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1일(목) 캐나다의 <진실과 화해 위원회>가 배포한 요약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의 교회들은 그들이 자국의 원주민들을 학대한 사실을 인정하고 그러한 학대가 재발되지 않도록 확약하는 고통스런 순례를 시작하고 있다.
보고서는 6년간 6,750건의 대담자료를 포함하는 조사내용을 전하고 있는데, 특히, 원주민 아동들을 교회가 운영하는 국립기숙학교에 강제로 수용하여 학대한 사실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그 학교들은 1883년에 운영을 시작해서 1998년에 마지막 학교가 문을 닫았는데, 최소한 3,201명의 학생들이 기숙학교에서 학대나 고의적인 방치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캐나다 성공회의 원주민 주교인 마크 맥도날드 주교는 “교회가 과거의 학대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그런 일이 벌어지도록 허용한 정책을 바꾸려는 조처를 취할 책임을 지겠다는 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교회가 식민지정책에 동조한 사실은 특별히 서구 교회의 결함을 무수히 노정했고 교회의 가르침과 실천이 왜곡되었음을 드러냈다. 화해는 언제나 우리의 정체성에서 핵심을 이루어왔지만 식민화 과정에서 그 의미가 소실되어 버렸던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화해가 복음화의 핵심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우리가 화해를 실행하지 못할 때 우리는 개종강요자일 뿐이다. 화해는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우주를 위해 갖고 계신 계획을 이루기 위한 일종의 영적인 운동이다”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94개항의 권고를 제시하고 있으며, 원주민 아동을 위한 아동복지체계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권고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변하는가?
캐나다의 선도적인 에큐메니칼적 정의 정책제안 기관인 <카이로스 캐나다>(KAIROS Canada)의 제니퍼 헨리 집행위원장은 “차별과 학대의 체제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먼저 과거를 새롭게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국가가 어떻게 건설되었고 그 때문에 현재 우리가 어떤 상황과 곤경에 처하게 되었는지를 새롭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원주민과 비원주민 사이의 평등상 격차를 진지하게 검토할 수 있는가이다. 그것은 단순히 새로운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화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그쳐서도 안 된다. 그것은 반드시 의미 있는 행동을 수반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화해에 대한 이해를 풍성하게 만들 뿐 아니라 행동할 책임을 강화하는 데는 에큐메니칼적인 대화가 필요하다. 캐나다 연합교회의 원주민사역부 실행위원인 매기 맥리어드 목사는 “우리는 에큐메니칼 제휴기관들과 기꺼이 협조하면서 캐나다 정부가 <진실과 화해 위원회>의 행동권고를 실행하도록 요청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울라프 트베이트 세계교회협의회 총무는 “화해는 개인의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원주민들을 차별하는 정책과 법률을 체계적이며 구조적으로 변화시키도록 조처하는 일과도 관련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해란 상호존중의 관계가 개인 사이에서와, 공동체와 구조 내에 형성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의 도덕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우리는 원주민과의 관계를 개선해야할 뿐만 아니라 교회가 구조적인 악에 동참함으로써 스스로에게 끼친 끔직한 결과들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제 보고서를 통해 15만 명의 원주민 아동들이 부모로부터 강제로 격리되어 기숙학교에 수용된 사실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 나타샤 클루카크 캐나다 성공회 성도는 “이런 보고를 듣게 되면 기숙학교에서 저질러지는 학대행위에 대한 관점이 바뀔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성적 학대를 당한 경험과 그것이 평생 육체적이며 정신적인 상처로 남게 된 과정에 대한 증언을 직접 듣게 되면 그 이야기 속에 들어 있는 고통 때문에라도 변화와 의미 있는 조처가 수반될 수 있을 것이다. 생존자들의 목소리가 캐나다 사회와 교회로 하여금 새로운 현실에 대한 희망의 조타수가 되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시했다.
*상기 기고문은 본지와 제휴한 Oikoumene지에 보도된 것을 번역한 것이다. 출처: http://www.oikoumene.org/en/press-centre/news/churches-urge-action-not-just-thought-as-canada-begins-painful-walk-toward-reconcili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