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가톨릭과 개신교, 신앙에서 서로 묻고 대답하다

혜암신학연구소 제2회 공개강연회, “가톨릭 신앙과 개신교 신앙”

▲12월 1일 오후 서울 종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1층 소강당에서 혜암신학연구소 제2회 공개강연회가 열렸다. 이날 강연회의 주제는 ‘가톨릭 신앙과 개신교 신앙: 교황 방한의 의미‘였으며, 개신교에서는 김명혁 박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가 가톨릭에서는 함세웅 신부(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가 발표자로 나섰다. ⓒ사진=지유석 기자

혜암신학연구소(소장 이장식 박사)는 12월1일(월) 오후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1층 소강당에서 제2회 공개강연회를 개최했다. 주제는 “가톨릭 신앙과 개신교 신앙: 교황 방한의 의미”이며 김명혁 박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장)가 “천주교와 개신교의 차이와 바람직한 관계”를, 함세웅 신부(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가 “프란치스코 교황 내한의 의미: 한국 가톨릭의 입장에서”를 강연했다. 

김 박사는 천주교의 특징으로 수도원제도와 스콜라주의를 집중적으로 논하면서, 수도원 제도에서 성 프란시스의 청빈의 삶에 주목했고 스콜라신학에서는 토마스 아퀴나스를 중심으로 계시와 자연, 신학과 철학 양자간의 조화를 모색하는 노력을 부각시켰다. 이어 개신교의 특징으로는 루터의 이신득의(以信得義, justification by faith), “Sola Scriptura,” “Sola Gratia,” “Sola Fide” 등의 정신과 칼빈의 『기독교강요』를 중심으로 한 신학사상을 거론했다.  
▲김명혁 박사가 “천주교와 개신교의 차이와 바람직한 관계”란 제목으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그에 따르면, 가톨릭은 이성의 역할을 강조하는 자연주의 신학을 형성하였고 제도적인 교회와 제도적인 성례의 절대성을 강조한 반면에, 개신교는 믿음만을 강조하면서 이성의 역할을 약화시키고, 성서만을 강조하면서 자연의 역할을 약화시키며, 은혜만을 강조하면서 행함의 역할을 약화시킨 데다가 개 교회주의적인 교회의 분열과 무교주의를 초래하게 되었다. 
김 박사는 이와 같은 차이를 드러내는 가톨릭과 개신교의 바람직한 관계가 상호의 장점을 수용하고 단점을 지양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즉, 가톨릭의 금욕주의는 세속주의적인 유행과 값싼 은혜에 치우치고 있는 개신교가 본받아야 할 덕목이기는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전적으로 사모하고 의지하려는 은혜 중심적인 신앙생활의 가치는 개신교로부터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톨릭이 자연과 이성의 역할을 강조하는 점은 지나치게 “믿음만” “은혜만”을 강조하는 개신교가 유념해야 할 요소인 반면에 가톨릭도 제도적인 교회와 성례를 귀중하게 여기되 절대화하지 말고 특히 교황의 무오설을 철회해야 한다. 
이어 강연에 나선 함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에 대한 소회를 밝히면서 교황이 “가슴으로 말한 분”으로서 세월호의 아픔을 껴안고, 말씀에 기초한 강론을 베풀며 실천적 태도를 견지하여 한국교회에 사목적 모범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특히, 교황직과 주교사제직의 핵심적 동등성을 강론이나 행업에서 구현해보였으며 『복음의 기쁨』이라는 사도적 권고를 통해서 끊임없는 회개, 복음에 따른 현실진단, 복음의 선포자가 될 것, 교회공동체와 사제의 모범적 신앙실천, 성령의 활동 등을 강조한 점은 하느님 나라의 실현을 위한 사제와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적 삶과 사회적 책무를 언명한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함세웅 신부가 “프란치스코 교황 내한의 의미: 한국 가톨릭의 입장에서”를 제목으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한편, 함 신부는 교황이 “반민주, 반평화 수구 집단이 강력한 권력을 장악한 한국사회에 대해 나름대로 교황 특유의 사목적 언급[을] 간접적으로라도 [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며 교황의 방한 효과에 대한 아쉬운 점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어 “가난한 삶도 아름답지만 불의를 퇴치하고 불의와 맞서 싸우는 저항과 투신적 결단이 함께 했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도 밝혔다. 
개신교와의 관계에 대해서 함 신부는 과거 유신독재 투쟁 과정에 목사들과 연대했던 경험을 술회하면서, 역사를 공유한 체험이 있다는 점과 투옥된 목사들의 옥바라지를 하는 사모들의 모습에서 마리아의 모습을 연상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한 성령의 역사를 믿고 있다는 점 등에서 가톨릭과 개신교의 소통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는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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