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이 이제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박근혜 당선 이후 지난 두 달 동안 피가 마르는 하루하루를 보냈다. 박근혜 당선자과 인수위원회는 대선 전 약속했던 국정 조사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이한구 원내 대표와 새누리당 소속 평택지역 의원들은 쌍용차 사측의 입장만을 대변하며 이미 약속된 사항이었던 ‘무급자 복귀’를 쌍용차 문제 해결의 전부처럼 호도하며 국민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고 있다. 새누리당의 이와 같은 행태와 박근혜 당선자의 침묵은 결국 절망과 고통 가운데 놓인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밀어내고 있다.
자본가의 탐욕과 정치인들의 거짓과 위선에 맞서 노동자들의 생명과 인권을 위해 함께 싸워야 할 소명이 있는 그리스도인된 우리들은 지금의 이 상황에 분노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에 양심 있는 한국 교회 목회자 및 성도들은 박근혜 당선자와 새누리당에 요구한다.
1. 박근혜 당선자와 새누리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쌍용차 정리해고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
2009년 정리해고 이후 24명의 노동자와 가족들이 목숨을 잃었다.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진심어린 사죄만이 더 이상의 희생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회계조작을 통한 기획부도 의혹에 대해 정부와 국회는 국정조사를 비롯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 24명의 죽음의 책임, 2646명의 정규직 노동자와 35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리해고의 진실은 한 점의 거짓과 숨김없이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노동자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죽어가는 상황 속에서 민생 안정과 국민 행복은 실현될 수 없다. 여야 협의체는 국정조사를 피하기 위한 얄팍한 꼼수에 불과하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당선자는 쌍용차 문제의 진실을 은폐하고자 하는 모든 비겁한 시도들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당선자는 국정조사 실시 약속을 이행하라.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의 진실이 밝혀질 때 까지 우리는 함께 싸워나갈 것이다.
2. 사측과 정부 여당은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해고자를 복직시켜야 한다.
지금 쌍용차 사측과 새누리당은 ‘무급자 복귀’로 2009년 정리해고 당시의 합의 사항을 모두 이행했다고 주장하며 부당한 정리해고의 책임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회계 조작을 통한 기획부도, 해고를 위한 해고는 명백한 불법이며 노동권 탄압이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국정조사를 막고 있는 사측과 새누리당의 작금의 태도는 정리해고 과정에서 있었던 수많은 불법과 비리에 대한 하나의 증거이다. 국민 여론 역시 국정조사 실시와 해고자 복직을 이야기하고 있다. 쌍용차 해고자 복직은 시대와 역사의 준엄한 명령이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당선자에게 우리는 해고자들의 전원 복직에 대한 방법과 계획을 밝히고 하루 빨리 쌍용차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
3. 우리는 이 땅의 종교인으로서 노동자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실천에 앞장설 것을 선언한다.
한진 중공업 최강서,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해고노동자 윤주형을 비롯해 선거 이후에만 4명의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쌍용차 뿐만 아니라 재능, 한진, 유성 등 전국 곳곳에서 노동자들이 목숨을 담보로 고공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교회 지도자들과 성도들은 우리 사회의 생명과 정의를 지키는 마지막 저지선이 되어야 할 종교인의 책무를 더 이상 방기할 수 없다. 우리는 노동자들의 생명이 위협받는 불의한 시대에 한 사람의 생명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시는 그리스도의 생명과 정의를 의지해 <노동자 생명 지키기 기독교 시국회의> 결성과 공동행동을 선언한다. 우리는 오늘 기자회견과 기도회를 시작으로 쌍용차 정리해고 국정조사 실시와 해고자 복직을 위한 시국 기도회, 살인적인 손배 가압류에 대한 법적 대응,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에 대한 사회적 연대 등 노동자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공동행동에 돌입한다. 박근혜 당선자와 새누리당이 당면한 노동 현안들을 해결할 때 까지, 노동자들의 생명에 대한 모든 위협과 폭압이 중단될 때 까지 우리는 우리의 실천을 이어나갈 것이다.
2013년 2월 15일 노동자 생명 지키기 기독교 시국회의 (가칭)
한국교회협의회(KNCC), 예수살기, 촛불을 켜는 그리스도인들의 모임, 오산이주노동자센터, 다솜교회, 전국목회자 정의평화 실천협의회, 한기연, 한신대 신학대학원 학생회,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기독교도시빈민선교협의회,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독여민회, 기장생명선교연대, 새시대목회자모임, 생명평화전북기독인연대, 영등포산업선교회, 예장일하는예수회, 인천생명평화기독연대, 한국교회인권센터,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 EYC, KSC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