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종교인 시국선언 둘러싼 개신교, 천주교, 불교 인사 집담회

“사회 내 반공주의가 문제가 아니라 반공종교가 문제”

▲10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신도회관 4층에서 개신교, 천주교, 불교 인사들이 참여하는 ‘종교, 한국 정치를 말하다’ 집담회가 열렸다. ⓒ사진=김진한 기자

개신교, 천주교, 불교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국 정치에 관해 논했다. 10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신도회관 4층에서 열린 집담회에서 이들은 무엇보다 최근 종교인의 시국선언을 둘러싼 종북 논란 혹은 종북 몰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를 놓고 고민하는 한편,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 실현을 위해 종교인들이 해야 할 몫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개신교에서는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김영철 생명평화마당 집행위원장이, 천주교에서는 박문수 우리신학연구소 이사, 이원영 가톨릭평화공통체 공동대표가, 불교에서는 정윤선 참여불교재가연대 사무총장,  정웅기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이 참여해 토론했다. 
 
이날 개신교를 대표해 참여한 김영철 목사는 종교 밖의 성찰도 중요하나 종교 안의 성찰 역시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하며,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생명과 평화라는 화두를 붙들고, 종교인들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근본을 붙들고 나가야 한다는 말인데 문제는 우리 개신교 조차 이런 언어에 익숙치가 않은 점이다. 대다수 개신교인들이 생명과 평화라는 언어가 예수의 언어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교 밖 뿐 아닌 종교 안의 성찰도 중요하다고 했다.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사진=김진한 기자
김진호 목사는 이에 일부분 동의하면서도 "종교 안과 밖을 구분하자는 얘기는 아닐 것"이라며 "종교인으로서 (부딪히는 정치적)현실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종교인의 시국선언이 종북 프레임에 의해 왜곡되는 현상에 대해 "우리사회 반공주의가 문제가 아니라 반공 종교가 문제다"라며 "우리 종교인들의 이러한 반공 종교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 나아갈지 현실적 고민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랍비의 일화를 소개하며 "여러 의미있고, 받아들일 만한 말들을 많이 했지만 그것은 전혀 거들떠 보지 않고 그 중에서 종북적인 발언을 했는지 혹은 北을 이롭게 하는 발언을 했는지 하는 것만 추려내려는 우리 사회의 광기어린 종북 몰이, 반공 종교에 대한 저항이 없이는 현실 변혁을 꿈꾸기는 쉽지가 않다"고 전했다. 
 
앞서 불교측 정웅기 운영위원장은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를 위한 종교인의 과제 중 하나로 "국가의 온전한 중재자 역할 강화"를 들기도 했다. 그는 "현 정부는 특정 계층의 편에 서서 그에 반대되는 쪽에 서 있는 약자들을 억누르려 하고 있다"면서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가는 어느 한쪽 편을 드는게 아니라 그야말로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하여 분쟁이 있는 곳에 화해자를 자청해야 한다. 종교인들이 그런 국가가 될 수 있도록 더욱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주교측 박문수 이사도 거들었다. 그는 "우리사회가 다른 의견도 수용하는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면서 "종교인들은 우상타파 전통을 이어가 절대를 상대화 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저마다 다른 목소리를 수용할 수 있도록 종교인들이 더욱 외쳐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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