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가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이재민 신부가 발제하고 있다. 논찬은 김은규 성공회대 교수가 맡았다. ⓒ사진=이인기 기자 |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회장 채수일 한신대 총장)는 10월31일(금) 오후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교황 프란치스코의 방한과 한국교회의 개혁과제”라는 제하의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날 명례성지의 이제민 신부가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이후 천주교의 변화”를, 감신대 이정배 교수가 “교회 복음화 없이 세상의 복음화 없다: 프란치스코 교종 방한의 개신교적 응답”을 발표했다.
이제민 신부는 교황이 “교회의 과제가 세상에 기쁨을 선사하는 일”임을 천명했으며 이를 위해 교회가 ‘돈과 힘’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워져서 스스로 가난하고 힘없는 자가 되어야 할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교황의 발언은 교황 스스로가 예수님처럼 중심주의에서 벗어난 인생을 살았고 가난하고 힘없는 자를 품는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그 만큼 설득력을 갖고 있다.
이 신부는 교황의 이와 같은 사목적 지향이 그의 저서인 『복음의 기쁨: 현대 세계의 복음 선포에 관한 교황 권고』에 잘 나타나 있다고 소개하고, 저서의 내용대로 그가 성직자 중심주의와 권위주의도 비판하며 스스로 겸손과 존경을 실천하는 행보를 보였음을 알렸다.
이어 이 신부는 이러한 교황의 방한이 한국 천주교에 남긴 과제가, 첫째, 복음의 기쁨이 “예수님이 그리스도이시라는 것을 믿는 데서 온다”는 사실을 믿고 그리스도처럼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둘째, 다른 종교인들을 개종시키려 하지 말고 복음의 기쁨을 삶 속에서 나누려고 할 것, 셋째, 교회의 일치를 위해 대화할 것 등이라고 분석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정배 교수는 교황의 방한이 세월호 참사와 중첩되는 이유에 주목하면서 “세월호 참사 이후 기독교 교회가 자신의 향방을 급격하게 재설정치 못한다면 복음의 지속화는 물론 새로운 복음화는 한국 사회에서 영원히 구현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의 주장은 교황의 언행과 삶의 태도가 증명하는 복음의 기쁨이 교계 현실 속에서 구현되지 못하고 여전히 수직적 구조를 존속시키려 하고 권력을 탐하며 성장을 최고 가치로 추구하는 것이 교계의 상황이라는 비판적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
이 교수는 가톨릭과 개신교가 선의의 경쟁을 하는 입장에서 “세월호처럼 자본주의화된 교회를 구출해[내는 일]”과 “한없이 가난한 교회, 체제 밖 사유(하느님 나라)를 통해 체제유지적인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일]”을 함께 할 것을 제안했다. 이러한 협력은 “서로가 너무도 다른 종교가 되지 않아야 하겠기 때문에” 제안된 것이며, 동시에 이처럼 교회부터 더 이상 세월호 같은 방주로 존재하기를 스스로 거부하는 몸짓을 보일 때 “세상은 우릴 보고 희망 있다” 할 것이기 때문에 제안된 것이다. 이 제안은 교회의 복음화가 우선되어야 세상의 복음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이 교수의 주제의식을 구체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