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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국제 이주민 학술대회가 열렸다. 대회에 참석한 양국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NCCK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허원배 목사)는 <제17회 이주민 인권과 정책에 관한 한일 국제 심포지엄>을 2014년 10월6일(월)부터 10일(금)까지 일본 히로시마 아스텔 프라자에서 전국기독자연락협의회(외기협)와 일본기독교협의회(NCCJ) 재일외국인의 인권위원회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번 심포지엄의 주제는 “미래의 책임: 동아시아의 화해와 평화”이며, 핵심적인 두 가지 의제는 ‘동아시아의 화해와 평화’와 ‘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주민과 재일동포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증오언설)와 인종차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였다.
첫 번째 의제에 관해서 참석자들은 최근 우경화되어 가고 있는 일본이 평화헌법을 재개정하여 집단자위권을 발동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동아시아의 화해와 평화를 위협하므로 더 이상 역사를 왜곡하면서 과거의 식민지배를 꿈꾸어서는 안 되며, 중국을 겨냥한 한·미·일의 공동 군사훈련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두 번째 인종차별 현상에 대해서도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공동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최근 일본 내에서 도를 넘고 있는 재일교포들을 향한 헤이트 스피치 현상과 한국사회에서 이주민들을 향한 인종차별에 대하여 UN인종차별철폐위원회의 개정 권고안을 받아들여 인종차별 금지법을 양국이 제정하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일본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헤이트 스피치는 일본의 재특회(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를 중심으로 극우 단체들이 재일동포들을 향해 “좋은 한국인, 나쁜 한국인 할 것 없이 다 죽여라,” “조선 여자는 강간해도 된다,” “남경 대학살이 아닌 츠루하시 대학살을 집행하겠다,” “조선이 목매고 뛰어 내려라”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망언들을 공공연하게 공포하는 행태로서 일본사회에서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반면, 한국 사회에서도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다는 이유로 이주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심각한 상황이다.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이러한 두 가지 의제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서를 아래와 같이 발표했다.
<제17회 한국/일본/재일교회 국제 심포지엄 공동성명서>
“이것은 모두 다 하느님께로부터 왔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내세워 우리를 당신과 화해하게 해 주셨고 또 사람들을 당신과 화해시키는 임무를 우리에게 주셨습니다”(고린도후서 5:18)
우리 한국, 일본, 재일의 그리스도인은 2014년 10월 7-8일 전쟁의 비극과 평화에의 염원을 간직한 일본 히로시마현 히로시마시 국제청년회관 아스텔 프라자와 일본 밥티스트연맹 히로시마 그리스도교회에서 “미래에의 책임: 동북아시아의 화해와 평화—한국, 재일 일본교회의 공동과제를 히로시마에서 생각한다”라는 주제 아래 제17회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였다.
한반도의 남과 북이 핵문제를 중심으로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있고,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을 봉쇄하려는 미국의 패권이 흔들리는 변혁기를 우리는 맞이하고 있다. 나라 사이에 영토분쟁이 증가하고 있고 한일 양국의 보수정권에 의해 역사왜곡이 진행되고 있다. 더욱이 일본의 평화헌법 재해석과 집단적 자위권 용인으로 인한 재무장화 및 미군의 재배치와 강화된 한미일 공동 군사 훈련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화해와 평화를 해치고, 참혹한 전쟁에 이를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근년 한국과 일본에서 외국인 주민을 향한 배외주의적 경향이 고조되고 있다. 편협한 국수주의로 인한 차별적, 배외주의적 언동이 인터넷과 매스미디어를 통해서 비판 없이 확산되고 있고, 인권보호 노력들에 대한 협박과 “헤이트 스피치”라고 불리는 차별선동 행위가 거듭되고 있다. 이러한 차별 행위는 양국이 이미 비준한 UN 인종차별철폐 조약에서 명확히 범죄행위로 규정되어 있음에도, 양국은 이에 대응할 국내 차별금지법 제정이 미루어지고 있다. 그 결과 양국의 외국인 주민에 대한 차별적 언동은 증가 일로를 걷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는 배타적인 자민족 중심주의가 이주 노동자 착취제도 개선과 인종차별의 극복을 막고 있다. 한편 일본 사회에서는 과거의 침략과 식민 지배라는 폭력적 역사에 대해 철저히 반성하고 이를 국민적으로 확산하는 일을 소홀이 했기 때문에, 인근 외국들에 대한 적의를 부추기고, 그것이 외국인 주민, 특히 재일한국/조선인을 향한 차별적 언동을 만연하게 하는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동북아시아와 한일 양국의 상황을 우리 한국/일본/재일교회에 모이는 그리스도인은 깊이 우려한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생명의 존엄을 지키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함께 기도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 하나님으로부터 화해와 희망의 복음을 전할 사명을 위탁받은 자로서 증오와 차별이 횡행하는 이 사회 안에서 우리는 침묵하지 말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과거의 폭력의 역사와 대면하고 그 과오를 진정으로 고백하고, 화해와 신뢰가 실현되는 미래로 우리는 함께 나아가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 한국/일본/재일교회에 모이는 그리스도인은 아래 사항에 대해서 함께 실천해 나갈 것을 확인한다.
1. 우리는 동북아시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확산되고 있는 역사왜곡, 영토분쟁과 군비증강을 반대하고, 한·일 양정부가 정의와 평화와 생명을 위해 일하도록 촉구하며 “파수꾼”의 역할을 다한다.
2. 우리는 한·일 양정부가 “인종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외국인 주민과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3. 우리는 식민주의와 인종주의를 초월하여 서로를 살리는 교회와 사회를 형성하기 위해서 서로의 과제와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한다.
4. 우리는 한국/일본/재일교회가 역사교육, 평화교육, 인권교육을 보다 확대하기 위해 서로 교류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5. 우리는 외국인 주민의 권리보장이 복음 선교임을 인식하고, 그 실현을 위해 아시아교회, 세계교회와의 협력을 추진한다.
6. 우리는 이러한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한국/일본/재일 그리스도인의 연대와 협력을 계속할 것을 확인하고, 제18회 국제 심포지엄을 2016년 한국에서 개최한다.
2014년 10월 8일
제17회 한국/일본/재일교회 국제심포지움 참가자 일동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
외국인주민기본법 제정을 촉구하는 전국기독자연락협의회 (외기협)
일본기독교협의회(NCCJ) 재일외국인의 인권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