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심광섭의 미술산책] 영광송(doxology)

심광섭·감신대 교수(조직신학)

▲성비탈레성당, <보좌에 앉으신 그리스도>외 생드니 성당의 장미창.
▲성비탈레성당, <보좌에 앉으신 그리스도>외 생드니 성당의 장미창.
▲성비탈레성당, <보좌에 앉으신 그리스도>외 생드니 성당의 장미창.
어떻게 거룩하고 아름다우며 은혜 충만하고 감동적인 예배가 가능할까? 예배의 기쁨, 감동, 설렘, 어떻게 이런 예배가 가능한가? 나는 요즘 토요일만 되면 이런 예배를 위해 고민한다. 기쁜 마음의 원인 제공 요인이 내 마음 밖에 있듯이 감동적인 예배의 요인도 예배자 밖에 있다. 그 요인이 목사의 설교인가? 성가대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찬양인가? 예배의 분위기인가? 아니다! 하나님의 영광(gloria Dei)이다. 우리는 영광송(doxology, 1-7장)을 부르며 하나님에게 나아간다.
 
고대와 중세 교회는 돔 천정에 모자이크의 “만유의 주”(Pantocrator)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그 분으로부터 스테인 그라스를 통해 눈부시게 비쳐오는 밝고 찬란한 빛을 온 몸에 휘감으며 영광송을 부르며 예배당 안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하나님의 영광의 얼굴을 보는 것은 출애굽의 이유다. 모세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하나님께 이런 간청을 올린다: “저에게 주님의 영광을 보여 주십시오”(출33:18). 주님께서 대답하시길, “내가 나의 모든 영광을 네 앞에서 지나가게 하고, 나의 거룩한 이름을 선포할 것이다. ... 내 영광이 지나갈 때에 내가 너를 반석 틈에 두고 내가 지나도록 내 손으로 너를 덮었다가 손을 거두리니 네가 내 등을 볼 것이요 얼굴은 보지 못하리라”(33:23) 그러나 모세는 하나님의 영광이 임재한 회막에 들어가지 못한다. “구름이 회막에 덮이고 여호와의 영광이 성막에 충만하매 모세가 회막에 들어갈 수 없었으니...”(출 40:34)
 
원래 성전은 하나님의 영광이 충만한 공간이어야 하지만 성전이 파괴된 이후... 그리고 무엇보다 예수는 성전된 자기 육체를 가리켜 말씀하신다(요 2:21).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 영광을 보았다”(요 1:14)
영성가 피터슨의 번역은 좀 건방떨지만 신통할 만큼 구체적이다.
“말씀이 살과 피가 되어 The Word became flesh and blood,
우리 동네로 이사 오셨다. and moved into the neighborhood.
우리는 그 영광을 두 눈으로 보았다. We saw the glory with our own eyes
단 하나뿐인 그 영광은, the one-of-a-kind glory,
아버지 같고, 아들 같아서 like Father, like Son,
안팎으로 두루 충만하고 Generous inside and out
처음부터 끝까지 진실하다.” true from start to finish.[피터슨, <메시지>]
 
변화산의 변모! 기도하실 때 예수의 용모가 변화고 그 옷이 희어져 광채가 난다. 모세와 엘리야의 나타나고 제자들이 깊이 졸다가 온전히 깨어나 예수의 영광과 및 함께 선 두 사람을 본다.(눅 9:28-36) 제자들의 깊은 졸음을 온전히 깬 예수의 영광, 아름다움!
 
예배란 인간의 심령이 하나님을 만나서 사귀는 거룩한 경험이다. “기독교 예배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중대하고, 가장 긴급하며, 가장 영광스러운 행동이다”(칼 바르트)
 
예배는 하나님의 아름다움(영광)을 체험하고 사귀며 즐기는 거룩한 시간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술과 아름다움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표현하고 싶어 한다. 기쁨의 성례를 집전하는 이들이 아름다운 예복을 입고 나타나는 것은, 그는 지금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옷 입은 것이며 성육신 하신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영광 중에 나타나시기 때문이다. 
 
우리는 예배를 통해 기쁨을 주신 하나님께 간다. 예배의 생명은 일상적 실재를 통해 표현하기에는 너무 높은 생명이기에, 오직 예술에서 자신에게 맞는 형태와 방법들을 취한다. 예배는 격식과 음율을 갖춘 말을 사용한다. 예배는 형식과 리듬이 있는 제스처를 취한다. 
 
예배는 일상생활에서와는 다른 색깔과 의상을 입는다. 최상의 의미에서 예배는 모든 것이 그림이고 멜로디이며 노래인 어린아이의 삶이다. 이것이 바로 예배가 보여주는 놀라운 사실이다. 예배는 하나님 앞에서의 초자연적인 아이스러움을 통해 행위와 실재를 하나로 연합시킨다.(로마노 과르디니)
 
인간의 중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며, 그를 영원히 즐기는 것이다: Man's chief end is to glorify God and to enjoy him forever)-웨스트민스터 간추린 교리문답에서.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AI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죄"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박사가 최근 기독교 변증가 션 맥도웰(Sean McDowell)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간「God, AI, and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제자도 계승해야"

이병학 전 한신대 교수가 「한국여성신학」 2025 여름호(제101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서방교회와는 다르게 동방교회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극단적 수구 진영에 대한 엄격한 심판 있어야"

창간 68년을 맞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지난달 지령 800호를 맞은 가운데 다양한 특집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45년 해방 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경재 교수는 '사이-너머'의 신학자였다"

장공기념사업회가 최근 고 숨밭 김경재 선생을 기리며 '장공과 숨밭'이란 제목으로 2025 콜로키움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경직된 반공 담론, 이분법적 인식 통해 기득권 유지 기여"

2017년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연합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반공 관련 담론을 여성신학적으로 비판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인간 이성 중심 신학에서 영성신학으로

신학의 형성 과정에서 영성적 차원이 있음을 탐구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인수 교수(감신대, 교부신학/조직신학)는 「신학과 실천」 최신호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안병무 신학, 세계 신학의 미래 여는 잠재력 지녀"

안병무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하엘 벨커 박사(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명예교수, 조직신학)의 특집논문 '안병무 신학의 미래와 예수 그리스도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도 자라난다"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가 발행하는 「신학포럼」(2025년) 최신호에 생전 고 몰트만 박사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전한 강연문을 정리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 위기는 전통의 사수와 반복에만 매진한 결과"

교회의 위기는 시대성의 변화가 아니라 옛 신조와 전통을 사수하고 반복하는 일에만 매진해 세상과 분리하려는, 이른바 '분리주의' 경향 때문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