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논평]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를 환영하며, 후속회담에 바랍니다.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이 그들을 자기의 자녀라고 부르실 것이다.”(마태복음 5:9)
  
남북 당국 간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1박2일간 12차례의 접촉을 이어간 끝에 합의문 채택에 성공했습니다. 합의문에서는 남측 기업인 및 인원이 10일 개성공단을 방문하여 설비를 점검하고 정비할 것과 이 인원들에 대한 신변보장, 남측 기업의 완제품 및 자재들과 설비 반출을 허용하는 것, 그리고 가동중단 재발 방지 등 공단 정상화와 관련한 후속회담을 10일 개성공단에서 개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폐쇄 이후, 줄곧 기도와 실천으로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온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이번 합의문 채택을 환영하며(마 5:9), 실질적인 후속 조치를 통해 개성공단이 하루 속히 정상화되기를 소망합니다. 
  
남과 북의 당국은 이번 사태를 통해 개성공단을 정치적 대립의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엄중한 교훈을 얻어야 하며, 후속 재발방지 회담을 통해 이 부분을 명시하여 약속해야 할 것입니다. 
  
남과 북의 당국은 개성공단의 의의와 존재가치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깊이 되새겨야합니다. 개성공단은 단지 남한의 자본과 기술력이 북한의 임노동을 만나서 이윤을 내고, 그 이윤을 남과 북의 합의에 따라 적정하게 분배하는, 경제적이기만 한 공단이 아닙니다. 개성공단은 지형 상 남한이 취약한 서부전선에서 전진배치되어 있던 북한의 정예 군사력을 공단 후방으로 물린 안전공단이요,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여망이 응축되어 있는 평화공단이며, 그 존재 자체로 한반도 내에서 작은 통일을 상징적으로 이루어 온 통일공단인 것입니다.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것은 한반도에서 평화를 몰아내는 것이요, 통일을 요원하게 하는 것이며, 이 땅의 백성을 전쟁의 위기로 내모는 것으로, 이는 한반도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입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세상의 어떠한 가치도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거슬러서는 안 된다고 고백하며,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을 위해 끝까지 분투할 것임을 신앙양심으로 고백합니다.
  
한반도에서 군사적인 긴장이 높아질수록, 정치적인 대립이 격화될수록, 남과 북의 주민들 간에 불신의 기운이 짙어질수록, 오히려 개성공단은 보호되고, 유지되며, 확장되어야 합니다. 남북 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활발하게 가동되는 개성공단을 바라보며 한반도 평화에 대한 필요성을 상기할 수 있어야 하며, 통일에 대한 의지를 더욱 다질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선하신 뜻에 따라 함께 동역해 온 선한 양심들이 힘들게 일구어 온 한반도의 평화와 그 상징인 개성공단을 무위로 되돌리려는 시도는 역사의 후진이며, 하나님의 뜻에 대한 역행임을 가슴깊이 새기고, 남과 북의 당국은 어떠한 정치적 대립 속에서도 개성공단의 운영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후속회담에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평화를 이루는 일(마5:9)에 계속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이후 개성공단 정상화와 남북 관계 개선에 따르는 어려움을 칠천만 겨레의 염원과 바다보다 깊고 산보다 높은 신뢰를 기반으로 헤쳐 나가기를 바라며, 남한 정부가 어머니 품과 같은 보다 너른 가슴으로 이해와 양보의 미덕을 보여 민족화해와 통일로 한걸음 더 나아가게 되기를 바랍니다. 
  
2013년 7월 8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총무 배태진
평화통일위원장 한기양
 
[출처]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 http://www.prok.org/gnu/bbs/board.php?bo_table=bbs_notice1&wr_id=32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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