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논평] 연합기관들의 이단 논쟁은 신중해야 한다

한국교회의 대표적 연합기관들이 이단 논쟁에 휩싸여 있다. 서로 상대방을 이단으로 매도하고 있다. 연합기관이라는 것은 개교회가 하지 못하는 일들을 힘을 모아 대신하기위해 그 권한을 위임받은 기관이다. 그런데 연합기관이 그 위임받은 힘으로 해야 할 일보다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연합기관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소위 ‘한기총’과 한기총의 분열로 생겨난 한국교회연합 ‘한교연’ 그리고 한국장로교총연합회 ‘한장총’ 등이 있다. 이 모두가 대표성을 주장하지만 역사에 걸맞게 어느 단체도 전적인 권한을 갖지 못하므로 ’대표기구‘가 아니라 ‘대적 연합기구’라고 불리고 있다.

요즘 ‘한기총’과 ‘한교연’, 그리고 ‘한장총’ 등의 빗나간 '이단정죄'는 도를 넘었다. 최근 벌어진 세 연합기관의 이단 논쟁은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이는 중세기의 이단 논쟁을 연상시킨다. 교회 역사에서 이단을 색출하고, 지적하고, 규정하고, 추방, 출교하는 과정은 언제나 신중해야 할 일이다.

이런 대표적 연합기구의 이단논쟁은 신중하고 신학적이며 객관성을 전제해야 한다. 그리고 일부 인사들이 모여 즉흥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시간을 가지고 신학과 사역을 검증해야 할 것이다. 또한 언론에 흘려서 이단으로 매도할 것이 아니라 개인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더 나아가 이단으로 거론되는 인사들도 이단성 여부를 떠나 오해를 풀기 위하여 근신하고 자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가 동의하지 않은 연합기관들의 이단 논쟁은 소모전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얼마전까지 함께 하던 교계 지도자들을 이단으로 묶는 일이나 이단적 인사를 푸는 일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 정치적 판단이나 힘에 의해 ‘정치적 이단’을 만들면 공신력을 인정받기 힘들고 오히려 비난거리가 되기 십상이다.

한국교회가 신자들의 이단 문제를 취급할 때는 먼저 객관적 권위가 담보되어야 한다. 확실한 신학적 근거와 이단 지적을 받는 대상에 대한 바른 판단과 그 혐의 내용에 대한 충분하고 객관적인 조사, 그리고 본인의 승복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교단 신학자들과 연합기관, 그리고 중립적 기관의 검증절차를 거치는 삼심제가 필수적이다. 이단에 대한 판단은 정치적 시비거리가 아니라 신학자들의 몫이며, 그래야 공신력을 가질 것이다.

이제 한국 교회도 130여년을 넘긴 마당에 연륜이니 여러 부분에서 어른스러움을 나타내야 할 책임이 있다. 지금 한국교회가 그렇게 한가한 상황인가. 한국교회의 대표적 연합기구들이 정치적 분열로 인하여 갈등의 정점에 서있는 상황에서 사회적 문제에 책임있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치열하게 피와 땀을 흘려야 할 상황이다. 특히 한국교회에 가만히 스며든 신천지 등 이단문제, 종자연과 국가인권위 문제, 종교편향 문제, 안티기독교 문제, 교회과세 문제 등 정치적으로 대선을 앞두고 민감하고, 통일을 앞두고 미래를 열어가야 할 산적한 현안에 대처하기도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그런데 한국교회를 위하여 그렇게 할 일이 없단 말인가?

이단논쟁이 다른 연합기관의 인사를 이단으로 정죄하고 매도하는 일이 될 때, 한국교회에는 전혀 유익이 되지못하고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은 혼란스럽고, 한국교회에는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한기총’,‘한교연’, ‘한장총’ 등 저마다의 역할과 사명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제발 더 이상 불필요한 이단논쟁을 멈추고, 연합기관으로서의 격조와 수준을 높여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한국교회와 사회로부터 존경을 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기를 호소한다.

2012년 7월 30일

미래목회포럼 대표 정성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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