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논평] 박근혜 당선인 국민대통합, 용산참사 문제 해결부터

제2의 용산참사를 막기 위해 토지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라

지난 2009년 1월 20일 새벽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 2가에 위치한 남일당 건물 옥상에서 발생한 용산참사가 어느덧 4주기를 맞이하고 있다. 대한민국 현대사에 남을만한 불행하고도 슬픈 사건인 용산참사는 아직도 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여전히 남아있다. 용산참사에서 유명을 달리한 철거민 다섯 명의 미망인과 유가족은 지금 이 시간에도 차가운 대한문 농성장에서 용산참사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유난히도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희년함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에게 약속한 국민대통합을 용산참사 문제 해결부터 시작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먼저 용산참사의 진실을 규명하여 진실에 따라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4년째 감옥에 갇혀있는 생존자 구속철거민을 인도적 차원에서 사면해줄 것을 요청한다. 아울러 제2의 용산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강제퇴거금지법 제정을 비롯해 토지불로소득을 사회가 환수함으로써 근본적으로 토지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

하나님은 만민의 평등한 토지사용권, 주거권, 노동권을 명령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 “토지를 영영히 팔지 말 것은 토지는 다 내 것임이라(레25:23)”, “이웃의 땅 경계석을 옮기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신27:17)”, “가옥에 가옥을 이으며 전토에 전토를 더하여 빈틈이 없도록 하고 이 땅 가운데에서 홀로 거주하려 하는 자들은 화 있을진저(사5:8)”라고 말씀하신다. 또한 하나님은 안식년 말씀과 희년 말씀을 통해 가난한 사람을 보호하고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토지사용권과 주거권, 노동권을 보장하도록 명령하신다. 하나님은 자신이 창조한 땅에서 모든 사람이 일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동등한 생존권을 모든 인류에게 베푸셨다.

하나님의 희년 말씀에 비춰보면 지주의 토지소유권만을 보장하고 세입자의 토지사용권과 주거권, 노동권을 인정하지 않는 절대적이고 배타적인 토지사유제는 반(反)성경적인 바알(Baal)의 제도다. 모든 사람들이 일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토지에 대한 평등한 권리를 보장하라는 희년 말씀에 비춰보면 지주의 토지소유권만을 보장하는 토지사유제는 희년 말씀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악한 법이다.

용산참사의 본질적인 원인도 토지불로소득과 철거민이 동시에 발생하도록 만드는 토지사유제와 이런 토지사유제의 폐단을 부추긴 이명박 정부에 있다. 이명박 정부는 모든 사람이 자기 땅에서 땀 흘려 일하여 자기 노동의 열매를 누리게 하라는 성경의 희년 말씀과는 정반대로 개발을 통한 부동산 경기부양을 꾀하기 위해 토지불로소득을 더 부추기고 철거민을 양산하다가 끝내 용산참사라는 비극을 불러일으켰다.

박근혜 당선인은 이명박 정부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라

용산참사라는 철거민 문제도 근본적으로 토지문제였다. 용산참사는 지주의 토지소유권과 세입자의 토지사용권, 노동권(생활권 혹은 영업권), 상가권리금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서 정면으로 부딪힌 사건이었다. 철거민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토지사유제 아래에서 개발로 인해 발생하는 개발이익 즉 토지불로소득에 있기 때문에 이를 사회가 환수하여 국민 모두를 위해 사용하는 대신 노동의 대가는 최대한 보장해주면 경제도 좋아지고 부동산 문제와 철거민 문제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토지불로소득을 사회가 환수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은 토지가치(land value) 즉 지대(地代)를 토지가치에 따라 토지보유세로 환수하여 모든 국민을 위해 쓰는 대신 땀 흘려 일한 노동의 결과는 최대한 보장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토지불로소득이 사라져 용산참사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고, 부동산 문제와 이에 따른 경제 위기도 사라져 경제는 자연스럽게 살아나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토지불로소득을 더 보장하여 부동산 경기부양을 꾀하려한 이명박 정부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길 바란다. 또한 토지불로소득은 환수하는 대신 노동의 대가는 최대한 보장해주는 정책을 실행하고, 강제퇴거금지법을 제정하여 용산참사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이 땅에서 되풀이되지 않도록 좋은 나라를 만들길 소망한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 하루 빨리 토지사유제의 폐단을 발본색원(拔本塞源)하여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다 함께 잘 살 수 있는 ‘생명의 길’로 갈 수 있게 되길 기도한다.

끝.


희년함께(Jubilee & Land Justice Association)

공동대표: 김경호, 김영철, 방인성, 벤 토레이, 이대용, 이해학, 전강수

* 희년함께(Jubilee & Land Justice Association)는 성경적 토지정의를 위한 모임(성토모)과 희년토지정의실천운동(희년운동)이 2010년 7월 13일 통합하여 새롭게 출범한 운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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