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신대 학생들은 이사회 결정에 반발해 신임 강성영 총장의 출근 저지에 나섰다.
총장 선임을 둘러싸고 불거진 한신대학교 학내 갈등이 이사회 개방이사인 김 모 목사의 소송 제기로 증폭될 전망이다.
김 모 목사는 5월10일(화) 수원지방법원에 한신대 이사회(대표 이극래 목사)를 상대로 총장선임결의 무효확인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김 모 목사가 법원에 낸 고소장엔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기장)의 역할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다. 아래에 고소장 일부를 인용한다.
"개방이사인 자신과 박 모 목사는 타의에 의해 총장선임의 건에서 투표권을 부여받지 못했다."
"(기장)교단에서는 2명의 개방이사가 교단 승인을 받지 못했다며 총장선임결의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었다."
"교단 고위임원 A씨는 자신과 박 모 씨를 총장선임결의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강하게 압박했다. 교단 임원이 피고(한신대 이사회)의 이사장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 수 있으나 종교단체가 설립한 산하의 학교법인은 교단에서 사실상의 결정권을 지니고 있다."
일단 현시점에서 김 목사의 입장은 일방적 주장이고, 진위여부는 법정 공방을 통해 가려져야 한다. 그러나 만약 김 목사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면 엄청난 파문을 일으킬 가능성은 높다.
그런데 김 모 목사의 주장이 사실임을 뒷받침해주는 단서는 있다. 기자는 지난 4월1일 이사회 법조 대리인인 ㅈ변호사와 전화통화를 했다. 이때 ㅈ변호사는 3월31일 총장선임을 위해 열린 이사회에 11인의 이사가 참석했고, 총 4차례의 투표를 통해 강 아무개 교수를 총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모 목사도 고소장에서 4차례의 투표를 통해 강 아무개 교수가 총장으로 결정됐다고 했다. 주목할 점은 참석한 이사들의 수자다. 김 모 목사는 이사회에 13인이 참석했는데 이 가운데 자신과 박 모 목사는 ‘타의에 의해' 투표권을 부여받지 못했다고 했다. ㅈ변호사가 참석한 이사들이 11명이라고 언급한 점에 비추어 본다면, 두 명의 개방이사가 의사결정에서 원천 배제됐을 가능성이 높다.
총회 임원 개입 사실로 드러나면 파장 불가피
총회는 한신대 학내 갈등에 극도로 말을 아껴왔다. 이에 대해 본지는 지난 4월21일자 기사에서 총회 관계자의 언급을 인용해 "총회가 학내 사태를 예의주시한다"고 보도했다. 이러자 총회 측은 공문을 보내 오보라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공교롭게도 공문 발신인은 김 모 목사가 지목한 총회 고위임원 A씨다.
기장교단과 한신대는 예언자적 영성, 그리고 민주주의의 요람이란 자부심이 남달랐다. 그러나 최근 한신대 학내갈등은 기장 교단의 자부심을 무색케 한다.
우선 이사회는 한신대 총장 선임과정 모두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총회는 김 모 목사가 지목한 해당 임원의 직무정지와 함께 그가 총장선임 과장에서 실제로 막후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밝혀야 한다.
한신대 학내갈등, 법정 공방으로 번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