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성명] 일본 정부는 국제사회의 약속인 평화헌법을 지키기를 촉구한다

“이르시되 너도 오늘 평화에 관한 일을 알았더라면 좋을 뻔하였거니와 지금 네 눈에 숨겨졌도다 (누가복음 19:42)”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는 하나님이 평화의 주님임을 믿음으로 고백하며 온 땅에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가 충만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노력해왔습니다. 특별히 이번 사순절 기간동안 고난의 현장을 찾아 금식순례기도회를 진행하며 이 땅에 정의와 평화, 생명의 세상이 실현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일본은 아베 신조 내각이 출범함에 따라 다시금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일본 헌법 9조의 개정이 빠르게 추진되고 일본 사회가 급격히 우경화되고 있음에 심각한 우려를 표합니다. 지난 3월 9일 아베 신조는 한 방송을 통해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무력을 행사하지 않으면 집단 안정보장에서 일본이 책임을 완수할 수 있을지 논란이 남는다”며 일본 헌법 9조 개정과 함께 군사력 보유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이미 자위대를 구성하고 있는 일본이 헌법 9조를 개정하고 미일군사동맹을 통해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날개마저 달게 되면 새롭게 급부상하는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고 군사강국으로 다시금 동아시아를 위협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1945년 패망 뒤 오늘날까지도 일본은 과거 식민지배의 범죄행위를 부인하고, 침략의 역사를 옹호하며, 우익 세력을 중심으로 역사교과서를 왜곡하고, 독도영유권을 주장할 뿐 아니라, 최근에는 헌법9조까지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도 동아시아는 과거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전쟁의 역사를 둘러싼 갈등을 반복하면서 극복하질 못하고 있습니다.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 전쟁의 역사적 청산과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이 그 결실을 맺지 못한 까닭입니다. 이미 오래전 죽은 과거가 살아있는 오늘의 현실과 앞으로 살아야할 미래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입니다.
 
이에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일본 헌법 9조 평화조항의 개악과 일본의 재무장하려는 움직임을 강력히 규탄하며 아래와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
 
1. 일본 헌법 제9조 개악은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위반입니다.
일본 헌법 제9조의 전쟁 포기와 전력 보유 금지 조항은 패전의 결과 일본에 부과된 조항이기도 하지만, 전쟁의 수많은 피해자들을 기억하며 일본이 ‘다시는 전쟁을 하는 국가가 되지 않겠다’는 국제사회에 대한 역사적 약속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헌법 제9조를 개악하는 것은 이를 명백히 위반하는 행위입니다.
 
2. 일본 헌법 제9조 개악은 동북아의 군비경쟁을 가속화시킬 것입니다.
일본 헌법 제9조의 평화조항은 전후 일본과 아시아 국가들이 최소한의 평화와 신뢰관계를 유지해 올 수 있었던 주요한 기반이었습니다. 이러한 일본 헌법 9조의 개악은 일본사회의 보수우경화를 부추기고, 동북아 사회의 신뢰와 평화를 깨트리며 동북아의 군비경쟁을 가속화시킬 것입니다.
 
3. 일본 헌법 제9조는 동북아 평화공동체 건설을 위한 버팀목입니다.
일본 헌법 제9조의 비무장 평화 조항은 민주주의와 평화인권을 지향하는 동북아 평화 질서를 세우는 토대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한미일 군사동맹의 정치가 초래하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을 극복하고, 군비 축소를 통한 평화의 세상을 실현하기 위한 소중한 자산입니다.
 
일본의 정치권과 헌법을 개악하려는 세력들은 평화를 염원하는 많은 동북아시아의 민중들이 ‘스스로를 지킨다’는 이름으로 이루어졌던 침략전쟁의 역사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헌법 제9조를 지키고 평화국가로 남는 것이 국제사회가 일본에 대하여 요구하는 것임을 명백히 밝힙니다.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박근혜 정부에게 헌법 개악을 중단하라는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할 것입니다. 지난 해 이명박 정부는 시민사회와 국민들의 큰 반대에 불구하고, 한미일 삼각동맹을 통하여 중국과 북한을 압박하려고 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을 강행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라도 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국내외 정세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이전 정권이 보여주었던 사대굴욕적인 외세의존정책에서 벗어나와 일본정부에 헌법 개악을 중지하라는 민족의 떳떳하고 당당한 입장을 밝힐 것을 강력히 촉구할 것입니다.
 
8․15 해방으로부터 68년이 지난 오늘,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이 땅에 정의와 생명, 평화를 이루기 위해 기도하며 실천하는 신앙인으로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이해관계를 정의·평화·생명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할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만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에 샬롬의 평화가 임할 것입니다.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100여 년 전 주권을 상실한 나라의 수치와 선조들이 받은 고난을 가슴에 새기며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는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동북아에서 ‘전쟁 없는 평화’ 세상이 이뤄지는 그 날이 오기까지 평화 헌법 수호와 이를 위한 연대를 광범위하게 펼쳐 갈 것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한일 양국과 동북아시아, 나아가 온 세계에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2013년 3월 22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총무 배태진
평화통일위원장 한기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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