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논평] ‘기독교 비판’을 ‘반기독교’로 매도하지 말라

‘김용민 후보와 노조 왜곡 비판’ 에 대한 우리의 입장

일부 언론과 기독교 단체가 민주통합당 노원갑 국회의원 후보인 김용민씨를 반기독교로 규정하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말 미주뉴스앤조이 인터뷰 내용과 국민일보노동조합 주최 행사에 참석해 목사 가운을 입고 찬송가를 개사해 불렀다는 사실을 김 후보 공격의 주된 근거로 사용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인터뷰 발언은 취재 기자의 녹취록 전체가 공개되면서 일부 발언을 잘라 왜곡한 보도라는 게 밝혀지고 있다. 국민일보노동조합은 김 후보를 초대해 파업 행사를 개최한 당사자로서 사실 관계를 밝히고자 한다.

국민일보노동조합은 지난 달 12일 마포아트센터에서 시사콘서트 형식의 ‘파업대부흥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김 후보는 목사 가운을 입고 성경책을 든 채 혼자 등장해 20여분간 공연했다. 일부 잘못된 기독교계 행태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목사 가운을 입는 것이 공연자에게 허용되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찬송가를 개사해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문제가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우리는 몇 년 전 TV의 ‘개그콘서트’ 프로그램에서 여성 개그맨이 ‘출산드라’를 연기하면서 목사 가운과 찬송가를 개사해 사용하는 걸 본 적이 있다.

이날 김 후보의 발언은 세속화, 세습 등 대형교회들의 문제점을 비판하는데 집중됐다. 김 후보는 20대였던 극동방송 PD 시절부터 한국 개신교의 성장주의와 물질주의 경향을 비판해 왔다. 이날 김 후보의 발언을 반기독교라고 호도하는 것은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이날 행사를 주최한 국민일보노조의 의도와도 맞지 않는다.

풍자와 조롱은 시사평론가로서 김 후보의 무기다. 그가 참여한 ‘나는 꼼수다’는 정치비평의 새로운 장르로 수많은 시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사회적으로도 수용되고 있다. 국민일보노조가 김 후보를 행사에 초청한 것은 기독교 개혁에 대한 그의 목소리가 유의미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김 후보뿐만 아니라 많은 목회자들과 명망 있는 인사들이 조용기 목사 일가의 신문 사유화 중단을 요구하는 국민일보노조 파업을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싸움 중 하나로 이해하고 있다.

김 후보가 나꼼수 방식으로 기독교를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 일부 단어만을 지적하면서 반기독교라고 낙인찍은 것은 비판 방식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바라보는 것과 같다. ‘기독교 비판’을 ‘반기독교’로 교묘하게 바꿔놓는 이들은 누구인가? 지금의 기독교에 회개와 성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끓어 넘치고 있다. 비판을 수용하고 개선하는 노력 대신 비판 자체를 봉쇄하는 방식이야말로 기독교 개혁이 필요하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한국 기독교계의 최대 조직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9일 ‘패륜아 김용민의 막말 사태에 대하여’란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김용민과 민주통합당, 국민일보노조를 싸잡아 비판했다. 국민일보노조를 향해서는 “국민일보를 떠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길게 반박할 필요도 없는 주장이다. 돈 선거와 패권다툼, 분열 등으로 기독교인의 명예를 부끄럽게 하고 있는 장본인이 작금의 한기총이다. 한기총의 홍재철 대표회장은 지난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씨를 노골적으로 지지했던 인물이다. 홍 회장은 김 후보 사태를 계기로 편향적인 기독교인을 결집시키려는 선거 개입 의도를 품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

한국 기독교계를 대표한다는 국민일보도 ‘김용민 죽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김 후보에 대한 국민일보의 마녀사냥은 국민일보노조가 왜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한기총 성명서는 “국민일보 노조원은 국민일보를 떠나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노조원이 떠난 상태의 국민일보 보도 태도가 어떨지를 김 후보 관련한 일련의 보도가 잘 보여주고 있다.

2012년 4월 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국민일보‧씨티에스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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