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진보-보수 기독교 진영, 애기봉 등탑에 손 맞잡아

4개 진보-보수 기독교 시민단체, 남북 평화의 십자가 등탑건립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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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지유석 기자)
▲4개 진보-보수 기독교단체는 12월22일(월)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남북 정부당국에 ‘평화와 상생의 남북 평화의 십자가 등탑건립추진위원회’(가칭, 이하 등탑추진위) 결성 및 남북 공동 십자가 등탑 건립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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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지유석 기자)
▲민통선평화교회 이적 목사(왼쪽)와 김영일 기독당 등탑재건위원장(오른쪽)이 합의문을 교환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0년 12월 이후 경기도 김포시 애기봉 십자가 등탑을 둘러싸고 대립해오던 진보-보수 기독교계가 손을 맞잡았다. '기독민주당(기독당) 애기봉십자가등탑재건위원회', '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 '민통선평화교회', '전단살포 및 애기봉등탑반대공동대책위원회' 등 4개 진보-보수 기독교단체는 12월22일(월)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남북 정부당국에 '평화와 상생의 남북 평화의 십자가 등탑건립추진위원회'(가칭, 이하 등탑추진위) 결성 및 남북 공동 십자가 등탑 건립을 제안했다.

이들 4개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2010년부터 지역주민들과 한국 기독교의 진보와 보수는 연말 애기봉 등탑 점등 문제로 해마다 분쟁의 씨앗이 되었고, 반대파 일부의 목사들과 지역시민활동가들은 애기봉 등탑을 막은 대가로 국가보안법 위반이나 집시법 위반이라는 죄목으로 사회 법정에 피의자로 서야하는 아픔을 파생시켜야 했다"고 선언했다. 이어 "올해 점등 '주체 당사자'와 '반대 당사자'가 함께 만나 더 이상 진보 기독교단체와 보수 기독교단체, 또 지역민들과의 충돌을 피하자는 의견이 양측간에 절실히 인식케 되었고 더 이상 민족 소모전이 아닌 남북화합의 성탄트리로 견인시켜 나가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게 됐다"고 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애기봉 십자가등탑 점등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던 진보-보수 진영이 손을 맞잡음으로써 올해 애기봉 등탑은 점등하지 않게 된다. 기독당 김영일 등탑재건위원장은 "남북 정부당국, 특히 북한 측의 승인이 있기 전까지, 등탑을 밝히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민통선평화교회 이적 목사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이 목사는 지난 10일(목) 기독당 김 위원장과 애기봉 성탄기도회와 남북 동시 점등 가능성을 논의했고, 이 논의를 통해 등탑 점등 찬성-반대 주체단체가 접촉하기로 합의를 이뤘다. 구체적인 합의사항은 아래와 같다.

1. '기독민주당(기독당) 애기봉십자가등탑재건위원회', '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 '민통선평화교회', '전단살포 및 애기봉등탑반대공동대책위원회' 등은 애기봉 및 남북평화의 등탑 건립 및 평화통일의 등탑 남북 동시 점등에 합의한다.

2. 위 합의에 따라 남북 정부당국에 위 의제를 제안하고 공동 기자회견을 연다.

3. 남북 동시 점등 이전까지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예배는 허용하며, 합의 당사자들이 서로 함께 기도회에 참여하기로 한다.

이 목사는 제안 배경에 대해 "기독당이 보수색채가 강하나 김영일 목사, 박두식 목사 등은 보수진영에서도 진취적인 사고를 가진 분들이라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고 설명했다. 향후 기독당과의 협력에 대해서는 "이번 합의는 남북 당국에 십자가 등탑 설립을 허가해 달라는 의미다. 남북간 갈등이 불거질수록 성탄 트리는 빛이 나야 한다. 향후 이 문제를 둘러싸고 보수 진영과 대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도 "북한이 십자가 등탑 설립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 기독교가 해야할 역할은 남북한 대화의 물꼬를 터주고 평화를 이루는 일이라고 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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