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호소문 전문

2009년 1월 20일

남북의 화해와 협력, 인도주의 정신이 실현되는 한해가 되기를 바라며 남북 당국에 드리는 호소문

  북 주민들에게 인도적 도움을 주고, 남북의 화해와 평화, 그리고 민족공동의 번영을 만들어 가기 위한 우리 대북협력민간단체들은 2009년 총회를 즈음하여 남북당국에 다음과 같은 호소문을 드립니다. 

  정부는 2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의연하고도 유연하게 풀겠다는 입장을 천명함으로써, 지난해의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는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알 수 있어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같은 날 다른 정부인사는 ‘지난해 남북관계가 조정국면을 거쳤다“고 완곡하게 표현하면서 ’새해는 남북관계로의 전환을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대화 재개를 위한 대안은 내놓지 못함으로써 실제 정부가 여전히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적극적인 정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합니다. 남북관계 발전이야 말로 정치적 입장을 떠나 평화와 통일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그런 취지에서  우리는 가장 먼저, 정부차원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고 인도주의에 입각한 제반 활동을 복원하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정부는 쌀 비료 등 정부차원의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겠다고 공언해 왔지만 북의 요청이 있어야 한다는 선결조건을 명시함으로써 사실상 정부차원의 인도적 지원을 중단해왔습니다. 인도적 지원은 그 어떤 단서가 붙어서는 안 됩니다. 어려움에 처한 형제, 이웃을 돕는 일인 만큼, 정치적 문제가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정부가 진실한 마음으로 먼저 대북지원에 나선다면 어려운 북한 주민들을 도울 뿐 아니라 남북관계 복원의 메시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인도적 상황 전반을 아우르는 대승적 태도만이,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수십년을  살아온 이산가족 상봉 등 우리민족의 처한 여러 뼈아픈 현실들을 치유하고 함께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을 만듭니다.
 
   우리는 북 당국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정성과 인내를 갖고 정부 간 대화를 재개하기를 바랍니다. 북 당국이 우리 정부와의 대화를 재개해줄 것을 바라는 마음은 한결같은 바램입니다. 북이 진정으로 남북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한반도 평화, 민족의 공존공영을 원한다면, 우리정부의 처지를 존중하며, 그로부터 대화를 재개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대북협력민간단체들은 지난 10여년 간 남북 정부 간의 관계가 어려울 때나 순조로울 때나 오로지 남북 민간차원의 협력과 인도주의 활성화를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런 노력이야 말
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이룰 수 있었던 근간의 힘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 남북관계의 긴장은 그 민간차원의 인도적 활동마저 가능한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으며, 우리는 지난 세월 남북 민간이 함께 이루어온 그 모든 일들이 물거품이 될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어느 경우에나 인도주의의 기치를 들고 우리가 걸어야할 평화와 협력의 길, 공존공영의 그 길을 의연히 가겠지만, 북 당국도 이런 우리의 호소를 외면하지 말고, 남북대화에 혼연히 나서줄 것을 진심으로 바랍니다.

   개성공단을 살려야 합니다. 만일 개성공단이 막히고,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진다면 남과 북의 국가신인도 평가는 더욱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할 것이며,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경제는 더욱 암울한 상황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남북경제협력의 상징 개성공단을 살리고 화해와 협력의 남북관계를 실현하는 것은 남북 모두가 함께 풀어야할 긴급한 과제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남북 당국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상생과 공영의 남북협력 정책’을 펼쳐 국민화합을 실현하기를 바랍니다. 우리 겨레가 바라는 것은 남북관계 악화의 책임논쟁이 아닌 남북관계의 안정적 발전입니다. 그간 이루어진 남북 간의 모든 합의를 존중하며 그를 보완해갈 수 있는 진정한 유연성입니다. 우리 정부가 우리사회에 상존하는 남북관계에 대한 견해의 다양성을 존중하되, 하나의 조화된 견해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를 바라며 대결과 무시가 아닌 대화와 협력, 진정한 상생공영의 관계로 변화시키기 위한 구체적 행동에 나서기를 진심으로 원하는 마음을 담아 남북당국에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합니다.


2009년 1월 20일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AI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죄"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박사가 최근 기독교 변증가 션 맥도웰(Sean McDowell)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간「God, AI, and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제자도 계승해야"

이병학 전 한신대 교수가 「한국여성신학」 2025 여름호(제101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서방교회와는 다르게 동방교회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극단적 수구 진영에 대한 엄격한 심판 있어야"

창간 68년을 맞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지난달 지령 800호를 맞은 가운데 다양한 특집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45년 해방 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경재 교수는 '사이-너머'의 신학자였다"

장공기념사업회가 최근 고 숨밭 김경재 선생을 기리며 '장공과 숨밭'이란 제목으로 2025 콜로키움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경직된 반공 담론, 이분법적 인식 통해 기득권 유지 기여"

2017년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연합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반공 관련 담론을 여성신학적으로 비판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인간 이성 중심 신학에서 영성신학으로

신학의 형성 과정에서 영성적 차원이 있음을 탐구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인수 교수(감신대, 교부신학/조직신학)는 「신학과 실천」 최신호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안병무 신학, 세계 신학의 미래 여는 잠재력 지녀"

안병무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하엘 벨커 박사(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명예교수, 조직신학)의 특집논문 '안병무 신학의 미래와 예수 그리스도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도 자라난다"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가 발행하는 「신학포럼」(2025년) 최신호에 생전 고 몰트만 박사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전한 강연문을 정리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 위기는 전통의 사수와 반복에만 매진한 결과"

교회의 위기는 시대성의 변화가 아니라 옛 신조와 전통을 사수하고 반복하는 일에만 매진해 세상과 분리하려는, 이른바 '분리주의' 경향 때문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