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갈수록 심화되는 한국교회 양극화 현상, 그 대안은

“양극화, 신자유주의 탐욕의 산물”…‘분가선교’ 제안

부친이 대형교회 목회자인 A씨. 부친을 좇아 목회자가 되기로 결심한 그에게 불안이란 요소는 찾아 보기 힘들다. 그저 부친이 가라고 하면 가고, 오라고 하면 오면 만사형통이다. 지금은 국내 유명 신학교에 다니고 있고, 내년에는 유학길에 오를 예정이다. 반면, 개척교회 부친을 둔 B씨는 모교회 파트타임 전도사로 봉사하면서 어렵게 학비를 마련, C신학교에 다니고 있다. 부친의 채무 상태 악화로 풀타임 전도사로의 전환이 불가피해진 B씨는 다음 학기 학업을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B씨에게는 불확실한 미래가 가장 두려운 적이다.

▲들꽃향린교회 김경호 목사 ⓒ베리타스 DB

한국교회 양극화 현상에 적신호가 켜졌다. 소위 큰 교회와 작은 교회 간 불균형이 대를 잇는 과정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27일 제16차 정기포럼을 가진 미래목회포럼(대표 정성진 목사)은 이러한 한국교회 양극화 현상을 주목하고, 그 대안을 찾는 시간을 마련했다.

그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남재영 목사(대전빈들교회)는 한국교회 양극화 현상을 신자유주의 탐욕의 산물이라며 "한국교회 양극화의 본질은 한국교회의 맘몬우상숭배이고 나타난 현상은 공교회가 해체되고 교회 공동체에 대한 사적인 소유가 강화되며 그 폐해는 세습과 성직(담임목사직)매매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교회세습을 한국교회 양극화의 시작이라고 본 그는 "교회세습은 양극화의 2차적인 징후인 성직매매를 견인하고 현재는 교회세습과 성직매매가 전반적으로 한국교회의 양극화를 주도하며 한국교회의 심각한 영적 질곡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이제 한국교회에서 세습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못해 ‘못하면 바보이고, 안하면 등신이 되는 세태'이기까지 하다. 남 목사는 "대형교회로부터 자립하는 모든 교회는 아버지 목사가 운퇴하면 당연히 아들이나 사위 목사가 물려받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세습이 보편화되는 까닭은 교회공동체를 사적으로 지배해온 목사들이 지금까지 누려온 자신의 기득권과 권력을 안정적으로 재생산하는 적극적인 대안으로 세습을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회를 물려줄 아들이나 딸 사위가 없는 경우에는 세습을 못하게 되는데 이 때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함도 더불어 밝혔다. ‘담임목사직 성직매매’가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남 목사는 "교회 형편상 은퇴 전별금을 만들지 못하는 교회들은 거의 대부분 후임자가 돈을 들고 들어가는 형편"이라며 "교회 입장에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그야말로 일거양득이 되는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습과 성직매매의 함수관계를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이 둘의 관계는 정비례 관계에 있었다. 남 목사는 "교회세습과 담임목사직 성직매매가 서로 관련이 없는 별개의 현상인 것 같아도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상당하게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상호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너도나도 교회세습을 하게 되면서부터 목사 아들딸사위조차 없는 은퇴교역자들이 가진 상대적인 박탈감을 금전적인 보상으로 구체화된 것이 성직매매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경호 목사(들꽃향린교회)는 한국교회 양극화 해소 방안으로 ‘분가선교’를 제안했다. 김 목사는 "목회자 개인이 개척하는 형태보다는 기성교회가 일정한 숫자가 되면 자기 몸을 나누는 방식으로 하는 선교야말로 지금 한국교회가 나아갈 대안적인 길이며 서로가 건강하게 상생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이어 "이것은 단지 어느 시점에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교회로 나누는 것을 의미하지 않고 각자가 건강한 목회를 하는 자립적인 공동체로 복원될 때라야 비로소 완성된다"면서 "두 공동체가 건강하게 그 질과 양에 있어 본래 공동체의 모습을 회복할 때라야 완성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분가선교’의 특징으로 △건강한 성장전략 △지역사회와 전체사회의 민주화와 개혁에 참여하는 분담구조 △미디어 시대 걸맞는 새로운 선교전략 등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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