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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식 칼럼] 종교의 개종문제(1)

이장식·한신대 명예교수

▲이장식 한신대 명예교수(본지 회장) ⓒ베리타스 DB
세계의 유명하고 유수한 종교들은 다 인생철학과 삶의 도덕적 교훈을 각종 민족이나 지역에 오랫동안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개종은 사람의 사생의 문제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정치나 무력이나 어떤 불합리한 방법으로 개종을 강요하는 것은 과거 역사의 사례를 보아서 살생과 파괴를 일삼는 반인륜적이고 반사회적인 행위이다. 
 
근래 한국 교계의 개신교 일각에서 세계교회협의회(WCC)가 타종교 신도의 개종을 반대한다고 오해하고 있으나, WCC는 타종교를 부인하거나 멸시하는 방법의 선교와 전도 방법을 버리자는 것이지 불신자나 이교도들이 그리스도교로 개종해 오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그 이유는 예수님의 교훈대로 지혜는 뱀과 같이 그리고 온순하기는 비둘기 같이 하기 위함이며 이것이 사도 바울의 전도 방법이 되어서 율법이 있는자에게는 그 율법을 인정해주고, 또 율법이 없는 자에게는 자기도 율법이 없는 사람처럼 보여 주어서 복음을 전하는 일이 사람들과 마찰과 시비를 일삼는 일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그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을 본 받아서 타종교인들과 불신자들에게 보여주어 감화시키라는 말씀이다.
 
유대인들이 과거 2천년 동안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았지만 그들의 종교를 전파한 실적이 없고, 타종교인들을 야훼 하나님을 믿게 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서 미움과 소외를 받아 왔다. 그 까닭이 무엇일까? 그들의 선민의식의 교만과 타종교를 다 우상 숭배와 미신으로 인정하고 정죄를 일삼았다. 그리고 유대인들은 개종의 조건으로 할례를 절대적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것은 종교의 개종과 함께 민족적 동화를 강요한 것이 된다. 즉 유대인이 되어야만 야훼 하나님의 촉븍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히브리서 기자는 온 지방에 흩어져 살고있던 히브리인 유대인들에게 권고하기를(13장) 돈을 사랑하지 말고 모든 사람들과 화목하고 거룩을 좇아 가라고 하였는데 유대인들은 그의 권고를 무시하고 세계에서 가장 돈을 사랑하였고 인색하고 비정하여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고 소외되어 오다가 결국 지난 세계대전때 무수하게 학살되는 비참을 초래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은 초대교회시대의 그리스도인들이 아니었더라면 야훼 유일신 하나님을 섬기는 종교는 한갖 유대인 ‘게토사회’의 신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초대교회 그리스도 교회는 로마 정부에 등록되지 못한 종교집단이어서 의혹과 불신과 박해를 받아 살면서 사회적 신분이 인정받지 못하여 죽어도 묻힐 장지도 얻지 못했다. 그리하여 유행병 사망자 시체가 아무데나 버려져서 병균이 더 퍼져가고 있었을 때 그리스도인들은 그 시체들을 매장할 땅을 관청에서 허락받아 해당 장지에 그리스도인들의 사망자들을 묻었다. 즉 장의사를 채려서 선한 일도 하고 동시에 그리스도인들의 장지도 마련하였는데 그 밖에 지하굴을 파서 그리스도인들의 장지로 만든 것이 소위 로마에 있는 「카타콥」이다. 
 
한편, 교회 지도자들은 복음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기 위하여 지식과 이론의 힘을 다해서 순수하게 복음의 진리를 변증했다. 당시의 로마의 종교나 재래종교를 욕하거나 타도하겠다는 말과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모범과 사회와 이웃에 대한 선행을 통한 기여 행위가 타종교인들을 감화시켜 예수를 믿게 만들어 갔다. 
 
콘스탄틴 1세 황제가 그리스도교의 선교의 자유를 부여하였으나 기존 종교들을 탄압하지 않고 그리스도교를 옹호하는 정책을 썼으나 100년이 지나도록 이교들의 뿌리는 뽑히지 않았다. 그리하여 테오도시우스 1세 황제가 무력으로 이교들을 타도하려고 사원들을 파괴하거나 용도변경하여 사용했고 이교도들의 집회를 군대를 보내 해산시키고 살생과 파괴를 감행했다. 그러나 이교들이 반항하여 지방에서는 교회 감독을 잡아 산체로 불태워 죽이기도 했다. 
 
서양 중세 7세기에서 9세기경까지 소위 암흑기에 북방 야만족들이 로마 제국 영토를 침범하여 와서 영토를 빼앗아 로마제국이 사실상 망해 갔을 때 전쟁의 피해를 백성들이 가난과 병과 혼란으로 고통받고 있었을 때 로마 교황 그레고리우스 1세는 나라와 정부가 할 수 없는 일을 해서 백성들의 안전과 생활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이 때 침입한 야만족들은 교회의 활동과 기여와 교화에 감동했고 교회와 수도원의 교육과 문화와 복지사업에 감명하여 그리스도교로 개종하여 서양 중세가 그리스도교 세계가 된 것이다. 
 
제16세기 이후로 서양의 식민지 개척 사업이 시작되었을 때 로마 천주교 국가인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정부의 군대 파견과 함께 신부들을 보내 재래종교의 타도와 개종운동을 동시에 시작하여 비인도적 포교운동을 실시했다. 그러나 스페인의 해상세력을 꺾고 식민지 개척을 시작한 영국은 먼저 인도에서 재래종교를 유지시키고 그리스도교 선교사업을 오히려 저지하는 정책을 썼다. 그리하여 인도의 재래종교들이 교회를 박해하지 않았고, 그리스도교 선교사들은 교육과 문화와 복지사업 등으로 선교했으나 기원전 3,000년이나 오랜 역사를 가진 브라만교와 그 종교의 한 새 종파인 불교를 건드릴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교 선교역사상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고 가장 많은 서교비를 투입한 나라가 인도이지만 인도의 그리스도 교회의 교세는 아주 미약하지만, 그 대신 민주주의와 인도주의를 심어주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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