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전문]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2014년 부활절 메시지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평강이 온누리에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부활은 흑암과 어둠을 이기고 온 세상에 빛을 주신 사건입니다. 우리가 빛 되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거한다는 것은 어둠의 세상을 밝힐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빛 가운데 거하면, 우리 안에 있는 어둠이 사라질 것입니다. 우리 사회 속의 어둠이 물러갈 것입니다. 이 땅에서 어둠의 세력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십자가의 고난을 꿰뚫고 실현되었습니다. 십자가 없는 부활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이에 부활을 소망하는 교회는 그리스도가 받으신 고난을 외면하지 말고, 그리스도가 지신 십자가를 함께 지고 역사의 한 복판을 걸어가야 합니다. 부활하신 주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맡기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이 땅에 생명을 살리고, 정의를 세우고, 평화를 이루기를 원하십니다. 
 
1. 이 땅 위에 생명이 위협을 받으며, 인간의 생명이 가볍게 취급당하는 현실 속에서 생명의 귀중함을 깨닫고 생명을 살리는 일에 교회가 앞장서야 합니다. 
 
최근 칠곡에서 일어난 계모의 아동학대, 극심한 생활고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세 모녀 사건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던져주었습니다. 나아가 비정규직 고용과 무차별적인 해고로 인해 24명의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여전히 해결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무분별한 개발 논리로 인하여 지역 주민들이 고통을 받으며 자연생태계가 신음하고 있습니다. 4대강 개발로 인해 한반도가 신음하고 있습니다. 해군기지 건설로 강정이 아파하고 있습니다. 송전탑 건설로 밀양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핵발전소 건설로 삼척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자연파괴와 함께 지역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 사회에서 소외받고 가난하고 힘없는 이웃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 교회가 더욱 사랑과 관심을 쏟아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무분별한 개발논리로 인해 발생되는 자연의 파괴는 결국 우리 인류 공동체의 파괴라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2. 불의가 가득한 현실 속에서, 거짓이 진리를 가로막는 현실 속에서 정의를 세우는 일에 교회가 나서야 합니다. 
 
법은 이 사회의 질서를 세우는 가장 기본적인 토대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공정하지 못한 법의 집행으로 인하여 법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했습니다. 힘없는 서민들에게는 엄격하게 적용되는 법이, 돈과 권력 앞에서는 한없이 무기력하게 적용되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현실입니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에서부터 부정과 불법이 자행되었다는 비판은 우리 국민이 심각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입니다. 
 
교회는 무엇이 진리이고 정의인지를 바르게 구별해야 합니다. 세상의 권력에 적당히 타협하면서 이익을 취하고자 하는 유혹을 벗어버리고, 어둠의 세상에 빛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정의를 외쳐야 할 것입니다.
 
3. 힘과 폭력으로 이루는 평화가 아닌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이루어가는 평화를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오늘날 세상에서 주장하는 평화는 힘과 폭력에 의한 평화입니다.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상대보다 강한 무기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자신들의 거짓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곳곳에서 갈등을 조장시킵니다. 최근 일본의 우경화와 크림반도의 갈등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움직임은 진정한 평화가 아닌 갈등과 전쟁의 위기이며, 이것은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잘못된 애국심에서 생겨난 것입니다. 특별히 이러한 시기에 남북이 분단된 한반도에서의 평화는 더욱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평화를 이루기 위해 앞장서야 합니다. 서로간의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서 마음을 열고 대화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 앞에 놓여진 현실은 어느 한 가지 문제에 국한될 수 없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것이 곧 정의를 세우는 일이고,
정의를 세우는 일이 곧 평화를 이루는 길이고,
평화를 이루는 길이 곧 생명을 살리는 것입니다.
 
2014년 부활절을 맞이하여 교회는 우리 주변의 다양한 선교 현장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전하며, 우리 주변에서부터 생명을 살리고, 정의를 세우고,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부활의 주님을 바라보며 어둠의 세상으로 나아갈 때 어둠이 물러가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2014년 4월 20일 부활절에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박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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