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YWCA청소년협의회는 매년 양국가 청소년들이 동북아지역의 현실을 고민하고 함께 토론하며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동안 양국가 청년들은, 양국의 핵발전소 안전신화와 핵발전소 의존적인 에너지 정책 속에서 핵발전소가 갖고 있는 위험과 그것이 가지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제대로 알거나 느끼지 못하였다.
우리들은 이번 한·일YWCA청소년협의회를 통해 밀양 송전탑 건설지역의 주민들과 후쿠시마 주민들의 증언을 듣기 전까지, 우리가 그동안 편리하게 펑펑 써왔던 에너지가 어디에서 오고,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지 둔감했고 또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는 후쿠시마와 밀양 송전탑 건설에 저항하여 싸우고 있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통해 핵 발전의 엄청난 위험과, 핵 발전이 소수의 이익을 위해 약자를 희생시키는 부정의한 구조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생생하게 알게 되었다.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구조 속에서 안락하게 사는 삶은 진정으로 행복한 삶이 아니며 우리도 언젠가는 또 하나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후쿠시마와 밀양은 우리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따라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가 함께 나서야 한다. 곧 밀양이 우리이고, 후쿠시마가 우리인 것이다.
또한, 우리들은 도쿄전력의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 이후 발생한 엄청난 방사능과 몇 십만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핵발전소 폐기물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부정의한 현실에 대해서도 아픈 마음으로 직면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핵발전소에서 만들어지는 핵연료가 결국에는 가공할만한 무기 개발에 이용되는 커다란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핵발전소는 결코 동북아시아 평화와도 양립될 수 없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동북아시아는 세계제일의 핵발전소 밀집지역이고 어느 한 지역에서 사고가 일어났을 경우 동북아시아 전체가 돌이킬 수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그러므로 동북아시아 지역에 사는 우리는 같은 배를 탄 하나의 운명공동체이다.
위험한 핵에서 벗어나고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는 에너지 정책으로부터 안전하고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하고, 타인의 희생을 전제로 하지 않는 진정한 에너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우리가 알게 된 핵의 위험성과 부정의함을 청년 친구들과 시민들에게 인터넷이나 SNS 등 유용한 홍보수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것이다.
하나. 자신의 이익과 편리함보다는 타인과 지구상의 모든 생명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무분별한 에너지 사용과 낭비적인 생활 습관을 고치고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감수할 것이다.
하나. 자신의 편리함과 이익을 위하여 다른 이들에게 희생과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 우리는 미래 세대에 위험한 유산을 남기는 핵 발전을 반대하며, 지속가능하고 정의로우며 재생가능한 에너지에 기초한 이용사회를 만들기 위해 앞장설 것이다.
하나. 세계제일의 핵 밀집 지역에 사는 한국과 일본은 운명공동체이다. 핵없는 사회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우리 한∙일양국의 청년들은 긴밀하게 협력하고 지속적으로 연대해 나갈 것이다.
2013. 8. 26(월)
제 15차 한·일YWCA청소년협의회 참가자 일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