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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광섭의 미술산책] 역사의 일회성(一回性)이라는 의미

심광섭·감신대 교수(조직신학)

▲<일곱 촛대의 환상>, c.1498, 목판화.

뒤러의 목판화에 묘사된 장엄한 인물인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하늘과 땅, 영원과 시간을 지배하는 역사의 主이다. 그는 “알파요 오메가이며 처음이요 나중이다”(계 1:8, 21:6) 몇 부분의 세부묘사를 제외하면 그 공간성과 공상적 비현실성 때문에 계시록이 이 그림을 근거로 써진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갈 정도다. 
 
“그래서 나는 내게 들려오는 그 음성을 알아보려고 돌아섰습니다. 돌아서서 보니, 일곱 금 촛대가 있는데, 그 촛대 한가운데 '인자와 같은 분'이 계셨습니다. 그는 발에 끌리는 긴 옷을 입고, 가슴에는 금띠를 띠고 계셨습니다. 머리와 머리털은 흰 양털과 같이, 또 눈과 같이 희고, 눈은 불꽃과 같고, 발은 풀무불에 달구어 낸 놋쇠와 같고, 음성은 큰 물소리와 같았습니다. 또 오른손에는 일곱별을 쥐고, 입에서는 날카로운 양날 칼이 나오고, 얼굴은 해가 강렬하게 비치는 것과 같았습니다.“(계 1:12-16, 새번역)
 
예수는 어떤 의미에서 역사의 전환점인가? 신약성서는 주로 유대-기독교인이 썼기 때문에 이스라엘 역사에서 예수의 우치에 대해 설명하였다. 이방 세계의 선교는 예수를 세계사 안에 위치시켜 그의 인격과 메시지를 해석하는 작업이어야 했다.
 
역사의 목적은 운명이나 행운, 별들의 세력에 의한 것이 아니고 “사물과 시간의 질서에 의한 결과다. 이 점이 성경과 기독교의 새로운 역사관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사건과 시간의 질서라는 개념을 통해 역사는 순환한다는 이론을 반대했다. 역사는 동일한 시간적 사건이나 일정한 순환이나 주기에 의해 재연되는 것이 아니다. 
 
이 이론에 결정적 반론을 할 수 있었던 근거가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인격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과 부활은 반복 가능한 사건이 아니라 우리를 위하여 유일회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죄를 위해 오직 한 번만 죽었을 뿐이지, 죽음으로부터 부활하여 또 다시 죽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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