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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식 칼럼] 돌로써 떡을 만들지 말라

이장식·한신대 명예교수

▲이장식 한신대 명예교수(본지 회장) ⓒ베리타스 DB
그동안 한국교회의 쇄신에 대한 갈망과 함께 한국교계의 온갖 비리와 부패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차기 대통령 후보자들도 한국의 정계, 경제계, 관공계, 교육계 등등 각 분야의 쇄신과 변화의 대책들을 내세우고 있다. 문제는 누가 어떠한 대책으로 그 쇄신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이다. 노아 때의 홍수나 아니면 6.25 때의 정변과 같은 것이 있어야 쇄신이 될 것인지 실로 암담한 현실이다.

지금 한국 국민들은 이 쇄신문제를 여야로 또는 보수와 진보파로 나눠져서 전쟁을 벌리고 있는데 기독교 목사들과 지도층 인사들도 그처럼 나눠져서 쇄신을 위한 전쟁에 가담하고 있어서 이것이 한국교계의 또 하나의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국교회의 쇄신이나 한국사회의 쇄인이나 간에 근본적인 쇄신대책이 있어야 하는데 종교인이 세속적인 어떤 대책을 내세우거나 가담한다는 것은 어리석어 보인다. 기독교는 모든 문제에 있어서 인간의 본성과 타락성을 근본 문제로 삼는 동시에 하나님의 창조의 경륜(design)을 고려해야 한다.

예수님이 새 시대 곧 하나님의 나라를 구상하는 일에 골몰하고 있으면서 시장했을 때 사탄이 와서 옆에 있는 돌을 가지고 떡을 만들어 먹으라고 유혹했다. 예수님 생각에는 돌은 튼튼한 성벽을 쌓거나 아름다운 건축자재로 쓰일 것인데 그것을 떡이 되게 변질시키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의 설계에 어긋나는 것으로 알고 그 유혹을 물리쳤다.

한국교계나 한국사회의 쇄신의 근본적인 일은 각계 각층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각기의 직업 또는 직분의 본래적 사명과 역할 또는 몫을 성실하고 정직하게 감당하고 수행하는 데 있다고 생각된다. 목사 또는 성직자라는 영명 ‘Clergy’라는 말은 몫이라는 헬라어 ‘Kyros’라는 말에서 나온 것인데 이것은 "여호와의 말씀이 나의 몫입니다"라고 하는 삭발한 신부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목사직은 돌처럼 본래의 수행해야 할 몫이 있는데 이것을 가지고 돈을 만들고 또 명예와 어떤 감투를 쓰는데 사용하는 것은 돌로써 떡을 만드는 일이다.

한 나라의 통치자나 관공리나 국회의원이나 기업인이나 교육가나 그 밖의 모든 직업을 그 본래의 몫과 사명을 변질시켜서 물욕과 명예욕과 사치와 방탕의 재료를 변질시키는 곳에 부패와 비리와 타락이 있는 것이다.

모든 직업은 신성한 소명이며 천직이라는 것이 기독교의 신념이다. 그런데 교계나 정계나 모든 분야에서 사람들이 자기 소명의 몫을 하지 않고 있다. 천직을 버리면 하나님의 형벌을 받을 것이다.

한국교계나 한국사회에서 이제는 잣나무가 가시나무를 대신하며 해석류(海石榴)가 질려(蒺藜)를 대신해 창조주 하나님의 명예가 살아나면 모든 것이 쇄신되고 하나님의 축복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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