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전문]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기도 호소문

한반도의 정전(휴전) 상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태 5:43~44)
 
막힌 담을 허시고 평화를 이루시고자 십자가의 고난을 받으신 주님께서 전쟁의 상처로 고통당하는 한반도에 평화를 주시기 위해 한국교회를 부르셨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평화를 찬양하며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곳에서 주님의 평화를 구현하기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입니다.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세계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쟁 중의 하나로 불리는 한국 전쟁을 치렀습니다. 수천 년 동안 함께 살아온 동족을 향하여 총과 칼을 겨눴고, 수많은 형제자매들을 서로가 무참하게 살육했습니다. 우리는 잔혹한 전쟁을 3년 동안이나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말끔히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전쟁을 마치는 종전 협정에 이르지 못하고 잠시 전쟁을 쉬는 정전(휴전) 상태로 60년을 살아온 것입니다. 남한과 북한은 전쟁을 통해 동족이 아니라 원수가 되었습니다. 전쟁의 불완전한 종식은 이후 한국 현대사에서 남북 갈등과 크고 작은 군사 충돌이 벌어지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무수히 많은 남북의 젊은 청년들이 휴전 체제 아래서 억울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생명의 희생을 막아야 하는 한국교회는 눈부신 외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예방하고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지향하는 사명에는 소극적이었습니다. 한국교회는 한반도의 평화가 위협받는 상황이 두 세대 이상 존속해 오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며, 원수를 사랑하라는 주님의 준엄한 음성 앞에 서 있음을 고백합니다. 
 
60년 동안 지속된 정전(휴전) 체제는 평생 가슴을 앓으면서 세상을 떠나고 있는 500만 이산가족과 모든 것을 투여하면서 남북 경제협력에 온 힘을 기울인 금강산 관광과 개성 공단 기업인들의 눈물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나아가 서해 바다와 휴전선에서 꽃 같은 청춘을 상실한 수많은 남북의 청년들과 민간인들의 울부짖음을 그치지 않게 하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우리는 한반도의 고통을 바라만 볼 수는 없습니다. 지난 60년 동안 이어진 전쟁의 상처를 근본적으로 치유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마음과 뜻을 모아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 누가 당할지 모르는 죽음의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마음이 아닙니다. 사랑의 주님은 우리의 역사 속에서 죽음의 그늘을 걷어내시고 생명과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간절한 마음을 우리에게 전하고 계십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주님의 애처로운 부르심에 뜨거운 신앙고백으로 응답해야 할 때입니다. 
 
정전(휴전) 협정 6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교회는 아픈 마음으로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며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니다. 더 이상 우리 후손들에게 죽음이 도사리는 불안한 체제를 물려줄 수 없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감당해야 할 최우선의 사명이며, 후대들에 대한 선대들의 최소한의 책임입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교회 성장, 교인 수 늘리기, 재정 확충, 건물 확장, 교권 싸움을 지양하고, 그리스도의 평화를 다음 세대에 전하기 위한 거룩한 기도 행진에 나서야 합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의 기운을 씻어내고 평화 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한 기도에 모든 한국교회가 동참해주시기를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1. 남북한 정부는 모든 이유를 접고 남북한이 주도하는 평화 체제 논의를 속히 시작하기 바랍니다. 어떤 명분도 정전(휴전) 상태를 정리하고 평화 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한 논의보다 앞설 수는 없습니다. 한국교회는 남북한 정부가 평화를 위해 큰마음으로 대화의 자리에 마주할 수 있기를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2.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들은 한반도의 분단이 제 2차 세계 대전 후 냉전 체제의 산물이요 강대국 이기주의의 불행한 결과임을 고백하고 한반도 평화 체제를 위해 책임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한반도 분단에 관련된 강대국들이 진정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정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뜨겁게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3년 7월 22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화해통일위원회위원장 조헌정
평화함께2013위원회위원장 이해학·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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