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세 종교 학자들, 불교에 “반성과 쇄신 필요하다”

박재순 씨알사상연구소장 등 「불교평론」특집서

▲박재순 씨알사상연구소장 ⓒ베리타스 DB
개신교 신학자이면서 씨알사상 연구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박재순 씨알사상연구소장이 계간 「불교평론」에서 불교를 향해 반성과 쇄신이 필요하다는 평을 밝혔다. 
 
그는 「불교평론」 2013년 겨울호(통권 56호)의 특집 코너 ‘이웃종교에서 보내 온 우정의 충고’에서 “(불교가) 점을 치고 신통력을 부리는 일은 그만해야 한다. 앞날의 일을 예견한다고 자랑해서도 안 된다”며 “영의 종교에는 신통하고 신비한 일이 있겠지만 그것을 자랑하고 내세우는 것은 자비와 진리의 종교가 아니며, 참 종교라면 생명을 살리고 힘 있게 하는 자비와 진리만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조선왕조 5백 년 동안 국가권력으로부터 억압과 학대를 당했으면 국가주의와 유착된 호국불교의 전통을 씻을 수 있었을 터인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조선왕조에서 억압과 학대를 받으면서도 불교는 왕궁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왕궁과 밀착되어 있었다. 임진왜란 때는 스님들이 군대를 조직해서 외적에 맞서 싸우기도 했다. 애국의 관점에서 보면 스님들이 의병을 조직하여 외적과 싸운 것은 의로운 일이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비폭력과 자비의 관점에서, (또) 불교의 본래적인 진리관에서 보면 국가주의와 결합되어서 전쟁과 살육에 참여한 호국불교의 전통은 문젯거리”라고 피력했다. 
 
또 한국 불교가 한국 근현대사 발전에 제 역할을 못했다며, “한국 불교가 제 능력과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근현대사의 기본 성격과 내용, 방향과 의미를 깊이 성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말미에서 그는 “오늘 우리 시대는 높은 학덕을 가진 위대한 선승을 요구하는 것 같다. 동서고금의 전통과 문화가 합류하고 민주화, 과학기술화, 세계화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이 시대에 민중의 처지에서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위대한 사상을 지닌 스님이 나왔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번 특집에는 박재순 소장 외에도 가톨릭 측에서 오지섭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 유교 측에서 이기동 성균관대 유학동양학과 교수가 기고했다. 
 
오지섭 교수는 현대 종교의 근원적 문제로 ▲왜곡된 종교 열정 ▲근본주의 ▲세속화 ▲신의 존재와 종교의 의미 부정 ▲유사종교 현상 등을 지적하고, 불교의 정체성 회복을 촉구했다. 
 
이기동 교수는 “불교의 진리가 아무리 훌륭하다 하더라도 역사 속에서 남긴 불교의 부작용은 불교와 무관하지 않다. 그리고 승과 속을 떠나는 것, 독신으로 일관하는 것 등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교평론」 박병기 편집위원은 이번 특집의 취지에 대해 “우리를 바라보는 타자의 시선에 눈을 돌려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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