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교회 부역자로 있는 후배 목사가 고충을 토로한다. 담임목사가 설교를 표절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교회 목사 설교를 "참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어느 중형교회 목사의 2~3년 전 설교를 본문, 제목, 내용까지, 심지어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예화까지 그대로 빼껴서 하는 것이다. 수요예배와 금요기도회, 주일예배 각각 다른 교회 목사 설교를 빼껴서 거의 카피 수준으로 설교를 한다. 그런데 이를 듣고 아멘하며 은혜받는 성도들을 보면 불쌍하기도 하고, 그 목사의 가증스러움에 화가 난다는 것이다.
그 담임목사는 소위 "세습"을 한 목사인데, 40대 초반까지 일반직장 생활을 하다가, 아버지 목사가 강권해 신학을 하게 되었고, 아버지를 이어 담임목사가 된지 5년 정도 되었다고 한다. 이 목사가 처음부터 설교를 빼끼고 표절을 했던 것은 아니란다. 처음 2~3년은 나름대로 설교를 열심히 준비해서 했다. 그런데 3년 정도 지나면서 소위 "밑천"이 떨어진 것이다. 또 대외적인 일들이 많아지면서 설교를 준비할 시간도 부족했단다. 그런데 매주 해야 하는 설교는 새벽예배 7편에, 수요예배, 금요기도회, 주일예배까지 무려 10편의 설교를 하자니 슬금슬금 다른 목사 설교를 도용하게 된 것이다. 처음부터 대놓고 빼껴서 하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참조"를 했을 것이다. 그러다 아예 대놓고 빼껴서 하게 된 것 같다.
물론 위에 든 예가 모든 목사가 그렇다거나 그럴 수 있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명백한 도둑질이고 죄악이다. 그런데 대화를 나누면서 한 주일에 10편의 설교를 해야하는 목사의 고충에는 공감이 갔다. 도대체 언제부터, 왜 이렇게 많은 설교를 하게 되었을까? 한 목사가 한 주일에 설교를 10편씩 한다는게 정말 가능한 것인가? 어느정도 규모가 되어 부교역자들이 있는 교회라면 나누어서라도 할테지만 작은교회에서는 심지어 주일학교 예배 설교에 청년부까지 설교는 끝이 없다. 물론 심방, 장례, 결혼 등 부가적으로 해야하는 설교도 만만치 않다. 이쯤되면 설교하는 기계다.
방법은 없을까? 건강한 작은교회 운동을 전개하며 매월 정기포럼을 열고 있는 '교회2.0목회자운동'에서 9월 정기포럼 주제를 "설교"로 정한 이유이다. 송파에서 목회하고 있는 하천운 목사가 "한 주일에 설교 10편하기"라는 주제로 자신의 설교 상황과 방법 등을 나눈다. 이를 토대로 현재 목회자들에게 주어져 있는 설교 시스템이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점도 점검하고, 설교가 무엇인지, 설교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 경험과 노하우도 나눌 예정이다.
그동안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명동 청어람에서 진행되었던 2.0 정기포럼은 장소 사용의 문제로 이번 달에는 대림동에 위치한 삼일교회(김종환 목사)에서 진행한다. 또 오전에 진행하던 기간도 참석자들의 요청과 편의에 따라, 오후2시~4시30분으로 시간을 변경했다. 목회적 배움과 진솔한 나눔의 장에 관심있는 목회자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 포럼은 오는 30일 오후 2시 삼일교회(김종환 목사)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