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I. 케직의 영성
1. 케직사경회의 지향점: 고도의 영적 삶으로서 그리스도의 성결 지향
▲복음주의 신학자 김영한 박사 ⓒ베리타스 DB |
아더 피어선은 1895년 여름 무디의 노스필드(Northfield)집회에 참여하여 영국의 케직집회 강사였던 앤드류 머레이(Andrew Murray)와 웹 펠로우(Webb Fellow)의 간증을 들으면서 케직 영성의 깊은 의미를 깨닫게 되었고 그의 생애 마지막 15년을 케직운동에 헌신하였다. 그는 케직 영성의 핵심이란 성결이며 고도의 영적 삶이라는 것을 역설하였다. “케직 영성의 핵심은 그리스도인의 성결(holiness)인데, 피어선은 자신의 교만과 이기심을 회개하고 성결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을 통해 ‘고도의 영적 생활’의 옹호자가 되었다”(Arthur T. Pierson, 류원렬 역, 『영국 케직집회 시작 이야기』, The Story of Keswick and Its Beginnings [London: Marshall Brothers; 평택대학교 출판부, 2014], 11.). 케직의 영성은 설교에서 나타난다.
1) 케직의 설교는 지적인 것이 아니라 영적인 것에 중점을 둔다
피어선은 다음같이 증언한다. “놀라운 배움과 학식, 수사학적이고 웅변적인 재능과 성취, 사회적, 교회적으로 높은 지위는 평가절하되거나 경시되지 않았으나 결코 지나치게 높이 평가되지도 않았다. 케직운동은 영적 가르침이나 삶의 독특한 형태를 지키기에 힘쓰고, 그밖의 모든 것은 이것에 일관되게 종속되었다.... 영적 진리는 그 어느 것이든 효과적으로 가르치려면 간증에 권위가 있어야 한다...”(Pierson, 신현수 역, 40). “케직사경회는 ‘뜨는 설교’와 뛰어난 수사학적 노력으로 쾌적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호의적인 태도로 들을 수 있게 해주는 곳이 아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연설 자체가 하나님과 은밀히 교제하는 가운데 나는 향기를 발한다.” “이 운동은 시작될 때부터 지적인 것보다 영적인 것에 중점을 두었다.... 모두 그분의 면전에서와 같이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Pierson, 신현수 역, 41). “케직이 대표하는 모든 진리는 신약성경처럼 오랜 것이지만 그것은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말씀이 가르치는 것을 보게 하고 그 약속들을 붙들고 복되신 그리스도의 능력을 소유하도록 기도하고 힘쓰는 것을 목표로 한다”(Arthur T. Pierson, 안명준 역, 『지난 반세기의 전진운동』, Forward Movement of The Last Half Century [보이스사, 2008], 63).
케직의 모임은 어느 한 사람에 의해 주도되지 않고 위원회가 이끌어 간다. “케직이 영국에서는 7월말 여러 지역에서 모이는 모임의 중요한 센터이지만 영적 삶을 심화시키기 위해 지역적인 대회들이 케직 지도자들과 교사들의 인도 하에 열린다.” 케직의 가르침은 “소홀했던 진리들을 강화는 것을 제외하곤 새로운 것이 없다.” 단지 “하나님께로 온 단순히 원시적이고 사도적인 방법들로의 복귀”가 있는데 “이것은 제자들에게 예수 그리스도 안에 제공된 축복의 충만함의 체험을 생생하게 해주는 최고의 목적”이다(Pierson, 안명준 역, 70).
케직에서 진리를 가르치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첫날 혹은 둘째 날 죄가 다루어지고 즉각거으로 죄를 떠날 것과 어떤 사람으로 하여금 심판자로서 하나님을 대면하도록 하는 노력과 죄책감, 죄와 필요에 대한 확신을 주고자 하는 노력이 다루어진다. 그 다음날에는 그리스도의 능력과 그리스도와의 참되고 생명력 있는 연합, 성령의 내주하시므로 죄의 방지와 거룩함의 촉진제로서의 하나님 말씀의 적절한 사용 그리고 서로에 대해서 그 용서와 특권과 가능성을 가진 하나님 안에 있는 생명과 같은 주제들이 다루어진다. 그리고 대회의 폐막 무렵 선교지와 그 선포가 촉구되는 토요일의 마지막 모임에서는 예배와 그 상태, 율법과 자질들이 서령의 수여와 충만함에 관한 특별한 강조와 함께 다뤄진다”(Pierson, 안명준 역, 72).
케직의 목표는 “그리스도의 주권에 즉각적이고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것과 참석하는 자들의 내적이고 외적인 삶 모두의 전적인 변화”이다. “거룩함과 자기복종” 또는 “거룩함과 봉사”이다. 케직의 결과는 “하나님이 그의 인을 특별한 축복 속에서 케직의 교훈과 방법의 실제적인 결과에 치셨는데 수만 명의 사람들이 성품과 행동 모두를 변화시키는 생생한 힘이 그들의 삶 속에 들어왔다”(Pierson, 안명준 역, 70)는 것이다.
2) 높은 수준에 이르는 7가지 지속적 단계
케직운동은 일반적인 삶의 질보다 더 높은 수준의 믿음, 승리, 축복의 삶을 시작한 신자들이 일반적으로 통과하는 7가지 주요 단계를 말한다.
① 죄 포기
거룩한 삶을 사는데 지장이 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다. 케직 영성의 특징은 숨어 있는 죄를 발견하여 즉각 회개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것이거나 심지어 그러한 것으로 생각되는 것을 즉각 포기하는 것이다”(Pierson, 신현수 역, 44). 그리하여 양심이 하나님 앞에서 의식적 불순종이나 의무의 불이행에 관하여 깨끗하여 거리낌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② 주의 뜻 순종
하나님의 뜻에 새롭게 복종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생명의 구주로서만이 아니라 매일 삶의 주로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분을 이제 실제적으로 모든 것을 다스리는 분으로 받드는 행위다. 그리하여 “자기 탐닉, 그리고 자기의존과 더불어 자기중심적 삶을 버리는 것이다.”
③ 하나님 섬김
주의 뜻 순종은 이제 영혼을 지키는 말씀이 된다. 그리하여 나의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삶의 중심으로 오게 된다. 하나님의 뜻이 자발적으로 높이 받아들여지고, 그 뜻에 응하는 것이 몸에 배게 되고 자연스럽게 된다. 거룩한 삶이 체질화된다.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인간 존재의 최고목적이 된다.”
④ 하나님과 사귐
하나님을 섬김은 하나님과의 사귐을 하는 것이다. “이 사귐은 가끔 있거나 방해받는 것이 아니라 가깝고도 한결 같은 교제를 말한다”(Pierson, 신현수 역, 44). “사람이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실 것이요 우리가 그에게 가서 거처를 그와 함께 하리라”(요 14:23)고 하신 예수의 약속은 삶의 경험에서 점차적으로 실제적인 것이 된다.
⑤ 소유됨
섬김과 사귐을 통하여 나의 전 존재는 하나님의 소유가 된다. 여기서 전 존재란 영과 혼과 육을 모두 가리킨다. 신자됨이란 더 이상 육의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혼의 차원에서 생각이 변하고 영의 차원에서 가치관이 변한다. 내가 하나님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붙잡으신다. “하나님이 인간의 전 존재, 즉 영, 혼, 육을 소유하고 있다”고 의식하기에 이른다. “더 이상 어떤 의식적 머뭇거림이 없이 전 존재가 기쁘게 하나님의 뜻에 응할 때 우리는 의식적으로 그분의 것이 된다”(Pierson, 신현수 역, 44-5).
⑥ 성령의 채우심
하나님의 소유됨으로써 우리의 영 속에 “인간이 알 수 없는 새로운 기쁨과 평안, 우리 안에 머물러 있는 그리스도의 새로운 계시, 성령의 참된 채우심이 있다.” 성령이 내면을 채우심으로 말미암아 신자의 삶 속에 성령이 주시는 영적 기쁨과 평안이 넘치게 된다. 이를 피어슨은 “우리 안에 머물러 있는 그리스도의 새로운 계시”라고 부른다.
⑦ 봉사
이러한 여섯 단계를 거치면 비로소 신자는 하나님과 사람에 대하여 가장 큰 봉사를 할 수 있는 여건에 이르게 된다. 하나님과의 영적 삶은 자기 구원의 즐거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을 향한 진정한 봉사로 부름을 받는 것이다. “하나님은 진정으로 헌신한 모든 성도들에게 거룩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왕권을 주셨다.” 이 승리의 마지막 단계는 “죄를 이기는 힘, 기도를 지속하게 하는 힘, 그리고 사람들에게 증거하는 힘의 단계이다.” 진정한 영적 삶의 최종단계는 하나님과 이웃을 향한 섬김, 즉 봉사다.
2. 케직 영성의 특징
1) 개인적인 기도에서 은밀한 만남
피어선은 다음같이 증언한다. “온 마음과 삶의 깊은 곳을 하나님께 열어 보이는 사람은 그 이전에는 각종 우상이 감추어져 있던 바로 그 방들이 신성한 사귐과 대화를 할 수 있는 만남의 장소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Pierson, 신현수 역, 52). 피어선은 케직운동이 기도로서 특징지어지며 기도로서 성장했다고 증언한다. “케직운동은 그 무엇보다도 기도가 두드러졌다. 집회의 전체 분위기는 기도로 가득 채워졌고, 매번 기도회들 사이의 간격은 개인적인 혹은 두 세 사람 혹은 그 이상의 사람들이 하나님과의 더 깊은 대화를 위해 간청하는 기도로 채워졌다. 서로는 알지 못했지만, 오직 기도만을 위해 모임이 결성되었다. 하지만 그 모임의 유일한 접착제는 서로의 기도제목과 서로를 향한 매일의 간청기도 제목들이다”(Pierson, 안명준 역, 104).
2) 숨어 있는 죄의 각성
피어선은 다음같이 피력한다. “이러한 집회가 있는 곳이면 그 어디든지 보다 깊은 죄와 필요에 대한 의식, 보다 풍성한 복의 기대, 기도로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감이 있었다.” 피어선은 죄가 영적 삶과 성장에 해가 된다는 사실을 다음같이 피력한다. “모든 죄와 진보를 가로 막는 모든 짐을 즉시 그리고 완전히 버려야했다. 하나님의 말씀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악하다고 계시한 것은 그 어떤 것이든지 징벌 없이 제멋대로 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알고 있는 죄는 모든 영적 삶과 성장에 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파괴시킨다. 이것은 죽음과 연합되며 생명과는 연합되지 않는다. 그것 때문에 교제를 못하게 되고, 평안을 누리지 못하게 되며, 그리스도를 증거하지 못하게 된다. 그것은 진정한 구원의 확신을 갖는 데 치명적이다. 구원이 우리의 공로에 달려 있기 때문이 아니라 불순종이 신령한 것을 보는 우리의 눈을 흐리게 하기 때문이다. 죄가 다른 사람에 대한 진정한 섬김을 가로막는 것은 분명하다. 어떻게 순결과 평안 그리고 능력의 새 삶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이끌 수 있으며, 구원의 확신을 잃어버린 사람이 죄인을 도울 수 있겠는가?”(Pierson, 신현수 역, 45-6).
3) 자기를 쳐 복종시키는 것: 깨끗한 양심 소유
(1)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것 포기
피어선은 다음같이 케직의 영성을 특징짓는다.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것이거나 심지어 그러한 것으로 생각되는 것을 즉각 포기하는 것이다. 양심은 무엇보다도 의식적 불순종 혹은 의무의 불이행에 관하여 깨끗해야 하고 거리낌이 없어야 한다. 거룩한 삶을 사는데 지장이 되는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Pierson, 신현수 역, 44). 즉각 포기는 하나님께 나아가는 출발점이다. “출발점은 죄와 그리고 죄와 관련하여 현재까지 알려진 모든 중압감, 즉, 우리의 믿음의 성장을 저해하고 방해하는 모든 문제를 즉각적으로 포기하는 것이다.... 순간이라도 죄라고 느껴지는 것을 계속하는 것은 성결에 위협을 줄뿐만 아니라, 구원 자체에 대한 희망에도 악영향을 미친다”(Pierson, 류원렬 역, 74-75).
(2) 탐닉으로 의심받는 것 포기
케직운동의 지도자들은 삶에 있어서 탐닉으로 의심받을 여지가 있는 것들은 모두 버리기로 하였다. 피어선은 다음같이 피력한다. “또한 탐닉으로 의심받을 만한 것은 무엇이든 그 의심 때문에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물어야 할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께 유익하도록 해야 한다. 문제를 제기할만한 일이나 쾌락은 계속하면 정죄에 이르게 된다. ‘왜냐하면 믿음으로 좇아 하지 않는 것은 모두 죄이기 때문이다.’ 악한 것은 해가 되기 때문에 필요 없다. 죄된 행위와 해가 되는 습관을 계속할 까닭이 없는 것이다”(Pierson, 신현수 역, 46). 죄와 죄된 것으로 의심되는 습관이나 성향이나 생각(교만, 이기심, 고집, 쾌락, 나태, 안일, 헐뜯기, 증오, 복수심 등)은 신령한 것을 보는 눈을 흐리게 하고 죄인을 구원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에 지장을 초래한다.
4) 성령의 능력 체험
피어선은 증언한다. “사백명 이상이 무릎을 꿇고 수천을 넘는 사람들이 허리를 구부리고 기도하였다. 묵상 기도의 시간이 세 시간 동안 지속되었다. 그곳은 하나님의 임재로 인해 두려움을 느낄 정도여서 기도소리나 노래소리는 방해가 될 것 같았다... 그들은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그들 자신의 죄스러움 그리고 동시에 더할 나위 없는 그분의 능력의 위대함을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경험한 성령의 덧입음을 증언하였을 뿐만 아니라 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회심하였다...”(Pierson, 신현수 역, 76). 오순절 성령 세례에 대하여 피어선은 다음같이 말한다. “당시의 성령 세례는 모든 이를 위해 단 한번 나타난 것으로, 더 이상 그 같은 성령의 유출(effusion)에 대해 오늘날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의심할 바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제자들은 그 축복에 완전히 참여할 수 있고, 오순절의 생명과 능력 안으로 들어가거나, 혹은 그 생명과 능력이 자기 자신에게 들어오도록 요청할 자격이 주어져 있다”(Pierson, 류원렬 역, 80-81).
케직의 성령론을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자기에 대한 죽음’이 먼저 강조된다. (2) 성령의 충만을 즉각 받아들이는 일이 요구된다. 물론 여기에는 온전한 헌신이 전제된다. 성령세례라는 용어보다는 ‘성령충만’이라는 용어가 더 잘 사용되었다. (3) 내주하시는 그리스도의 임재에 대해서이다. 비록 죄를 이기는 능력과 봉사의 능력이 강조될지라도, 케직 가르침의 최종적인 극치는 어디까지나 그리스도 중심적인 데 있다.
특이한 사항으로는 웨슬리주의 및 미국 성결운동의 완전주의 가르침과는 다른 입장을 취함으로써 독자적인 성령세례의 교리를 낳게 되었다. 이들은 성화나 성령세례가 하나이자 동일한 경험이라는 정통 '성결'교리를 거부하고, 오히려 '성화'란 회심 시 시작되어 일생동안 성장하는 과정으로 보았으며, 성령세례는 이와는 별개의 능력부여 (Endowment of Power)라고 주장하였다. 성령세례는 오순절날 제자들처럼 간구하고 기다려야 하는 것이 아니고 근원적인 축복으로서 거듭날 때 받는 은혜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성령을 받은 것과 충만케 되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또한 미국 오순절주의자들의 성령의 은사들에 대한 강조는 성결운동과의 간격을 더욱 멀어지게 했다.
5) 하나님 임재 체험
피어선은 케직사경회에서 일어나는 하나님 임재 체험을 피력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내재하는 현존(indwelling presence)으로서 영혼에 임재하신다는 것이다. 이것이 케직 가르침의 절정이다. 성령의 내재와 내적 사역의 최상의 목표는 의식적으로 우리가 그분을 소유하고 또한 그분이 우리를 소유하는, 인격적인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그리스도가 당신 안에 있다는 것, 이것은 신비로운 것이다”(Pierson, 류원렬 역, 82).
피어선은 미국의 교역자들과 친구들에게 편지하는 케직교사의 글을 인용한다. “대서양 이편에서 내적 삶에 대한 교훈의 영향이 매우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보는 것은 참 기쁨이라네. 그리스도와의 연합은 그의 죽으심과 부활과 자아에 대해 죽은 것으로 여기는 것이며, 성령의 내적 충만함, 믿음의 안식인 가나안을 향하여 요단강을 건너는 삶이라네”(Pierson, 안명준 역, 63).
6) 거룩한 삶 운동: 새 성품으로 변화
피어선은 다음같이 말한다. “그것은 새로운 진리를 찾은 것이라고 하기보다 새로운 삶을 찾은 것이었다. 하나님의 약속과 명령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약속과 그 명령에 순종하는 새로운 힘을 새롭게 파악하게 되었다”(Pierson, 신현수 역, 21). “습관적인 순종으로 하나님께 자신의 뜻을 굴복시키는 것이 모든 거룩한 삶을 살아가는 데에 요구되는 근본법칙이다”(Pierson, 신현수 역, 50). “이 분은 자기 백성에게 끊임없이 말씀하시고 계시되, 오늘날과 같은 패역의 세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너희는 거룩하라. 내가 거룩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평함과 거룩함을 따르라. 이것 없이는 아무도 주를 보지 못하리라”(히 12:14).
케직운동의 중요한 지도자인 홉킨스(Evan Hopkins)는 성결을 죄의 뿌리인 죄성을 거부하는 것으로 설명하지 않고, 악으로의 경향성에 대한 거부로 설명했다. 그러므로 성결은 고정된 정결의 상태가 아니라 성령의 능력으로 계속 유지되어야 되는 노력임을 역설했다.
7) 순종과 헌신의 삶
1874년 여름 브로드랜드 집회에서 일어난 하나님에 대한 항복에 대하여 피어선은 다음같이 기록하고 있다. “1874년 여름 한 사경회가 보로드랜드에서 개최되었다. 성결집회가 학기 중에 케임브리지(Cambridge)에서 개최되었다. 이 때 몇몇 학생들이 그들에게 약속된 복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그들은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연구에서 벗어나 며칠간 조용히 명상과 기도를 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들은 부분적인 복을 경험했다. 그들은 성경이 기록하고 있는 하나님의 뜻에 전적으로 항복하는 것, 주님과 끊임없이 교제하는 것, 나날이 그리스도 안에서 죄의 능력을 물리치는 것 등과 같은 영적 삶이 어떻게 가능한 지에 대해 성경이 무엇이라 증거하는 지 더욱더 알고 싶어했다”(Pierson, 신현수 역, 23). 피어선은 케직 가르침에서 하나님에 대한 섬김이 인간존재의 지고목적이라고 말한다. “순종은 이제 영혼을 지키는 말씀이 된다. 하나님의 뜻이 자발적으로 높이 받아들여지고, 그 뜻에 응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자연스럽게 되며,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인간 존재의 최고목적이 되는 것이다”(Pierson, 신현수 역, 44).
8) 높은 형태의 성결
피어선은 “케직운동의 가르침”에 관하여 다음같이 설명한다. “성결의 높은 형태는 항상 두 가지 실천적인 규칙을 지닌다. (1) 나는 모든 일에서 내 삶의 주님이요 전능자이신 나의 주인을 기쁘시게 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2) 나는 내 이웃에게 유익이 되어 그가 성장할 수 있도록 그를 기쁘게 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Pierson, 류원렬 역, 77). “순종의 의미로 하나님께 의지를 굴복시키는 것이다....”(Pierson, 류원렬 역, 78).
피어선은 무디의 출생지요 고향인 노스필드(Northfield)에서 개최된 1985년 집회에 소개된 케직사경회의 특징을 다음같이 소개하고 있다. “더 훌륭한 것은 사람들이 깨닫는 데에 그치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신령한 약속을 삶에 적용하면서, 죄를 정복하고 믿음으로 여생을 승리하며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새로운 성화의 요단강을 건너 약속의 땅으로 들어간 것이다, ‘케직운동’에 관하여 아직도 미국에서는 ‘수많은 증언들’이 있다”(Pierson, 안명준 역, 215). 케직사경회의 지도자 핸들리 모울 주교는 신자의 성결(Christian Sanctity)에 관하여 다음같이 말한다.
그리스도를 닮는 것
중심의 왕좌에서 자아를 내려놓고 예수 그리스도를 앉혀 드리는 것
아무리 작은 죄라도 일절 타협하지 않는 것
우리의 목표는 하루종일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
매시간 그리스도 안에 거하고 그 분과 그 분 말씀이 우리 안에 거하는 것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이다.
날마다 모든 염려를 그 분께 맡기는 것
환난 중에 평안을 잃지 않는 것
모든 일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보는 것
날마다 순간마다 모든 쓴 뿌리와 원망과 악한 말을 버리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Thoughts on Christian Sanctity” - Handley Moule)
9) 풍성한 승리의 삶
피어선은 케직운동의 시작과 관련하여 케직사경회에 참석한 신자들의 삶에 일어난 풍성한 승리의 삶에 관하여 다음같이 증언한다. “하나님은 자신이 하신 말씀을 이루시려 하신다. 즉, 하나님의 명령의 말씀은 행할 수 있는 능력을 확신시켜 주는 것이라는 것을 그들은 보고 알며 느꼈다. 그러한 경험이 있는 곳에는 간증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마음이 풍성할 때 입이 말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증언이 있는 곳에서 다른 사람들이 듣고 스스로를 위해서 비슷한 복을 추구하러 나올 것이다”(Pierson, 신현수 역, 21). 케직사경회를 통하여 “수백 명의 사람들이 그와 같이 인도함을 받아 그들이 누려야할 권리들을 많은 형제들 가운데 처음으로 난 자이신 그분 안에서 요구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전에 알지 못하였던 죄에 대한 승리, 마음의 순수함, 하나님과의 화목과 하나님의 평안, 그리고 섬김의 능력 등을 체험하게 되었다”(Pierson, 신현수 역, 22).
맺음말
케직운동은 당시 영국만이 아니라 미국의 케직운동가들 중 고든(Gordon), 피어슨(Pierson), 무디(Moody), 토레이(Torrey)와 같은 보수적 복음주의자들의 성결론에 큰 영향을 주었다. 케직운동은 140년 전에 역사적으로 있었던 과거의 운동이 아니라 영국에서도 복음주의 지도자 존 스타트(John Stott)를 중심으로 오늘날까지 전개되었으며 1980년에 한국에 도입되어 한국복음주의협의회를 중심으로 한국의 예장 합동, 통합 등의 한국교회 지도자들(한경직, 임옥, 림인식, 옥한흠 목사 등)이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행하였던 한국교회 영성운동이었다(김명혁, “케직영성과 한국교회,” 2013년 2월 기독교학술원 월례발표회 자료집, 10-21). 여기에 주도적 역할을 한 분이 김명혁 박사(강변교회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장)다. 그는 2000년 7월 15일 –21일, 영국 케직에서 개최된 ‘케직사경회’와 7월 29일-8월 6일 화란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된 ‘암스테르담전도대회’에 참석하여 케직 지도자들의 메시지를 들으며 마음과 영혼에 깊은 감동과 은혜를 받고, 이를 번역하여 『케직, 암스테르담 메시지』(성광문화사, 2002)라는 책자로 출판하였다.
최근 1965년부터 2007년까지 42년동안 케직사경회에서 지도자로 주강사로 활동해온 존 스토트 설교집(John R. W. Stott, 『그리스도처럼』, 존 스토트 케직사경회 설교 1965-2007)이 출판되었다. 그는 별세 전 2007년 고별설교 마지막 부분에서 그리스도를 본받음에 대하여 다음같이 피력하였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목적은 우리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하나님은 우리를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십니다. 다시 말해, 이 일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일입니다”(Stott, 672). 오늘날 한국에서도 평택대학교 신학부(신현수, 안명준, 류원렬 교수 등)가 케직운동의 교사인 피어선이 쓴 케직에 관한 저서들을 번역함으로써 한국교회 안에 소개하고 있으며 개혁신앙의 영성을 추구하고 높은 영성의 삶으로서 성결, 순종, 섬김을 실천하고자 하는 기독교학술원(대표 차영배, 원장 필자)도 지역교회와 협력하여 케직의 위대한 전통을 계승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