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구호에 머문 통일운동을 실천의 영역으로 끌어들여야”

주도홍 교수, 기독교통일학회 심포지엄서 밝혀

▲주도홍 교수 ⓒ베리타스 DB
기독교통일학회장 주도홍 교수(백석대)가 구호로만 그치고 말 한국교회의 통일운동을 보다 실천적 영역으로 끌어들여 실제적인 방법론을 제시, 주목을 모았다. 24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제13차 정기 학술 심포지엄에서 기조강연을 맡은 그는 ‘청년이여, 통일을 누려라!’는 주제로 한국교회 통일운동의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했다.

주 교수는 먼저 한국교회를 향해 "잘못된 과거를 기억하라"고 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예외적 인물들이 없진 않았으나 6.25 전쟁 이후 반공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한국교회가 ‘통일운동’에 대체로 침묵해 왔던 점을 꼬집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의 ‘88선언’(1988년)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북한교회재건운동’(1994) 등으로 통일운동의 물꼬가 트이는 듯 싶었으나 이는 "북한에 두고 온 혈육들, 형제자매들이 지독한 가난에 허덕인다는 소식을 들으며 한국교회는 어쩔 수 없이 그들에게 식량을 전달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되었는데 이는 엄밀하게 볼 때 북한 공산당을 향한 용서와 사랑에서 행한 일은 아니었다"며 "서로를 향한 미음을 떨쳐버리고 예수 그리스도가 명령한 원수사랑에 순종하는 동기에서 나온 것은 아직 아니었다"고 그 한계를 지적했다.

주 교수는 이어 분단극복에 교회의 몫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반도의 분단 문제를 어느 특정인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고 한 그는 "교회는 보다 적극적으로 남북분단 하에서 교회가 순수하게 복음에 입각하여 어떻게 자신의 길을 가야할 지를 연구하여 인식해야 한다"며 "한국교회는 이제 어정쩡한 기회주의적 태도를 남북문제에 있어 그만두어야 할 것이며, 이데올로기에 매여 하나님의 뜻을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넘어서서 성경에 입각한 통일론 위에서 당당하게 그 길을 갈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한국교회가 분명하고 확실하게 미움, 증오 그리고 싸움의 현장인 불의의 휴전선의 철조망을 뽑아 거둬들이는 일에 앞정서야 할 것"이라며 "그런 후 그 휴전선의 고철로 쟁기와 삽을 만들어 비무장지대에서 무공해 채소를 까꿀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 교수는 또 통일연습 차원에서 ‘작은 통일’을 맛보라고 제안했다. 그는 "사실 남과 북이 중국과 대만처럼, 동독과 서독처럼 서로 오고 갈 수 있다면 법의 통일은 시간문제일 뿐 아니라, 땅의 분단은 실질적으로 무의미하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작은 통일을 맛보는 일에 한국교회의 순수한 사랑이 충분히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미의 통일론’ ‘성취통일론’을 제시한 그는 "아직 분단 상황이지만, 한국교회가 순전한 십자가의 사랑으로 북한을 이해하고 그들의 아픔에 동참하고 적극적으로 그들을 품고 사랑할 때 미리 당겨서 통일을 맛보게 될 뿐 아니라, 어느 순간 통일을 자연스럽게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평화 통일적 주장이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한국교회에 ‘통일 비전 센터’를 설립할 것을 주문했다. 주 교수는 "한국교회는 교단과 교파를 넘어 거교회적으로 ‘통일 비전 센터’를 설립해 여기서 분단 한국교회가 마땅히 인식하고 추구해야 할 일들을 체계화하고 구체화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한국의 초대형교회들이 한국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는데 이러한 각성과 실천은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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