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교사운동, ‘교과 프로젝트 전형’ 제안하고 고교등급제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 요청
입학사정관제의 발전 방향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좋은교사운동은 2.23.오후 2시에 좋은교사운동 세미나실에서 토론회를 열어 입학사정관제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였다. 이 자리에는 손종현 경북대학교 입학사정관과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이 발제를 하고 김정희 대교협 선임연구원과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지정토론을 하였고, 입학사정관들이 다수 참여하여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이 날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손종현 입학사정관>
- 고교교육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가르치는 교사의 평가권이 존중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수능 시험의 성격이 졸업고사로 전환되어야 하고 대학은 별도의 평가가 아닌 고교의 평가결과를 활용하여 선발을 해야 한다.
- 대학은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고교의 교육과정과 결과를 읽어낼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고 고교의 교육과정과 대학의 전공과의 연계성을 강화하여야 한다.
- 현재의 입학사정관제는 또 하나의 특별전형으로 고착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앞으로 전체 대입제도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고교 내신의 질적 전환과 함께 입학사정관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확대해야 한다.
<김진우 정책위원장>
- 대입제도는 고교교육 정상화와 공공성의 확보라는 대전제를 가져야 한다. 현재의 수능 중심의 평가 체제가 지니는 획일적 교육의 질을 뛰어넘어야 하며, 학생의 경제적 배경의 불리함을 보완할 수 있는 사회적 공공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 고교교육의 정상화는 고교 교육과정이 다양화되고 질이 높아져야 하는 한편 대학이 이를 존중하여야 하는데 현재의 수능 중심의 구조와 학교의 물리적 여건 등으로 인해 전면적 변화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 그런 가운데 입학사정관제의 도입을 통해 부분적으로 변화의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 학생의 특기와 적성을 평가하여 전형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그런데 문제는 학생의 특별한 활동이 정규 교육과정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 그러므로 고교 교육과정에 영향을 주는 전형이 되기 위해서는 정규 교육과정상에서 일종의 프로젝트형 수업이 이루어지고 이를 토대로 대학이 적격자를 선발하도록 하는 전형이 일정 비율 확보될 필요가 있다. 이를 ‘교과 프로젝트 전형’이라 부른다.
- 이와 같은 전형에 대해 고교와 대학이 연계하여 일정 비율을 확보한다면 이와 같은 프로젝트형 교육과정이 전체 교육과정에 영향을 주어 점진적으로 내신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 아울러 고려대의 특목고 우대로 인한 고교등급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데 자칫하면 입학사정관제도 악용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해 대학의 공공성 확보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고교 서열화 체제를 수평적 다양화 체제로 바꾸는 선발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고, 입학사정관이 학생의 잠재력을 볼 수 있는 도덕성과 전문성이 필요하며, 일정 비율은 내신만으로 전형하는 것이 필요하고, 특목고 전형은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교협과 교과부, 국회 등의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노력이 추진되어야 한다.
<김정희 선임연구원>
- 2009학년도 전형에는 전임입학사정관 수가 40여명에서 200여명으로, 선발 인원 역시 약 300명에서 최소 3,000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 입학사정관제 시범 운영의 결과 예상되는 주요 쟁점은 첫째, 입학사정관의 자격과 역할, 권한 및 신분 보장 등과 관련된 신분과 전문성 확보 여부 둘째, 입학사정관의 입학전형 평가과정 및 결과에 대한 투명성, 공정성 및 객관성 담보 셋째, 고교와 대학 간의 신뢰관계 형성 여부, 즉 고교 자료의 신뢰성 보장 여부, 넷째, 이의 제기시 대학의 대응 조치 등이 될 것이다.
- 입학사정관제의 취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입학사정관의 전문화가 요구되고 무엇보다 고교와 대학의 신뢰에 기반을 둔 연계체제가 확립되어야 한다.
<조기숙 교수>
- 미국의 입학사정관제도의 취지는 공공성의 확보에 있다. 즉 불리한 배경의 학생을 잠재력을 평가하여 사회적 다양성에 입각한 대입 전형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입학사정관제는 공공성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 미국의 입학사정관 전형은 복잡하지 않고 학생의 입장에서는 단일한 자료를 준비하고 대학이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너무 복잡하다.
- 미국의 경우 명문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의 경우 내신은 거의 만점을 받기 때문에 비교과 영역에서 당락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고 이것을 판단하는 데 입학사정관이 개입한다. 그리고 고교의 정보가 축적이 되어 있기 때문에 파악이 용이하다.
- 우리나라에서 입학사정관이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첫째, 학생의 출신에 따른 할당제를 도입하든지, 다양성 지수를 개발해서 이를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둘째, 입학사정관에 배심원을 참여하도록 한다.
<질의 및 토론>
- 입학사정관제를 통해서 공공성을 확보하려는 전략보다는 중등교육의 정상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더 중요한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 사회적 공공성을 중시하는 것은 주요 사립대의 과제이지 지방대학의 과제가 될 수는 없다. 지방대학은 경영논리에 의해 설득이 되어야 한다.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입학사정관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은 지역균형선발이나 기회균형선발 전형과 같은 형태로 풀어나가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 독서활동과 진로관련 활동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그 결과가 전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교과프로젝트 전형도 활용될 수 있다.
- 교과 프로젝트 전형은 대학이 먼저 만들 수는 없고 고교에서 그에 상응하는 교육활동이 존재해야 하는 것이므로 이를 위한 고교와 대학의 협약과 같은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차후에 뜻이 있는 대학과 고교가 상호 대화를 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 교과 프로젝트 전형의 경우 그것을 위한 대학들 간의 전공단위별 일정한 모델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대학이 변별할 수 있는 일정한 평가기준도 필요하다.
- 고교의 정보를 수집하여 DB화하라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고교별로 수집할만한 유의미한 정보가 빈약할뿐더러 활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 추천서나 자기소개의 경우 객관적 증빙자료를 요구하는데 그것이 제한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증빙서류는 생략하되 차후 검증을 통해 허위를 가려내는 방안이 적절하다.
요약
입학사정관제는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기여해야 한다는 원론에 입각하여 좋은교사운동은 ‘교과프로젝트 전형’을 정책 과제로 제시하면서 이를 위해 차후에 대교협과 협의하여 고교와 대학의 연계를 위한 활동을 추진하고자 하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입학사정관제가 공공성에 위배되지 않도록 고교서열화 체제 및 고교등급제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을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기구의 구성도 요청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