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기장·NCCK “구럼비 바위 발파 막으려 한 성직자들 석방하라”

성직자 구속 수감에 “몰지각한 행위, 명백한 종교탄압”

▲작년 여름 아시아기독교협의회 대표단이 해군기지 건설로 논란이 되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을 직접 방문해 지역 주민들과 함께 평화기도회를 가졌다. 당시 설교를 맡은 알리스터 목사(호주연합교회 회장)는 "진정한 평화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고, 현재 강정마을 주민들이 힘들게 평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을 바라보며 진심으로 지지하며 깊이 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베리타스 DB

경찰이 9일 구럼비 바위 발파 작업을 막으려한 29명의 성직자와 주민을 연행한 데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 총무 김영주)와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 총회장 유정성·총무 배태진)가 각각 우려의 입장을 담은 성명을 냈다.

NCCK는 12일 낸 성명에서 "성직자들 중 이정훈 목사(기장 제주노회)와 김정욱 신부(예수회 한국관구)를 끝내 구속했다"며 "이에 심각한 염려와 분노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속된)이들은 평화와 생명을 보전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고백하는 성직자이며 이번 행위도 이 신앙의 연장선상 위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의 절차의 비민주성과 환경 문제를 지적해 온 NCCK는 또 "민주 정부라면 이 사업을 재논의해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해군은 현재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이유로 제주도 내 성직자를 포함한 평화 활동가들이 몸을 던져 공사 강행을 막으려 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밝혔다.

NCCK는 정부와 해군을 향해 △우리 사회 전체를 갈등으로 몰아넣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즉각 중단하고 재검토하기 바란다 △생명·평화·민주주의를 양심적 신앙으로 고백하며 구럼비 발파를 온몸으로 막다가 구속된 성직자들을 즉시 석방하기 바란다 고 전했다.

같은 날 해당 교단 소속 목회자가 구속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기장도 성명을 냈다. 기장은 성명에서 이정훈 목사의 구속 수감 소식에 "계속되는 국민들과 강정마을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찰과 해군 병력을 증강해 긴박한 상황을 조성하며, 인권을 짓밟으며 불법적인 연행과 체포를 자행하는 정부의 행태는 국민과 강정마을 공동체에 대한 ‘국가의 야만’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기장은 또 구속 수감된 이정훈 목사에 대해 " ‘제주해군기지 철회와 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인 모임’ 공동대표로 활동하며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하며, "이정훈 목사를 비롯해 성직자를 불법적으로 연행·구속한 정부의 처사는 종교와 신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배려조차 없는 몰지각한 행위이며, 명백한 종교탄압"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기장은 "정부는 구속한 이정훈 목사를 비롯한 성직자를 즉각 석방하고, 사죄하라"고 요청했다.

한편, 제주 해군기지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대한민국 국방부가 주도하는 신항만으로 알려져 있다. 2007년 대한민국 해군과 정부는 2014년까지 1조 300억원을 투입해 전투함 20여척과 15만 톤급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45만 제곱미터의 건설 계획을 내놓았다.

현재 해군측은 이어도 등을 포함한 해당 해역상 한·중·일 해상 분쟁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이유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의 필연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시 美 항공모함이라도 정박하는 날에는 중국의 주요 공격 타겟이 될 수도 있는 등 미래의 불활식할 위협을 현재의 확실한 위협으로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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