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잇단 무죄판결에 대해 대법원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광주지법과 수원지법은 각각 지난 5월과 8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그러나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8월27일(목) 지난 해 4월 입영통지를 받았음에도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안 모 씨에 대해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안 씨는 “양심적 병역거부권 행사는 병역법에서 규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위 병역법 조항에서 처벌의 예외사유로 규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이를 처벌하는 것이 헌법 제19조 양심의 자유에 어긋나는 것도 아니다”며 “원심이 이 같은 취지로 판단한 것은 옳고 법령 위반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며 안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우리나라가 가입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8조의 규정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이 위 병역법 조항의 적용을 면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도출되지 않고, 국제연합 자유권규약위원회가 권고안을 제시했다 하더라도 이것이 어떠한 법률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앞서 광주지법과 수원지법이 내린 무죄판결로 인해 촉발된 양심적 병역거부 및 대체복무제 논란을 잠재울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