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22 호신대 탈핵심포지엄 발제원고
핵에 의한 신음소리를 듣는 순간, ‘탈핵’의 꿈은 이루어진다
![]() |
| ▲유미호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베리타스 DB |
그 동안 우리가 누려온 풍요와 편리는 주님이 주시는 진정한 풍요가 아닌 원전이 있었기에 누릴 수 있었던 가짜 풍요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이번 후쿠시마 사고가 예고하듯 결코 계속될 수 있는 풍요가 아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핵에 의한 신음소리에 귀기울여 보자. 그리스도인이라면 미세할지라도 그 소리를 붙잡고 깊이 묵상해볼 일이다. 신학자 틸리히는 ‘애정 어린 경청(Loving Listening)’을 하면 생명의 아픔을 들을 수 있다고 하였다. 들으면 그 순간 지구의 치료가 시작된다고 하였다. 생명을 살리는 운동이 일어나게 된다는 말일게다. 사실 그리스도인들만이라도 모두 생명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끼게 된다면 문제는 쉽게 풀릴 것이다. 우리를 통해 하나님이 치료하실 것이다.
핵에 의한 신음소리에 응답(회개)하면 저마다 에너지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게 될 터인데, 그러면 노후화된 원전은 포기될 수 있고 신규 원전도 더 짓지 않아도 될 것이다. 얼마 전 서울시는 ‘전 시민이 13%씩 줄이면 원전 1기를 줄일 수 있어 그만큼 핵으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살게 된다’는 분명한 동기를 부여하며, ‘에너지 절약과 생산으로 원전1기 줄이기’와 ‘시민 참여형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관한 시정계획을 발표했다. 교회도 ‘전기절약, 효율개선, 재생가능 에너지 생산’에 비록 미약할지라도 힘을 기울이면 핵으로부터 독립해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재생가능한 에너지 안에서 자유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를 위해 교회들이 지금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음과 같다.
- 핵 알기 모임(웍샵 및 토크)
- 원전 관련 지역, 순례 및 기도회
- ‘핵 없는 교회’ 혹은 ‘에너지자립 교회’ 선언 : 하나님이 지으신 자연의 온도와 빛을 느낄 수 있는 가정과 교회를 만들어 핵으로부터 자유로운 마을과 사회를 이루어가겠다는 고백과 결단을 예배를 통해 선언.
- ‘핵 없는 교회’ 혹은 ‘에너지자립 교회’를 위한 실천목표 수립 후 전력량 10~30% 줄이기 운동 전개.
- ‘교회 절전소’ 운동 : 교인들과 함께 절약한 양을 종합하여 ‘교회절전소’로 세우되, 노회혹은 총회적 차원으로도 확대해 봄직하다. 이는 교우들의 덜 소비하는 삶을 정착시킬 것인데, 이를 토대로 효율 향상과 재생에너지 생산을 위한 노력을 시도함이 바람직(영국 토트네스 마을의 경우 소비량의 3분의 1을 절약하고 단열을 개선한 후, 보조금과 융자를 통한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였는데, 가구당 540만 원 지원결과 연간 109만원의 에너지 비용을 감소하였다고 함).
- ‘핵 없는 주일(주간)’ 선포 : 사순절 혹은 고난주간에 핵에 의해 고통 받고 있는 이들과 함께 하고 계신 주님을 묵상하며 40일(사순절 탄소금식 프로그램 활용) 혹은 1주일 실천운동 전개.
- ‘핵 없는 세상’을 위한 녹색교회 운동 : 햇빛발전, 태양열 온수와 난방, 지열 및 바이오디젤 이용, 자연을 이용한 환기 및 채광, LED 조명 교체, 친환경십자가로의 전환, 바이오 소변기, 빗물 활용, 텃밭이나 녹색쉼터로 녹지 공간 조성, 가까운 먹을거리로 공동식사, 초록가게 운영 등.
- 원전 중심의 에너지정책 전환을 위한 기도운동과 정책제안, 연대 활동
‘핵 없는 교회’실천 - ‘교회절전소’ 운동
우리는 지금 ‘열병’을 앓고 있고 또 ‘방사능’의 위협에 내몰린 지구 동산 안에 있다. 동산을 지키고 돌봐야 할 책임과 의무가 우리에게 있지만, 풍요와 편리함에 빠져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해하거나 그저 주저하고 있다. 지구 동산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햇빛과 바람 등의 에너지를 직접 생산해 사용하려 애쓰고 있는 교회들이 있기는 하지만 다가오는 재앙을 생각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래 여기에 위기로부터 지구를 건져낼 하나의 방안으로 교회‘절전소’ 운동을 제안한다. ‘절전소’란 네와와트(Negawatt) 곧 ‘쓰지 않아 남은 전력’을 일컫는 말인데, 전기를 아끼면 다른 사람이 쓸 양이 많아지니 '절전=발전'이라 보는 것이요, 소비전력 60W 백열등을 같은 밝기의 10W 짜리 LED 전구로 바꾸어도 50W가 절약되니 그만큼 발전했다고 봄으로, 비록 귀찮고 불편한 일이지만 긍정적 마인드를 갖고 실천하도록 하는 운동이라 할 수 있다.
교회가 절전소를 운영하려면, 우선적으로 위기를 초래한 에너지 문제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교육은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 전기가 어디서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는지 알게 함으로써 풍요와 편리만을 좇아온 에너지에 대한 탐욕을 성찰하게 돕는 것이라야 한다.
둘째, 교회의 전력 소비량을 점검하고 그것이 소비되고 있는 부분을 구석구석 찾아 진단하자. 낭비되고 있는 곳이 발견되면 절약하거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까지 고민해볼 일이다. 진단 전 미리 알아둘 것은 우리나라의 1인당 전력소비량이 2006년을 기준으로 이미 일본, 독일, 영국보다 더 많아졌고 지금도 계속 늘고 있는데, 그것이 필요에 따른 것인가 하는 점이다.
셋째, 위의 진단내용을 토대로 절약할 수 있는 최대 전기량을 교우들과 의논하여 목표로 정할 일이다. 가능하다면 교우 가정도 참여케 하여 그 절약량을 합하여 ‘교회 절전소’ 선포식을 가져도 좋을 일이다. 절감량은 최소 10%로 하되, 도시에 있는 교회라면 서울과 수도권이 우리나라 전체 전력의 45% 정도를 소비하고 있음을 고려할 일이다. 물론 이미 절약습관이 밴 교회나 가정은 10%를 줄인다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럴 경우는 적정한 소비 규모를 정하여 그를 유지하도록 유도하면 될 것이다. 그건 그렇고 ‘절전을 통한 발전’ 량을 정함에 있어 알아두어야 할 사항은, 집이나 교회에서 1kW를 쓸 경우 발전소에서는 약 3kW의 전력을 생산한다는 사실이다. 곧 1kW의 절약이 3kW의 생산과 같다는 말인데, ‘교회절전소’의 총량은 ‘(교회 절전량×3)+(교인 가정의 총 절전량×3)’으로 계산하란 말이다.
넷째,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정하되, 가급적 주요 실천은 교회 전체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정하는 것이 좋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올 여름 진행하는 여름철 전력 10% 줄이는 시범교회 사업에 적극 참여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만약 주요 실천 전략으로 ‘실내적정온도(26~28도) 유지’를 정한다면, 교우들과 함께 “실내온도 1도를 낮추면 전력소모가 7% 늘어난다는 사실과, 전국에 있는 에어컨의 온도를 1도만 올려도 84만kw의 전력이 절약돼 원전 1기를 줄일 수 있게 한다”는 사실을 먼저 공유하자. 적정 냉방온도를 지키면서 낮 2시부터 1시간 동안 에어컨을 끄거나 설정온도를 2도 올려 전력 피크를 낮추는 데 기여해도 좋다.
혹 ‘조명에너지 절약’을 주요 실천으로 정한다면, 일정 조도 이상에서는 불을 켜지 않거나 아예 구석진 자리에 있는 전구를 빼고 지내는 실천을 고려해 봐도 좋을 것이다. 한편 교회적으로 반드시 점검할 사항은 십자가 조명의 종류와 켜놓는 시간이다. 네온조명 십자가는 한 가정이 쓰는 전력량을 소비하는데 LED조명은 그 10분의 1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다음으로 ‘대기전력 차단’을 주요 실천으로 정한다면, “전국적으로 플러그를 뽑지 않아 대기 전력으로 낭비되는 전기량이 약 10%이어서 이 역시 잘 차단하면 원전 1기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함께 공유할 일이다. 실천을 위해서는 멀티탭 사용을 적극 권장하되, 잘 보이는 자리에 두어 스위치를 끄고 켜는 것이 쉽도록 해야 할 것이다(에어컨의 대기전력 차단 필수).
다섯째, 실천에 따른 결과는 월별로 정리하여 교회 주보와 게시판은 물론 홈페이지에 올릴 뿐 아니라, 단위별(목회자 및 부서별 1인) 책임자가 모여 그 성과를 나누고 실천을 독려해보자. 이 단계에서 검토할 것은,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는 전기 절약 분에 상당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탄소마일리지’ 제도이다. 때로 현금을 제공하거나 포인트를 적립하도록 하고 있으니, 그를 하나로 모아 기부하거나 고효율기기 교체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겠다.
아무쪼록 ‘교회절전소’ 운동을 통해, ‘창조보전’의 명을 받은 교회들마다 전기를 아껴 쓰는 것이 일상이 되고, LED 등 절전형 기기로의 교체도 적절한 시기에 할 수 있게 되어 건강하고 아름다운 지구를 온전히 유지시킬 수 있기를 기도한다.
‘핵 없는 교회’실천 - ‘핵 너머 생명 세상’을 향한 녹색교회 실천
녹색교회들이 전개하고 있는 실천들은 다음 여덟 가지로 설명된다. 첫째는,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햇빛과 바람 등에서 얻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다. 우선 부천의 지평교회와 서울의 청파교회는 자체 예산으로 옥상에 3kW의 햇빛발전기를 설치하고 생산한 전기를 국가 기준가의 7배나 높은 가격으로 한전에 팔고 있는데, 한 해 동안 250여만 원 가량의 햇빛기금을 모여 마을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서울의 광동교회는 지역아동센터가 있는 교육관 지붕에 햇빛발전기를 설치했는데, 설치비의 60%(현재는 50% 이하로 줄음)를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지원하여 한전 전력계통과 연결하였기에 낮에 생산된 전기를 자체에서 사용하다가 남으면 전력회사에 소매가로 판매하고 밤에는 다시 전력회사에서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 덕분에 전기 사용량이 절반이나 줄었다고 한다. 또 총회에서는 2010년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로비 한 켠에 ‘자전거 발전기’ 두 대를 설치하여 전기가 생산했을 뿐 아니라 제작 워크숍을 열어 고기, 부천제일, 쌍샘자연, 성문밖, 청지기교회엔 1대씩 보급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신음하는 피조물 앞에 부끄럽지 않게 햇빛과 바람, 자전거발전기로 불을 켜는 ‘친환경십자가’ 웍샵을 열고 캠페인을 전개하였다.
둘째는, 적정한 실내온도와 조명, 그리고 대기전력 차단을 통한 ‘전기 절약’ 운동이다. 여름에는 시원한 옷차림(쿨비즈)에 26~28°C를, 겨울에는 내복(웜비즈)을 입고 20°C 아래로 낮추고, 낮에는 햇빛에 의존하면서 덜 필요한 전등은 빼고 십자가는 일몰 후 12시까지만 불을 켜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 전력피크시간대(여름철 오후 2~5시, 겨울철 오전10~12시, 5~7시)에는 전기 사용을 자제하고 개별접지 멀티탭을 설치하되 보이는 곳에 두고 쓰지 않을 때는 반드시 끄게 하여 ‘전기절약을 통한 하나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는 교회에서 뿐만 아니라 구역별로 가정에서의 실천을 통한 절감량을 모아 ‘교회 절전소’를 세우는 것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셋째는, 생활 속에서 발생시키는 ‘생활 속 CO2 줄이기’ 운동이다. 성문밖, 약수동, 전농, 좋은만남, 향린 등 많은 교회들이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기, 가스, 수도, 자동차 주유비 등 생활 구석구석에서 발생시키는 CO2를 ‘에너지가계부’에 기록하게 하여 자신이 지구에 얼마나 고통을 안겨주는지를 알아서 ‘해야 할 바’를 하도록 하고 있다. 때로 이 운동은 하늘담은교회에서와 같이, ‘재의 수요일’에 ‘한 등 빼기’로 시작하는 ‘사순절 탄소금식’ 프로그램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하였다. 한편 서울 관악구에 있는 신양교회와 부천의 지평교회는 매월 마지막 주일을 ‘차 없는 주일’로 지키고 있다. 주일마다 빼곡히 들어서던 교회 주차장을 비워두고, 맑은 공기와 함께 맞이하는 주일은 고요 가운데 몸과 마음을 모을 수 있다고 한다. 처음엔 힘들다고 하지만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조금 불편한 것이 지구는 물론 하나님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할 수 있음을 고백하게 한다고 한다.
넷째는, 나무를 심고 가꾸게 하는 ‘교회를 푸르게’ 하는 운동이다. 하나님이 만드신 처음 동산으로서의 숲을 회복하는 것은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적극적 방법이다. 2000년 이후로 교회 녹화 시범교회에 참여했던 평화의, 성답, 새터, 월곡, 서울성남교회 등은 교회의 담장을 헐고 나무울타리를 만들거나 마당에 작은 동산을 만들어 회색도시에 푸르름을 더하였다. 마당이 없는 교회라면 옥상에 하늘동산을 가꾸거나, 자투리땅을 찾아 나무와 꽃을 심고 텃밭을 가꾸었다. 광동교회는 교회 내부만이 아니라 마을에 방치되어 있는 곳까지도 찾아내어 한평공원으로 되살려내었다. 고기, 받들, 쌍샘, 송악, 작은, 청지기교회의 경우는 교회 동산을 활용하여 자연학교 내지는 생태캠프를 운영함으로 둔감해져가고 있는 생태감수성을 일깨우는 데 기여하고 있다.
다섯째는, ‘초록가게’를 통한 자원 재활용, 재사용 실천운동이다. 백석, 동녘, 새터, 은빛, 부천제일, 하늘담은, 황지중앙교회 등은 초록가게를 열어 아나바다고(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고 고쳐쓰고)의 재활용 재사용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고효율제품이나 환경에 피해를 덜 주는 환경상품의 사용도 권장하고 있는데, ‘교회 주보를 재생복사용지로’, ‘화장실 화장지를 재생화장지로’ 바꾸도록 유도하고, ‘교회학교 학생들이 사용하는 문구류도 친환경제품으로’ 바꾸는 실천을 주도하고 있다.
여섯째는, 몸과 마음은 물론 땅을 살리는 생명의 먹을거리로 밥상을 차려 남김없이 먹는 ‘생명밥상운동’이다. 2002년 이후로 생명밥상 교육과 캠페인에 참여하였던 교회들은 지금껏 국내산 유기농산물(특히 쌀)을 나누며, 육식을 삼가고 곡채식을 즐기거나 음식물쓰레기 배출을 제로화해가는 빈그릇 실천에 힘쓰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기후 붕괴와 공장식 축산에 따른 재앙에 맞서서 채식을 주목하고 있는데, 교회적으로 주일 밥상이든 평일 중 하루만이라도 채식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거나 ‘고기 없는 주일’을 지키고 있다. 한 사람이 한 주에 하루 온전히 채식하되 7명이 모이면 숲을 1천여 평 지킬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서 말이다.
일곱째는, 하나님 만드신 생명공동체를 세우는 일의 주체가 될 곳으로서의 ‘마을’ 내지는 ‘공동체’ 만들기 실천이다. 경북 군위의 작은교회나 경기도 포천의 사랑방교회, 그리고 청주 쌍샘자연교회의 경우를 보면, 교회가 중심이 되어 개인이 흙과 더불어 생태적 삶을 살아가게 할뿐 아니라 세상을 변혁시킬 수 있는 지역공동체 곧 마을을 회복해가기 위한 다양한 실천에 힘쓰고 있다.
여덟째는, ‘녹색교회’ 실천의 중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녹색그리스도인’ 세우기이다. 앞서 설명된 실천을 통해서도 훈련될 수 있으나 ‘녹색교회’로 서가고 있는 교회들 대부분이 중심에 놓고 있는 것을 보면 ‘창조신앙, 생태영성’에 관한 교육과 훈련이 있다. 주일 예배 때 선포되는 말씀은 물론 창조신앙사경회, 그리고 ‘환경통신강좌(12주제를 말씀묵상, 환경이론, 생활훈련의 틀로 교육함)’와 같은 교육프로그램을 활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사순절 등의 교회절기와 환경력에 맞춰 ‘지구를 위해 없이 지내는 주일'을 정해 지구 위기 시대에 그리스도인이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성찰하면서 행동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실천도 좋은 예라 할 것이다. 이상의 녹색교회의 실천은 최근 기독교와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넘어 ‘지구 절멸의 위기’라는 상황 속에서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새롭게 하는 대안 교회의 모델로까지 이야기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이들 녹색교회가 있어, 지구 멸절의 위기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내일의 희망을 번다. 이 땅에 있는 모든 교회들마다 하나님 지으신 모든 생명이 행복한 그 날을 위해, 조금 불편하더라도 ‘온 생명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길을 걸어가게 되길 기도한다. 혹 그러한 실천을 가지고 머잖아 다가올 대재앙을 막기는 역부족이라며, 반론하거나 실천을 주저하는 이들이 있을 지도 모르나, 상황이 어렵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주님께서 우리가 지극히 작은 일에 충성하는 것을 보신다면, 칭찬하시며 더 큰 일을 맡기실 것이요 ‘새 하늘과 새 땅’을 허락해주실 것이다. 우리의 이 작은 믿음이, 우리의 행동을 바꾸어 생명을 살리는 기적을 이루어낼 것이라 믿는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아직 시간이 있다. 전문가들은 위기에 처한 지구와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생명들의 미래가, 앞으로 10여 년 동안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다가올 7년의 흉년을 잘 극복했던 요셉의 지혜를 구한다.
이 모든 일들 가운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창조를 위협하는 핵에 대해 알려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핵 문제의 중요한 특징은 일반인들이 정보를 제대로 접할 수 없다는 것인데, 그것이 핵 불감증의 원인이고 보면 개 교회는 물론 지역교회, 교단적 차원에서 ‘핵’을 이야기하는 모임이 다양한 방식으로 열려야 할 것이다. 모임을 통해 그리스도인 한 사람 한 사람이 ‘핵과 인류는 결코 공생할 수 없음과 하나님의 창조에 반하는 것임’을 고백하게 된다면 ‘핵 없는 교회’를 선언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교인들과 함께 ‘핵 없는 교회’를 선언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운다면, 그를 이루기 위한 실천에 전 교우들이 기쁨으로 참여케 될 것이다.
성서에 보면, 다가올 재앙을 예견하고 그에 지혜롭게 대처한 요셉이야기가 나온다. 그가 있었기에 이집트 백성 대부분이 굶어죽을 뻔했던 재난을 극복하였고, 또 나라 전체의 살림살이도 유지될 수 있었다. 지금 우리는 핵에 의한 커다란 재앙이 벌어지고 있음과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더 큰 핵 재앙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에게 요셉처럼 예견하고 해석할 능력이 없음을 탓하지 말고, 이번 사고나 핵에 의해 신음하는 피조물을 통해 보이시는 하나님의 표적을 보고, 다가오는 재난에 온전하게 대처해야 할 일이다.
이 것 저 것 궁리할 새도 없다. 하루라도 빨리 세상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핵 없는’ 삶, ‘핵 없는’ 교회, ‘핵 없는’ 사회를 위한 첫 발을 내딛어야 한다. 지금 여기서부터 ‘핵에 의한 재앙을 넘어 미래를 여는’ 삶을 살아내지 않으면 그 날은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 여기에서부터 에너지를 덜 써 좀 춥게 있으면서, 그리고 지금 곁에 있는 이들과 원자력발전이 우리 일상생활에 얼마나 위협적인 것인지 진지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성찰하면서 원자력발전의 폐기를 논하자. 지금 이 순간 전력소비량은 줄어들 것이고 그만큼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도 수월해질 것이다. 탈핵의 꿈도 그만큼 현실로 우리 앞에 다가올 것이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