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박재순 칼럼] 고등종교의 변질과 왜곡

박재순 씨알사상연구소장 · 목사

기축시대에 탄생한 고등종교의 교주와 경전 자체가 시대적 제약과 한계를 가지고 있다. 고등종교의 이러한 시대적 제약과 한계를 지적할 수 있지만 기축시대의 종교와 철학은 이제까지 인류 정신사에서 인간의 이성과 영성을 가장 순수하고 높이 꽃 피우고 가장 순수하고 높은 진리의 봉우리에 이르렀다. 기축시대의 성현들이 깨달은 깊은 진리가 그 시대와 사회의 제약 때문에 그리고 제자들과 추종자들의 한계 때문에 변질되고 왜곡되었다. 따라서 오늘 고등종교의 가르침과 형태는 기축시대의 영성과 철학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오늘날 고등종교들이 가지고 있는 교리, 성직자제도, 교단조직과 형태, 가르침의 내용과 실천적 관행은 기축시대 성현들의 본래적 가르침과 실천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기축시대의 성현들은 자신의 이성과 영성 속에서 영원한 생명과 가치를 발견하고 실천했다. 성현들은 자신들이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도 각자의 이성과 영성에서 영원한 생명과 가치를 스스로 깨달아 실천함으로써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계를 이루기를 바랐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등종교 신봉자들은 스스로 깨닫고 실천하는 길로 가지 않고 성현들을 믿고 숭배하며 그들의 가르침과 행동을 모방하려 했다. 성현들처럼 스스로 깨닫고 실천하는 종교가 아니라 성현들을 믿고 따르는 종교로 전락한 것이다. 믿고 따르는 종교가 되었기 때문에 진리를 깨닫고 실천하는 것보다는 성현들이 깨달은 진리를 논하는 교리와 신학, 성직자와 교단조직이 발달하게 되었다. 
 
또한 고등종교들이 성현들의 진리를 충실히 계승하고 실천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연종교의 기복신앙에 물들고 국가권력에 밀착된 국가종교가 되고 말았다. 기축시대의 성현들은 자연종교와 국가종교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 종교의 지평을 열었으나 오늘의 고등종교들은 다시 자연종교와 국가종교의 낡고 낮은 정신단계로 후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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