에 관해, 갇힌 자 방문에 관해, 성찬참여 허락과 교회치리에 관해, 1560년 11월 9일 대의회가 확정한 이전 장로 선출 규례와 성찬참여 금지에 대한 설명, 본 교회법의 시행에 관해 등이었다.

주 교수는 “칼빈의 교회법에는 그가 앞서 받은 부처의 영향과 나름대로의 이해, 해석이 분명하게 보이며 그러면서도 그의 독특성이 종교개혁에의 실천적 의지와 함께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그의 ‘기독교 강요’와 ‘신앙의 가르침’은 종교개혁의 이론적 의지를 보인다면, 칼빈의 이 교회법은 제네바를 말씀의 도시로 구체화하려는 강력한 의지가 현실적인 규례, 곧 교회의 네 직분을 통해 성찬의 규례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성찬예식에 소홀한 한국교회에 칼빈의 성찬 규례를 반면의 거울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주 교수는 “성찬의 의미를 왜곡하고, 또는 성찬을 소홀히 여기는 교회에 도전이 아닐 수 없다”며 “신학적 근거가 있는 강력한 성도의 삶, 성화를 종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칼빈의 교회법이 오늘날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로는 “첫째로 교회를 성찬식을 겨냥하여 더 분명하고 확실하게 세상과 구별해 선택받은 성도들의 모임으로 교육하고 영적으로 성장하게 하는 일을, 둘째는 교회와 세상과의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소통하는 일인데 단지 복음전파만을 생각하는 좁은 의미의 선교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사랑과 봉사 그리고 섬김의 대상으로 역동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을 요청한다”고 주 교수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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