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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볼 수 없지만, 천사 같은 마음은 느낄 수 있어요!”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지난 22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얼굴도 모르는 타인에게 신장을 기증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타인을 위해 아무런 대가 없이 자신의 한쪽 신장을 내어준 이는 박현미 씨(46세, 부산 동래구)다. 무더운 폭염 속에서 이웃의 건강과 삶을 돌아보는 박현미 씨의 뜨거운 생명사랑으로 지난 22일 한 생명이 새 삶을 선물 받았다. 
 
“5년간 망설여왔던 나눔을 이제야 실천하게 되었어요. 무더위도 못 느낄 만큼 마음이 무척이나 설렙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죠.”
 
25년간 임상병리사로 일해 온 박현미 씨는 20대 초반부터 장기기증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TV와 신문 매체 등을 통해 장기이식을 받고 새 삶을 살아가는 이식인들의 사연과 가족 또는 타인을 위해 장기를 기증한 기증인들의 사연을 자주 접했던 그녀는 오랜 기간 생명나눔을 향한 꿈은 품어왔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 혈액투석을 하면서 보통 사람들과 같은 일상생활조차 어려운 환자들을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경제적 활동도 하지 못하는 분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환자들을 돕고 싶었죠.”
 
지금으로부터 5년 전 같은 교회에 다니는 한 성도로부터 만성신부전의 고통과 아픔을 듣게 된 박 씨는 처음으로 생존시 신장기증에 대한 마음을 품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임상병리사로 일하면서 투병생활을 하는 환우들과 가족들을 자주 만나게 되었고, 환우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더욱 많이 접하게 되었다. 
 
“임상병리사로 일을 해오면서 남모르는 환우를 위해 골수 기증을 결심하신 분들의 채혈을 담당한 적도 있었고, 신장이식을 받고 건강하게 살고 계신 분들을 만나면서 생명나눔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직접 체험했죠.”
 
오랜 시간 동안 환우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품으며, 그들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자신의 생명을 나눈 기증인들을 동경해왔던 박 씨는 올해 드디어 직접 생명나눔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 사실 박 씨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5년 전 신장기증 등록을 했다. 하지만 학생이었던 세 딸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실제로 실천에 옮기지는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큰 딸이 성인이 되면서 더 늦기 전에 신장기증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세 딸과 남편에게 신장기증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남편이 제 생각을 존중해주어서, 갑자기 긴급가족회의가 이뤄졌어요. 큰 딸은 오히려 자신도 신장기증 하면 안 되냐며 저에게 되묻더라고요. 생명나눔으로 우리 가족이 더욱 화목해졌죠.”
 
남편을 비롯해 세 딸의 열렬한 응원 속에서 박 씨는 신장기증을 실천하게 되었다. 지인들도 생명을 살리는 고귀한 일을 선택한 그녀에게 건강식품을 챙겨주는 등 매일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주고 있다. 그리고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직장에서도 한 달이라는 휴가를 선물 받아 드디어 지난 22일 수술대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제가 줄 수 있는 것이 그 분에겐 이것뿐인 것 같아요. 소변을 보는 등의 너무도 당연한 일상이 이식인에겐 꿈같은 일이라고 하네요. 이식을 받으시고 난 후 하나님을 믿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져서 당연히 누려야 하는 행복을 누리시며 살아가길 기도하겠습니다.”
 
한편, 박 씨의 신장을 이식받은 이는 지난 13년간 만성신부전으로 투병생활을 해 온 50대 남성 김모씨다. 한 가정의 가장인 김모씨는 사실 만성신부전이라는 병마와 함께 시각장애까지 갖고 있어 오랜 신간 어둡고 고단한 투병생활을 해왔다. 일주일에 세 번 씩 투석을 하기 위해 진도에서 목포까지 교통수단을 무려 6번을 갈아타며 치료를 받아왔던 김 씨는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 장애 때문에 상처가 가실 날이 없었다고 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두움 속에서 병원에 가는 어렵고 복잡한 길을 나서다 보니 작은 사고들이 다반사라고 했다. 앞이 보이지 않기에 기증인의 얼굴은 볼 수 없지만, 생명을 나눠준 기증인의 따뜻한 사랑은 그대로 느낄 수 있다며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김 씨는 자신이 만성신부전과 시각장애를 앓고 있을 뿐 아니라 아내 역시 뇌성마비 2급으로 장애를 가지고 있어 힘겨운 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아내와 제가 모두 아프니까 아이들의 마음고생이 말도 못하게 심하죠. 이번에 신장이식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스무살 된 딸과 중학생인 아들이 제일 기뻐했어요. 아이들의 간절한 바람으로 이뤄진 것 같아요.” 
 
무더위 속 가장 뜨거운 생명사랑으로 빛과 생명을 선물하게 된 박현미 씨의 이웃사랑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생명나눔으로 희망과 사랑을 선물받은 이식인 김 모씨의 건강한 삶을 통해 장기기증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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