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씨알 함석헌의 ‘평화주의’ 21세기에 되살려야

함석헌평화포럼 20주기 맞아 씨알 사상 재조명

▲씨알 함석헌 선생
씨알 함석헌 선생의 20주기(4일)를 맞아 함석헌평화포럼이 ‘우리는 왜 지금 간디와 함석헌을 말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3일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학술대회를 열었다.

함석헌은 일제식민지와 해방, 한국전쟁과 분단, 이승만 독재, 5.16 쿠데타 등 한국근현대사의 모순을 온몸으로 겪으면서 이에 저항한 비폭력 평화주의자였다. 그의 생애는 저항과 투쟁으로 일관됐다. 그의 사상적 근저에는 노자와 장자의 무위사상, 기독교의 박애정신, 간디의 비폭력 평화주의가 뿌리 깊게 자리잡았지만 본바탕은 기독교 사상에 뿌리를 둔 비폭력 사상가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함석헌의 정신이 21세기 한국의 현실 속에서 갖는 의미를 되짚는 데 초점을 맞췄다. 비폭력평화주의자의 상징인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와 함석헌을 비교, 공통점을 찾고 현 한국에 필요한 정신을 되살렸다.

김영호 교수(씨알사상연구원 원장)는 ‘간디와 함석헌의 유산-이상과 현실’이라는 주제의 발제를 통해 간디와 함석헌의 삶과 사상이 던져주는 가장 중요한 가치로 ‘공공정신’을 꼽았다. 김 교수는 “두 인물은 자신이나 가족이 아닌 공동체의 생존과 번영을 늘 염두에 두고 살았다”며 “일차적 관심은 민족 공동체인 국가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시대는 공익보다는 사익을 추구하는 데 급급한 점을 지적한 그는 “오늘날의 형국은 가히 아수라장 아귀다툼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며 “돈이 가장 우선시되는 가치로 됐으며, 공익보다 사익이 우선하여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살벌한 형국’”이라고 비판하면서 두 인물의 정신을 되살려 이런 형국을 치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두 인물이 추구했던 새로운 공동체를 재구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간디는 남아프리카에서 피닉스 농장과 톨스토이 농장, 인도에서 아슈람 공동체를 만들었고, 함석헌은 송산, 안반덕, 천안에서 공동체를 만들었다. 김 교수는 “앞으로 지구공동체가 새로 편성되어야 한다면 구성원이 책임을 느끼고 상호 친밀성을 담보하는 소규모 공동체들로 재구성 되어야 할지 모른다”면서 “귀농을 넘어서 온고지신의 새 공동체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함석헌의 눈으로 봤을 때 오늘날 종교는 파행적 자본주의와 물질숭배의 가치관 속에서 본분을 잃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김 교수는 “종교가 사유화, 상품화로 치닫고 있다”며 “교회는 신도를 내세 보장 보험 소비자처럼 취급하는 기업이 되었다. 종교개혁이 발생한 중세 유럽의 상황을 상기시킨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제 이들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되새김할 때가 되었다”며 “이대로 달려가다간 인간이 동물계로 전락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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