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수 목사
성경본문
신명기 8:11-20
설교문
마음이 강퍅한 애굽의 바로는 이스라엘 백성을 놓아 주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거부하였습니다. 이미 아홉가지 재앙을 당하였음에도 바로는 완악한 마음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마지막으로 초태생을 치는 재앙을 내립니다. 애굽의 왕으로부터 백성과 그리고 가축에 이르기까지 처음 태어난 것이 죽는 것이었습니다. 한편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재앙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어린 양을 잡아 그 피를 집집마다 대문에 뿌리라고 했습니다. 마지막 심판이 있는 날 밤, 죽음의 기운은 애굽 전역을 다니면서 장자를 쳤습니다. 하지만 양의 피가 뿌려져 있는 집의 생명은 온전히 지켰습니다. 날이 밝자, 애굽 전역에는 초태생을 잃은 곡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비로소 바로는 항복을 합니다. 바로는 모세와 아론을 불러서 너희들이 원하는 대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어 내어 광야로 나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라고 합니다. 430년 종으로부터의 해방은 도적 같이 왔고 이스라엘 백성은 미처 대처할 준비도 없었습니다. 또한 바로의 마음이 변할까봐 애굽탈출은 매우 다급하였습니다. 그래서 백성들은 발효를 기다릴 것 없는 누룩 없는 빵, 무교병을 급히 구워 먹고 애굽을 탈출하였습니다.(출 12:39-42) 이런 연유로 출애굽을 기념하는 유월절과 누룩없는 빵을 먹는 무교절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제 하나님은 출애굽 구원을 일으키신 후에 이 감격적이고도 놀라운 구원의 사건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특별히 후손들과 함께 무교병을 구워 먹으면서 그날의 구원을 잊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오늘의 복된 삶은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베푸신 구원의 은혜였음을 자손대대로 가르치라고 하셨습니다. 이렇듯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존재하게 된 나라였습니다. 수백년 동안의 긴 압제와 고통을 벗어나게 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우리의 삶을 돌아봅니다. 우리에게는 출애굽의 역사가 없습니까? 430년으로 상징된 길고 긴 내 인생의 깊은 구덩이에서 나를 건져내신 하나님의 은혜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곧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입니다. 하나님께서 유월절의 어린양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셔서 저를 십자가에 달려 피흘려 죽게 하신 것은, 바로의 압제에 놓인 삶에 어린 양의 피를 뿌려 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내 영혼의 문에 어린 양의 피를 뿌린다는 것이요, 그것은 곧 사망에서 생명의 삶을 산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스라엘의 존재의 근거가 출애굽 하나님의 은혜였듯이, 우리의 삶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이라는 구속의 은혜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인간의 교만으로 인하여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망각하고 부정하는 일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모세는 그것을 염려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결코 잊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네가 먹어서 배부르고 아름다운 집을 짓고 거주하게 되며 또 네 소와 양이 번성하며 네 은금이 증식되며 네 소유가 다 풍부하게 될 때에 네 마음이 교만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릴까 염려하노라"(출 8:12-13)
오늘 우리는 여신도회 헌신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여신도회 전국연합회에서 내려준 설교 제목은 "주님의 성찬을 기억하며 생명의 길을 걷게 하소서"입니다. 이 제목은 올해 9월까지 지속되는 제100회 총회의 주제인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라"에서 나온 것입니다. 주님의 성찬을 기억하라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죽음으로 우리를 구원하신 피와 살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곧 하나님께서 베푸신 구원의 은혜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주의 성찬을 기억해야 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우리의 교만 때문입니다. 교만은 구원의 은혜를 망각하게 만듭니다. 교만은 마귀사탄의 속삭임으로서 하나님을 버리고 내 자랑과 내 재주로 살 수 있다고 우리의 믿음을 미혹합니다. 생각해 봅시다. 언뜻 보기에는 하나님의 은혜 없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공로 없이 살 수 있다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십시오. 인생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새해 문을 열자마자 원자 폭탄의 100배 내지는 1000배의 위력을 가진 수소 폭탄이 우리의 앞마당에서 터졌습니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인 북한에서 가공할 무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누가 알았겠습니까? 배를 타고 수학여행 가던 어린 학생들이 바다에 빠져 300명이 수장 당할지를 누가 알았겠습니까? 사막의 낙타가 걸리는 감기 바이러스가 사막 없고 낙타 없는 우리나라에서 유행할지를 누가 알았겠습니까? 왕의 권세도 내일 일어날 일에 대하여 무능력할 뿐입니다. 그저 우리는 본다고 하지만 앞을 보지 못하는 소경과 다를 바 없는 것입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하여 단호하게 말합니다. "네가 만일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리고 다른 신들을 따라 그들을 섬기며 그들에게 절하면 내가 너희에게 증거하노니 너희가 반드시 멸망할 것이라"(신 8:19) 그렇습니다. 모세가 염려하였던 이스라엘 백성의 교만은 곧 우리의 교만이요, 보편적 인간의 교만인 것입니다. 이 교만을 버리고 멸망에서 생명의 길을 걷기 위해 우리는 주님의 성찬을 기억해야 하며,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여신도회 헌신예배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베푸신 구원의 은혜를 기억하고 그에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새해에는 생명의 길을 걸어가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